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성·다양성 적극 고려할 듯
외부인사 최소 1명 … 사법연수원 3~7기 후보자군
이용훈 대법원장 지명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법조계의 관심은 조만간 퇴임할 대법관 4명의 후임인사에 쏠리고 있다.
참여정부 이후 사법개혁 논의에서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고 인사청문회의 주요 이슈가 됐다는 점에 비춰보면 후임 대법관 인사에 대한 관심은 여느 때와 다르다. 특히 전체 대법관의 약 4분1이 교체되기 때문에 향후 대법원의 판결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법원은 이 신임 대법원장이 취임(26일) 직후부터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 내달 첫째 주 사회 각계의 후보자 추천을 받고 이르면 10월 둘째 주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를 열 것으로 예정하고 있다.
◆법원 내부 2명, 외부 1명, 1명은 ‘와일드카드’ = 퇴임하는 4명 대법관의 후임으로는 법원 내부에서 2명, 외부인사 1명, 그리고 1명은 ‘와일드카드’(출전자격을 따지 못했지만 특별히 출전이 허용된 선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 신임대법원장이 외부인사를 검증하기에는 시간적인 여유가 많지 않다. 3명 대법관의 임기가 10월 10일, 1명은 11월30일로 끝나기 때문에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인물을 찾는다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 그렇다고 외부인사를 전적으로 배제할 수 없어 최소 1명은 재야 법조인 출신이 대법관에 임명될 전망이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법원 내부 인사 중에서 대법관 임명이 불가피하다면 그 안에서 다양성을 찾을 수 있게 적극 건의할 방침”이라며 “외부인사가 반드시 1명 이상은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와일드카드 1명은 대법원의 다양성을 넓힐 인물이 배려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성 대법관이 나올 수도 있고 지역 안배를 고려한 ‘카드’가 될 수도 있다. 아니면 전혀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개혁성 고려한 인물 ‘후보0순위’ = ‘개혁과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눈앞에 둔 신임 대법원장은 현직 법관 중 개혁성을 띈 인물을 대법관에 임명하면 이 두 가지를 모두 만족 시킬 수 있다.
이홍훈 수원지법원장은 앞선 두 번의 대법관 임명 때 시민단체 후보로 추천됐고 대법관제청자문회에서도 모두 ‘적합하다’고 인정받은 전력이 있어 단연 ‘0순위’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장 후보로도 상당히 가능성 있게 거론됐기 때문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게 세간의 여론이다.
외부인사로는 박시환 변호사가 유력한 후보다. 박 변호사는 3차 사법파동을 주도하고 지난 2003년 대법관제청파문 당시 법원의 개혁 필요성을 역설하며 사표를 냈다. 그는 개혁성향의 소장판사들의 지지는 물론 개혁에 부정적인 판사들에게도 합리적인 사고와 인품에서 호응을 받았다. 박 변호사 이외에도 민변 출신의 최병모(16회) 변호사, 박원순(22회)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 문흥수(21회) 변호사 등이 가능성 있는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다.
현재 법원 내부에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김황식 법원행정처 차장은 기존의 대법관 임명 관행으로 보면 후보 ‘0순위’다. 우수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능력을 중시하는 신임대법원장과도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그 동안 법원내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는 전력이 약점으로 작용할 개연성은 있다. 한 기수(사법연수원)에서 2명의 대법관이 나오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홍훈 법원장과 같은 사법연수원 4기라는 점도 부담이다.
◆비서울대 출신 임명 불가피 = 이번 대법관 인사에서는 비서울대에 대한 고려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0월 퇴임하는 유지담 대법관(고려대)과 11월 퇴임하는 배기원 대법관(영남대)이 현재 대법관 중 비서울대 출신이다.
지난해 조무제 대법관(동아대)이 퇴임했기 때문에 유지담·배기원 대법관의 퇴임은 대법관 전원이 서울대 출신으로 구성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는 대법관의 다양화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비서울대 출신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이흥복 부산고법원장과 손용근 도서관장이다. 이 법원장은 연세대, 손 관장은 한양대 출신이다. 손 관장은 사법연수원 7기로 노무현 대통령과는 연수원 동기라는 점에서 주목해볼만하다. 현재 헌법재판관에는 전효숙 조대현 등 2명의 노 대통령 동기가 있지만 대법관은 1명도 없어 가능성을 높다. 대법관 기수가 낮아지고 젊어진다는 점도 고려요소다.
◆여성 대법관 또 나오나 = ‘와일드 카드’ 1명은 여성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성대법관은 대법관의 구성을 다양화하는 주요한 요소 중 하나다. 법관 중에서는 사법연수원 8기인 전수안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가능성 있는 유일한 후보다. 지난해 김영란 대법관이 첫 여성대법관에 올랐고 여성계를 중심으로 좀 더 많은 여성 대법관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강금실 전 장관도 가능성 있는 후보다. 판사출신에다가 사법연수원 13기로 김영란 대법관과 두 기수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지역 안배 고려도 관심 = 지역 안배도 배제할 수 없다. 퇴임하는 이용우 대법관과 배기원 대법관이 모두 대구 경북(TK) 출신이다.
또한 지역 법원에서 평생을 근무하는 지역법관들에 대한 배려도 수도권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는 다양화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조무제 전 대법관이 부산의 지역법관 출신이지만 퇴임했다. 지역안배와 지역법관을 고려할 때 TK출신의 지역법관이 고려대상이 될 수 있다.
일단 TK출신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변동걸 서울중앙지법원장(3기·경북 문경), 박일환 제주지법원장(5기·경북 군위), 장윤기 창원지법원장(5기·경북 칠곡)이다. 이 중 지역법관을 고려하면 장윤기 법원장이 가능성 있게 점쳐지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내년에 5명의 대법관이 교체된다는 점에서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들은 올해 대법관에 임명되지 못하더라도 내년에 여전히 유효한 후보”라며 “내년 대법관 교체까지 고려하면 대법관 구성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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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인사 최소 1명 … 사법연수원 3~7기 후보자군
이용훈 대법원장 지명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법조계의 관심은 조만간 퇴임할 대법관 4명의 후임인사에 쏠리고 있다.
참여정부 이후 사법개혁 논의에서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고 인사청문회의 주요 이슈가 됐다는 점에 비춰보면 후임 대법관 인사에 대한 관심은 여느 때와 다르다. 특히 전체 대법관의 약 4분1이 교체되기 때문에 향후 대법원의 판결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법원은 이 신임 대법원장이 취임(26일) 직후부터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 내달 첫째 주 사회 각계의 후보자 추천을 받고 이르면 10월 둘째 주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를 열 것으로 예정하고 있다.
◆법원 내부 2명, 외부 1명, 1명은 ‘와일드카드’ = 퇴임하는 4명 대법관의 후임으로는 법원 내부에서 2명, 외부인사 1명, 그리고 1명은 ‘와일드카드’(출전자격을 따지 못했지만 특별히 출전이 허용된 선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 신임대법원장이 외부인사를 검증하기에는 시간적인 여유가 많지 않다. 3명 대법관의 임기가 10월 10일, 1명은 11월30일로 끝나기 때문에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인물을 찾는다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 그렇다고 외부인사를 전적으로 배제할 수 없어 최소 1명은 재야 법조인 출신이 대법관에 임명될 전망이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법원 내부 인사 중에서 대법관 임명이 불가피하다면 그 안에서 다양성을 찾을 수 있게 적극 건의할 방침”이라며 “외부인사가 반드시 1명 이상은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와일드카드 1명은 대법원의 다양성을 넓힐 인물이 배려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성 대법관이 나올 수도 있고 지역 안배를 고려한 ‘카드’가 될 수도 있다. 아니면 전혀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개혁성 고려한 인물 ‘후보0순위’ = ‘개혁과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눈앞에 둔 신임 대법원장은 현직 법관 중 개혁성을 띈 인물을 대법관에 임명하면 이 두 가지를 모두 만족 시킬 수 있다.
이홍훈 수원지법원장은 앞선 두 번의 대법관 임명 때 시민단체 후보로 추천됐고 대법관제청자문회에서도 모두 ‘적합하다’고 인정받은 전력이 있어 단연 ‘0순위’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장 후보로도 상당히 가능성 있게 거론됐기 때문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게 세간의 여론이다.
외부인사로는 박시환 변호사가 유력한 후보다. 박 변호사는 3차 사법파동을 주도하고 지난 2003년 대법관제청파문 당시 법원의 개혁 필요성을 역설하며 사표를 냈다. 그는 개혁성향의 소장판사들의 지지는 물론 개혁에 부정적인 판사들에게도 합리적인 사고와 인품에서 호응을 받았다. 박 변호사 이외에도 민변 출신의 최병모(16회) 변호사, 박원순(22회)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 문흥수(21회) 변호사 등이 가능성 있는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다.
현재 법원 내부에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김황식 법원행정처 차장은 기존의 대법관 임명 관행으로 보면 후보 ‘0순위’다. 우수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능력을 중시하는 신임대법원장과도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그 동안 법원내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는 전력이 약점으로 작용할 개연성은 있다. 한 기수(사법연수원)에서 2명의 대법관이 나오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홍훈 법원장과 같은 사법연수원 4기라는 점도 부담이다.
◆비서울대 출신 임명 불가피 = 이번 대법관 인사에서는 비서울대에 대한 고려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0월 퇴임하는 유지담 대법관(고려대)과 11월 퇴임하는 배기원 대법관(영남대)이 현재 대법관 중 비서울대 출신이다.
지난해 조무제 대법관(동아대)이 퇴임했기 때문에 유지담·배기원 대법관의 퇴임은 대법관 전원이 서울대 출신으로 구성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는 대법관의 다양화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비서울대 출신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이흥복 부산고법원장과 손용근 도서관장이다. 이 법원장은 연세대, 손 관장은 한양대 출신이다. 손 관장은 사법연수원 7기로 노무현 대통령과는 연수원 동기라는 점에서 주목해볼만하다. 현재 헌법재판관에는 전효숙 조대현 등 2명의 노 대통령 동기가 있지만 대법관은 1명도 없어 가능성을 높다. 대법관 기수가 낮아지고 젊어진다는 점도 고려요소다.
◆여성 대법관 또 나오나 = ‘와일드 카드’ 1명은 여성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성대법관은 대법관의 구성을 다양화하는 주요한 요소 중 하나다. 법관 중에서는 사법연수원 8기인 전수안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가능성 있는 유일한 후보다. 지난해 김영란 대법관이 첫 여성대법관에 올랐고 여성계를 중심으로 좀 더 많은 여성 대법관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강금실 전 장관도 가능성 있는 후보다. 판사출신에다가 사법연수원 13기로 김영란 대법관과 두 기수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지역 안배 고려도 관심 = 지역 안배도 배제할 수 없다. 퇴임하는 이용우 대법관과 배기원 대법관이 모두 대구 경북(TK) 출신이다.
또한 지역 법원에서 평생을 근무하는 지역법관들에 대한 배려도 수도권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는 다양화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조무제 전 대법관이 부산의 지역법관 출신이지만 퇴임했다. 지역안배와 지역법관을 고려할 때 TK출신의 지역법관이 고려대상이 될 수 있다.
일단 TK출신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변동걸 서울중앙지법원장(3기·경북 문경), 박일환 제주지법원장(5기·경북 군위), 장윤기 창원지법원장(5기·경북 칠곡)이다. 이 중 지역법관을 고려하면 장윤기 법원장이 가능성 있게 점쳐지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내년에 5명의 대법관이 교체된다는 점에서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들은 올해 대법관에 임명되지 못하더라도 내년에 여전히 유효한 후보”라며 “내년 대법관 교체까지 고려하면 대법관 구성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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