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식에선 1등, 주관식에서 3등’ 고 전총리 지지도의 수수께끼

무위정치로 지지층 충성도 약화

지역내일 2005-11-09
고 건 전총리의 차기 대권주자 (비보조) 선호도 조사에서 3위로 추락했다.
내일신문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5일 이틀에 걸쳐 여론조사한 바에 따르면 고 전총리 지지도는 11.5%로 지난달에 비해 3.6%P 하락해 이명박 시장(15.0%)과 박근혜 대표(12.0%)에 이어 3위에 그쳤다. 고 전총리가 내일신문 조사상 대권주자 선호도 1위에 오른 지난 1월 이후 3위로까지 추락한 것은 처음이다. 내일신문 조사의 특징은 비보조 선호도 조사로서 정치인 이름을 예시해주지 않고 답변자가 마음에 떠오르는 사람을 말하도록 하는 주관식 조사라는 점이다.
주목할 것은 비슷한 시점의 여론조사상으론 고 전총리의 지지도가 약간 하락하기는 했어도 여전히 1위를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5일 코리아 리서치와 동아일보 여론조사에 의하면 고 전총리 지지도는 26.4%로 차기 대권주자선호도에서 1등이었다. 이 차이는 뭘 보여주는 걸까.


일단은 조사기법의 차이에서 그 함의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정치인 이름을 예시해주는 보조 선호도 조사가 적극적 지지층과 소극적 지지층을 함께 나타내주는 지표라면, 비보조 선호도 조사는 적극적 지지층만 나타나게 하는 조사기법이다.
한길리서치 홍형식 소장은 “비보조 선호도는 가장 호감이 가는 정치인이 누구냐고 묻는 방식인데 지지층에서도 가장 적극적 지지층만 응답을 하는 것이어서 결국 스타들이 얼마만큼 열성팬을 확보하고 있느냐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이것을 의미있게 보는 이유는 지금 당장 후보들의 지지도도 물론 중요하지만 과연 누가 얼마만큼 열성팬을 구축해놓고 있어서 다음에 외연확대를 할 수 있느냐를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 소장은 “똑같은 시기에 사람 불러주는 방식으로 했더니 여전히 고 전 총리가 1등으로 나오더라”면서 “두 가지를 종합하면 고 전총리는 결국 전체 지지도는 높아도 확실한 지지층은 밀린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즉 ‘비보조 선호도’는 각자의 이름을 나열하고 ‘누가 적임자냐’고 묻는 객관식보다 지지층의 ‘충성도’를 보여주는 수치인 셈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고 건 전총리의 지지도는 객관적으로는 아직 높은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지만 충성도 높은 지지층은 얇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고 전총리 지지층의 충성도 약화는 최근 이 시장과 박 대표의 성과와 맞물린 측면이 있다. 이 시장은 청계천 특수, 박 대표는 재선거 승리 특수로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낸데다 최근 긍정적인 모습으로 언론에 자주 노출됐던 것이 여론조사에 반영된 것이다. 반면 고 건 전총리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이른바 ‘무위정치’로 일관하고 있다.이는 최근 고공비행하고 있는 고 전총리의 지지도가 거품 아니냐는 의구심을 어느 정도 확인시켜주는 측면도 있다는 것이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고 전총리가 ‘해의 빛’이 아닌 ‘달의 빛’에 종종 비유되는 것처럼 스스로 빛을 발하는 발광체가 아니라 노 대통령이나 열린우리당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빛을 발하는 수동적 요소가 드러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대중들이 ‘고 건’보다는 ‘고 건 같은 사람’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도 분석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홍 소장은 “이 시장과 박 대표는 각각 적극적으로 자기 상황을 만들어나간 것에 비해 고 전총리는 지금까지 이미지 관리만 해왔다”면서 “고 전총리가 과거와 같은 지지도를 계속 유지하려면 적극적으로 스스로를 알리는 모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부근 미디어리서치 고문도 “비보조 선호도 조사를 너무 과도하게 해석할 것은 없지만 고 전총리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한 뭔가를 잘못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이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 죽게 돼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9세 이상의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신뢰도 95%에 표본오차는 ±3.1%P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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