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지는 지구 한국의 선택은?

기후변화협약은 ‘게임’ 아니라 ‘전 지구적 협력’

지역내일 2005-11-14
너무나 뜨거운 지구
조이타 굽타 지음 /황의방 옮김
두서출판 두레 /1만3800원
이 책은 기후변화협약을 다루면서도 특히 ‘남-북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조이타 굽타는 원칙적이고 계급적인 관점에서 이 문제를 본다.
한국어판 서문에서 저자는 “지구온난화는 21세기 인류가 맞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라고 규정하고 “그것은 현재 전세계적 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착취에 기반을 둔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의 문제”라고 선언한다.
기후변화의 문제를 다루면서 남-북 문제를 강조하는 것은 지금까지 온실가스를 주로 배출한 나라들은 선진국들이었지만, 그 충격은 주로 가난한 나라들에서 훨씬 심각하게 나타난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한 공정한 해결책은 선진국들(북)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남’에 속하는 나라들은 개발 과정에서 기술을 선택하는 데 신중하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진행 중이다. 선진국들은 온실가스를 늘리는 쪽으로, 개도국들은 이 문제에 대해 ‘방어적’ 입장 - 진정한 ‘방어’가 아니라 책임을 선진국에 돌리는 방향으로 - 을 취해왔다.
그 결과는 개도국들에게 훨씬 심각하게 나타날 것이다. 그들은 선진국들에 비해 기후변화의 충격 앞에 훨씬 더 취약하고 탄력성이 적기 때문이다.

◆남과 북의 ‘경계선’에 놓인 나라 = 지금부터는 우리나라 얘기다. 저자는 한국(남한)을 ‘남-북 문제의 경계선에 놓인 나라’로 규정한다.
한국은 OECD 회원국으로 엘리트 선진국가에 속한다. 동시에 한국은 G-77 국가, 즉 개발도상국에 속하기도 한다. 기후변화협약에서 한국은 멕시코처럼 선진국의 의무는 회피하면서도 애써 선진국의 지위를 획득하려는 나라로 비쳐지고 있다.
남한의 면적은 약 10만㎢이며 국토의 65%는 산림으로 뒤덮여 있다. 인구는 약 5000만명으로 인구밀도가 상당히 높은 나라다. 최근까지 해마다 8%의 고도성장을 지속해 온 상당히 공업화된 국가이며 1인당 국민소득은 미화 9000달러 정도이다.
외국 학자들은 FCCC(기후변화에 관한 유엔 기본협약)에 제출된 한국의 ‘제2차 국가 보고서’의 기록을 보고 다들 놀란다고 한다. 한국이 1990년 이후 내뿜고 있는 이산화탄소 총 배출량과 1인당 배출량이 해마다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01년의 기록을 보면 한국의 이산화탄소 총 배출량은 1억4800만톤, 1인당 배출량은 3.12톤에 달했다.(그러나 세계자원연구소는 1998년의 1인당 배출량을 약 7.9톤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더해 한국 정부는 앞으로 15년 이내에 배출량이 2000년 수준보다 70% 증가할 것이며 이를 용인해달라는 입장이다.

◆선진국에 비해서도 1인당 배출량이 많은 나라 = 한국의 입장은 지난 수년 동안 크게 변한 게 없다. 으레 그래왔듯이 국제 협상에서 한국은 수동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2004년 부에노스아이레스 협상에서 한국의 환경장관은 이같이 선언했다. “개도국들이 교토의정서에 참가하기는 매우 어렵다. 교토의정서는 특정한 해의 배출량을 기준으로 이에 비례해서 해마다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방어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개발도상국들의 수사법(rhetoric)을 쓰는 경향을 보여왔다. 그러면서도 한국은 2004년 12월의 마지막 협상에 80명에 이르는 대규모 대표단을 파견했다.(개도국들은 대개 1~4명의 대표를 보낸다)
한국은 150여개 다른 개도국들에 비해 높은 1인당 국민소득을 누리고 있고, 그런 만큼 다른 개도국들에 비해서는 물론 선진국들에 비해서도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나라에 속한다.
저자는 “이런 현실 때문에 한국의 수동적인 태도는 다른 개도국들의 정당성을 감소시키고, 개도국들이 선진국들에 요구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낮추고 있다”고 지적한다.

◆개발도상국들을 위한 ‘기술적 리더’ = 한국어판 서문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한국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이제 한국은 기후변화 협상을 단순히 ‘게임’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전지구적 협력 과정’의 하나로 볼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한국은 그 기술력 때문에 개발도상국들을 위한 ‘기술적 리더’의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위치에 서 있다.”
갈수록 뜨거워지는 지구, 과연 한국은 모든 나라들에게 가야 할 길을 가르쳐 주고, 그들에게 영감을 주는 그런 지도자가 될 수 있을까.
남준기 기자 jkna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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