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경륜에 카지노바 성업

러브호텔·룸살롱과 뒤범벅

지역내일 2005-11-16
주택가 인근 상업지구 사행업소 점령 … 경마장 여는 주말마다 북새통
주민들 “행정기관 모르쇠 일관”, 천안시 “권한 밖, 지켜 볼 수밖에”
천안 두정동, ‘흥청망청’ 도박타운 변질
충남 천안의 신시가지인 두정동 상업지역(11만평)이 사행성 오락·유흥 시설 밀집지대로 급속히 바뀌면서 이 일대가 속칭 ‘천안 라스베이거스’로 까지 불리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경마·경륜이 중계되는 주말이면 ‘대박’을 꿈꾸는 수천 명의 도박꾼들로 이 일대가 북새통을 이룬다.
실제 이곳에는 올 3월 한국마사회의 화상경마장이 개장했다. 이어 불과 200여m 떨어진 곳에 지난달 14일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화상경륜·경정장까지 문을 열었다.
화상 경마장과 경륜·경정장에 사람들이 모여들자 순식간에 스크린경마장을 비롯한 20여 개의 사행성 성인오락시설이 우후죽순 들어서 ‘도박타운’ 형성에 한 몫 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순간순간 터지는 짜릿한 대박’ ‘최고의 확률과 배당’ 등 현란한 선전문구를 내걸고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속칭 카지노바로 불리는 불법 도박영업장까지 여러 곳 운영되고 있다.
지난 9월 단속으로 2개 업체가 적발돼 사장이 구속되는 등 경찰의 강력한 단속이 진행 중인데도 여전히 서너 곳의 카지노바가 단속의 눈을 피해 불법영업을 하고 있다. 또 7~8곳의 업소가 새로 오픈을 준비 중이다.
한편, 두정동 일대는 처음 신시가지로 개발되던 3년 전부터 30여개의 러브호텔, 50여개의 룸살롱이 몰릴 만큼 이미 유흥과 환락의 거리로 유명한 곳.
여기에 최근 사행성 도박장들까지 가세해 사회적 문제로까지 지적되고 있다.

◆하루 수억원 오가는 도박장 형성 = 주말에만 문을 여는 화상경마장의 경우 매 주 2000여 명의 도박꾼들이 모여든다.
이들은 한 주에 10억원이 넘는 돈을 이곳에 쏟아 붓는다. 이용객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경륜·경정장 역시 금·토·일요일은 경륜, 수·목요일은 경정을 중계하면서 개장 한 달 만에 수백 명의 손님들이 몰려 한 주 매출 5억5000만원을 넘어섰다.
전국 16개 경륜·경정장 중 제일 성황을 이루는 곳의 한 주 매출이 25억원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개장 한 달 실적으로는 놀랄만한 액수다.
이곳에서 경마·경륜 게임을 하는 이용자들은 천안사람들뿐만 아니라 인근의 아산 홍성 예산은 물론 충북과 전북, 경기도에서도 모여들고 있다. 이들 중에는 주부들도 상당수다.
두정동에 이처럼 도박 관련 업체들이 성행하면서 도박 중독자를 양산하는 등 여러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경마장 앞에서 포장마차를 하는 김 모(54·천안시 백석동)씨는 “주말이면 수천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지만 돈을 땄다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며 “대박의 헛꿈을 꾸는 사람들이 한심스럽다”고 말했다.
한 성인오락실 업주는 “손님들이 한 번 오면 보통 10~12시간은 꼼짝도 하지 않고 게임에 몰두한다”면서 “가끔 돈을 따가기도 하지만 대개의 경우 3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잃는다”고 내다봤다. 인근 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민 박 모(36)씨는 “최근 두정동은 한탕주의에 빠진 사람들 집합소 같다”면서 “경마·경륜도 단순한 오락을 넘어 도박자 양산 등 부작용이 늘어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 모(여·37)씨도 “최근에는 우리 동네가 거대한 도박장 같다”며 “남편도 휴일만 되면 성인오락실에서 살다시피 해 걱정이다”고 말했다.

◆천안시, “상황 알지만 권한 밖의 일” =천안시도 고민이 많다. 처음 화상경마장이 들어설 때 건축허가를 반려하는 등 사행성 사업을 억제하려는 노력도 해 봤다.
하지만 행정소송을 통해 결국 인허가를 내 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진 것이다.
여기에 성인오락실 등에 대해서도 영업과 관련한 허가 권한이 지자체에는 없다. 다만 불법성 여부를 물어 단속을 할 수 밖에 없다.
천안시 관계자는 “최근 도박관련 업소들이 늘어나면서 주민들의 민원이 늘어나고 있지만 특별한 해결책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며 “성인오락실 등의 불법영업행위에 대해서만 단속을 강화할 뿐이다”며 답답해했다.
특히 도박관련 업소들이 밀집한 지역은 상업지역이긴 하지만 인근에 학교와 대규모 아파트단지를 끼고 있는 주거밀집지역이어서 주민들의 민원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충남시민공동대책위원회 김혜영 집행위원장은 “도박으로 인한 가정파탄 등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며 “시나 행정기관의 문제해결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실내에서 스크린 경마영상을 보면서 베팅을 해 경품을 받는 스크린경마가 사행성 게임에 해당한다는 법원판결이 나와, 앞으로 이들 업소에 대한 행정기관의 단속이 어떻게 진행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천안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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