기부제 시행하자 직원 “왜 이제야”
입체적 활동하려면 부서 협조 중요
인터뷰 | GS칼텍스 이 청 조직문화팀장
GS칼텍스는 지난달부터 사내 ‘매칭그랜트(Matching Grant)’를 도입하면서 ‘지정기부’와 ‘급여공제’라는 제도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급여공제는 이미 기업들에서 활발하게 시행중인데, 임직원이 신청한 기부 구좌 수만큼 매월 급여에서 공제할 때 회사도 같은 액수만큼 보탠다는 제도다. 하지만 지정기부는 아직 국내에선 생소한 매칭그랜트의 한 방식이다. GS칼텍스는 지정기부제를 통해 사내 개인이나 단체가 회사에서 미리 정한 사회복지기관, 학교, 문화예술기관 등 대상 기관에 기부를 하면, 회사도 연말에 이를 파악해 같은 규모의 기부금을 대상기관에 기부하기로 했다.
매칭그랜트를 추진하는 업무담당자의 보람과 고민, 계획을 듣기 위해 GS칼텍스 이 청 조직문화팀장을 14일 만났다.
- GS칼텍스가 운용중인 매칭그랜트를 소개해달라.
사내활동으로 지정기부와 급여공제를 도입했다. 사외 캠페인은 ‘아름다운 팔찌’, ‘아름다운 모니터’ 등이다. 아름다운 팔찌는 주유소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이고, 아름다운 모니터는 주유소 모니터요원을 대상으로 한다.
- 준비기간은 얼마인가.
2년됐다. 매칭그랜트뿐만 아니라 자원봉사활동·지역사회공헌 등을 종합적으로 준비해왔다. 지난해 매칭그랜트 계획을 마련하고, 실행 시기를 고민했다. 올 상반기에 기반을 갖춰 지난 7월부터 사내홍보를 시작했고, 8월부터 본격 시행했다.
- 급여공제 도입 후 직원 반응은 어땠나.
예상보다 임직원들의 호응이 높았다. 나도 의외라서 놀랐다. 급여공제 시행 첫달엔 참여하겠다는 임직원이 전체 직원의 15%나 됐다. 둘째달인 지난달엔 30%로 껑충 뛰었다. 보통 신청액수는 5000원에서 3만원 수준이었다. 구체적인 액수는 공개할 수 없다. 시행에 앞서 ‘주니어보드(젊은 중역)’ 10명에게 물었더니 ‘왜 이리 늦었느냐’는 반응이었고, 직원들도 ‘진작 했어야 했다’는 분위기였다.
- 지정기부에 대한 호응은.
신청자 수는 연말에나 집계되기 때문에 아직 전체적인 파악은 어렵다. 사전 조사결과 임직원중에 지금도 기부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이 많았다. 특히 현장근로자들 중에서도 남모르게 남을 돕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 매칭그랜트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입체적인 매칭그랜트 활동을 벌이자면 사내 부서간 협조가 필수적이다. 우선 사내외에 취지를 알리는 홍보가 중요하다. 기부금도 영업외비용이어서 재무부서의 협조도 필요하다. 고객 대상 매칭그랜트를 하려면 영업부서와도 협력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최고경영자의 철학이다.
- GS칼텍스 경영진은 매칭그랜트에 대해 협조적인가.
지정기부에 대해 CEO가 아이디어를 낼 정도로 적극적이다. 우리 회사는 20년간 장학사업 등을 벌여왔는데, 기업 사회공헌의 중요성은 일찍 인식하고 있었다.
- 직원들은 매칭그랜트에 대해 부담을 가질 수도 있을 텐데.
계획 단계에서부터 자발적인 참여를 중시했다. 이를 위해 전체 참여자의 수나 금액은 내부적으로 공유하지만, 개인 활동에 대해서는 비밀로 한다. 또 인사고과와도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직원에게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것뿐이다. 지정기부는 그동안 개인적으로 기부활동을 했던 이들을 회사에서 칭찬해주는 효과도 있다.
- 회사는 매칭그랜트로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임직원의 자발적인 기부활동을 촉진시켜 조직을 건전하고 외부 지향적으로 만들려고 한다. 대외적으로는 존경받는 기업이미지를 구축해 고객과 더불어 가는 기업문화를 만들자는 취지다. 회사와 구성원이 함께 한다는 의미가 크다.
- 향후 매칭그랜트가 사회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는가.
그렇다. 매칭그랜트의 장점은 회사와 구성원을 묶는다는 점이다. 사회적 고통에 대한 공감대를 가진 조직은 건강할 수밖에 없다.
- 매칭그랜트를 시행하려는 기업들에 도움말을 준다면.
기부는 문화다. 직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높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또 장기적인 사업으로 여기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 때문에 홍보가 중요하다. 이와 함께 사업이 투명해야 한다. 직원을 이끌겠다고 하면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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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적 활동하려면 부서 협조 중요
인터뷰 | GS칼텍스 이 청 조직문화팀장
GS칼텍스는 지난달부터 사내 ‘매칭그랜트(Matching Grant)’를 도입하면서 ‘지정기부’와 ‘급여공제’라는 제도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급여공제는 이미 기업들에서 활발하게 시행중인데, 임직원이 신청한 기부 구좌 수만큼 매월 급여에서 공제할 때 회사도 같은 액수만큼 보탠다는 제도다. 하지만 지정기부는 아직 국내에선 생소한 매칭그랜트의 한 방식이다. GS칼텍스는 지정기부제를 통해 사내 개인이나 단체가 회사에서 미리 정한 사회복지기관, 학교, 문화예술기관 등 대상 기관에 기부를 하면, 회사도 연말에 이를 파악해 같은 규모의 기부금을 대상기관에 기부하기로 했다.
매칭그랜트를 추진하는 업무담당자의 보람과 고민, 계획을 듣기 위해 GS칼텍스 이 청 조직문화팀장을 14일 만났다.
- GS칼텍스가 운용중인 매칭그랜트를 소개해달라.
사내활동으로 지정기부와 급여공제를 도입했다. 사외 캠페인은 ‘아름다운 팔찌’, ‘아름다운 모니터’ 등이다. 아름다운 팔찌는 주유소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이고, 아름다운 모니터는 주유소 모니터요원을 대상으로 한다.
- 준비기간은 얼마인가.
2년됐다. 매칭그랜트뿐만 아니라 자원봉사활동·지역사회공헌 등을 종합적으로 준비해왔다. 지난해 매칭그랜트 계획을 마련하고, 실행 시기를 고민했다. 올 상반기에 기반을 갖춰 지난 7월부터 사내홍보를 시작했고, 8월부터 본격 시행했다.
- 급여공제 도입 후 직원 반응은 어땠나.
예상보다 임직원들의 호응이 높았다. 나도 의외라서 놀랐다. 급여공제 시행 첫달엔 참여하겠다는 임직원이 전체 직원의 15%나 됐다. 둘째달인 지난달엔 30%로 껑충 뛰었다. 보통 신청액수는 5000원에서 3만원 수준이었다. 구체적인 액수는 공개할 수 없다. 시행에 앞서 ‘주니어보드(젊은 중역)’ 10명에게 물었더니 ‘왜 이리 늦었느냐’는 반응이었고, 직원들도 ‘진작 했어야 했다’는 분위기였다.
- 지정기부에 대한 호응은.
신청자 수는 연말에나 집계되기 때문에 아직 전체적인 파악은 어렵다. 사전 조사결과 임직원중에 지금도 기부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이 많았다. 특히 현장근로자들 중에서도 남모르게 남을 돕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 매칭그랜트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입체적인 매칭그랜트 활동을 벌이자면 사내 부서간 협조가 필수적이다. 우선 사내외에 취지를 알리는 홍보가 중요하다. 기부금도 영업외비용이어서 재무부서의 협조도 필요하다. 고객 대상 매칭그랜트를 하려면 영업부서와도 협력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최고경영자의 철학이다.
- GS칼텍스 경영진은 매칭그랜트에 대해 협조적인가.
지정기부에 대해 CEO가 아이디어를 낼 정도로 적극적이다. 우리 회사는 20년간 장학사업 등을 벌여왔는데, 기업 사회공헌의 중요성은 일찍 인식하고 있었다.
- 직원들은 매칭그랜트에 대해 부담을 가질 수도 있을 텐데.
계획 단계에서부터 자발적인 참여를 중시했다. 이를 위해 전체 참여자의 수나 금액은 내부적으로 공유하지만, 개인 활동에 대해서는 비밀로 한다. 또 인사고과와도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직원에게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것뿐이다. 지정기부는 그동안 개인적으로 기부활동을 했던 이들을 회사에서 칭찬해주는 효과도 있다.
- 회사는 매칭그랜트로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임직원의 자발적인 기부활동을 촉진시켜 조직을 건전하고 외부 지향적으로 만들려고 한다. 대외적으로는 존경받는 기업이미지를 구축해 고객과 더불어 가는 기업문화를 만들자는 취지다. 회사와 구성원이 함께 한다는 의미가 크다.
- 향후 매칭그랜트가 사회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는가.
그렇다. 매칭그랜트의 장점은 회사와 구성원을 묶는다는 점이다. 사회적 고통에 대한 공감대를 가진 조직은 건강할 수밖에 없다.
- 매칭그랜트를 시행하려는 기업들에 도움말을 준다면.
기부는 문화다. 직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높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또 장기적인 사업으로 여기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 때문에 홍보가 중요하다. 이와 함께 사업이 투명해야 한다. 직원을 이끌겠다고 하면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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