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두려워하는 의식’ 전환이 관건 … 공안부 폐지 등 조직 개편 문제 여전
검찰은 오는 2007년을 ‘혁신’ 체질화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내부적으로 혁신을 생활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검찰은 내년 말까지 전국적으로 혁신 활동을 확산시키는 일이 최대 과제다.
혁신활동의 최대 목표가 ‘국민이 체감하는 고품격 서비스 제공’이라는 점에서 이 문제는 역시 ‘국민을 위한 대한민국 검찰’이라는 정 총장의 복무방침과도 이어진다.
고객을 서비스 주체로 생각한 기업마인드를 응용, 국민을 서비스 주체로 생각하고 시작한 6시그마 운동이 바로 그것이다.
◆“왜 쓸데없는 일 하나” 의식부터 바꾼다 = 검찰 관계자는 “일에 쫓기다보면 민원인들에게 불친절할 수밖에 없고 그들의 말을 귀담아들을 수 없다”며 “혁신을 통해 일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낭비적이고 일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무량이 줄어들면 한 사건에 보다 집중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단순히 업무량을 줄이는 것이 아니다. 대구지검의 경우 지난해말부터 올해 3월까지 혁신실험을 통해 7개의 과제를 선정했고 연구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냈다.
민원서류 발급시간 단축이라는 과제를 수행한 결과 평소 이틀 걸리던 불기소 이유 고지 시간을 1시간으로 줄이게 됐다. 업무 혁신이 곧바로 대국민 서비스로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검찰 내부적으로 이 같은 공감대가 자리잡지는 못했다. 일선 검찰청에서는 아직 ‘6시그마운동’은 대검찰청에서 하는 일 정도로 여기고 있다.
지난 9월 대검찰청 직원들도 ‘워크아웃’(일과 떨어져 있으면서 일을 되돌아보고 낭비업무를 도출해 개선안을 찾는 작업)에 참여하기 전에는 ‘또 무슨 쓸데없는 짓을 하는거야’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는 게 검찰 관계자의 말이다.
하지만 직원들 스스로 낭비적인 일의 개선안을 찾고 개선안이 실제로 받아들여져 시행되자 ‘검찰도 이제 바뀌겠구나’라는 인식을 공감했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내부에서 혁신을 일상화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내부 반발을 어떻게 최소화할지가 어려운 과제”라고 말했다.
◆작은 변화 쌓이면 큰 개혁 기대 = 대검의 한 간부는 “검찰이 10년간 정치적 중립을 외치며 싸웠지만 달라진 게 없다”며 “큰 개혁만 하다가는 결국 아무것도 못 얻는다”고 말했다.
대검찰청은 격주로 월요일마다 ‘혁신아카데미’를 열고 강사를 초청, 간부교육을 한다. 28일 열린 강연에서는 삼성의 스컹크 조직이 화제가 됐다.
스컹크 조직은 삼성 내부에서 ‘기발하고 특이한 생각을 하는 사람’을 모은 집단으로 1년간 자신이 하고 싶은 모든 일을 회사로부터 지원받는다. 다만 1년 후 1건의 기획안을 내야 하는데 삼성에서는 이 기획안을 조직의 10년 후 미래를 결정할 중요하게 요소로 본다는 것이다.
획기적인 혁신안이 검찰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일상적인 혁신의 생활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조직개편 과제 그대로 이어져 = 일상적인 혁신뿐만 아니라 최근 검찰이 강화하고 있는 감찰 문제와 참여정부 들어 계속 제기되고 있는 공안부 폐지 등은 여전히 검찰의 과제다. 고등검찰청의 실질적인 기능 수행을 위한 방안 등은 오래 전부터 논의돼 왔으나 아직 미진하다는 지적이다.
김종빈 전 총장의 사퇴를 불러온 공안사건 처리는 정 총장도 빗겨갈 수 없는 현안이다. 민변 등 시민단체에서는 검찰개혁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공안부 폐지’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입장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점진적인 조직의 혁신과 자칫 내부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외부의 개혁 요구를 어떻게 적절히 조화시켜 나갈지 정 총장의 리더십이 주목된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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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오는 2007년을 ‘혁신’ 체질화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내부적으로 혁신을 생활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검찰은 내년 말까지 전국적으로 혁신 활동을 확산시키는 일이 최대 과제다.
혁신활동의 최대 목표가 ‘국민이 체감하는 고품격 서비스 제공’이라는 점에서 이 문제는 역시 ‘국민을 위한 대한민국 검찰’이라는 정 총장의 복무방침과도 이어진다.
고객을 서비스 주체로 생각한 기업마인드를 응용, 국민을 서비스 주체로 생각하고 시작한 6시그마 운동이 바로 그것이다.
◆“왜 쓸데없는 일 하나” 의식부터 바꾼다 = 검찰 관계자는 “일에 쫓기다보면 민원인들에게 불친절할 수밖에 없고 그들의 말을 귀담아들을 수 없다”며 “혁신을 통해 일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낭비적이고 일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무량이 줄어들면 한 사건에 보다 집중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단순히 업무량을 줄이는 것이 아니다. 대구지검의 경우 지난해말부터 올해 3월까지 혁신실험을 통해 7개의 과제를 선정했고 연구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냈다.
민원서류 발급시간 단축이라는 과제를 수행한 결과 평소 이틀 걸리던 불기소 이유 고지 시간을 1시간으로 줄이게 됐다. 업무 혁신이 곧바로 대국민 서비스로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검찰 내부적으로 이 같은 공감대가 자리잡지는 못했다. 일선 검찰청에서는 아직 ‘6시그마운동’은 대검찰청에서 하는 일 정도로 여기고 있다.
지난 9월 대검찰청 직원들도 ‘워크아웃’(일과 떨어져 있으면서 일을 되돌아보고 낭비업무를 도출해 개선안을 찾는 작업)에 참여하기 전에는 ‘또 무슨 쓸데없는 짓을 하는거야’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는 게 검찰 관계자의 말이다.
하지만 직원들 스스로 낭비적인 일의 개선안을 찾고 개선안이 실제로 받아들여져 시행되자 ‘검찰도 이제 바뀌겠구나’라는 인식을 공감했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내부에서 혁신을 일상화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내부 반발을 어떻게 최소화할지가 어려운 과제”라고 말했다.
◆작은 변화 쌓이면 큰 개혁 기대 = 대검의 한 간부는 “검찰이 10년간 정치적 중립을 외치며 싸웠지만 달라진 게 없다”며 “큰 개혁만 하다가는 결국 아무것도 못 얻는다”고 말했다.
대검찰청은 격주로 월요일마다 ‘혁신아카데미’를 열고 강사를 초청, 간부교육을 한다. 28일 열린 강연에서는 삼성의 스컹크 조직이 화제가 됐다.
스컹크 조직은 삼성 내부에서 ‘기발하고 특이한 생각을 하는 사람’을 모은 집단으로 1년간 자신이 하고 싶은 모든 일을 회사로부터 지원받는다. 다만 1년 후 1건의 기획안을 내야 하는데 삼성에서는 이 기획안을 조직의 10년 후 미래를 결정할 중요하게 요소로 본다는 것이다.
획기적인 혁신안이 검찰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일상적인 혁신의 생활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조직개편 과제 그대로 이어져 = 일상적인 혁신뿐만 아니라 최근 검찰이 강화하고 있는 감찰 문제와 참여정부 들어 계속 제기되고 있는 공안부 폐지 등은 여전히 검찰의 과제다. 고등검찰청의 실질적인 기능 수행을 위한 방안 등은 오래 전부터 논의돼 왔으나 아직 미진하다는 지적이다.
김종빈 전 총장의 사퇴를 불러온 공안사건 처리는 정 총장도 빗겨갈 수 없는 현안이다. 민변 등 시민단체에서는 검찰개혁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공안부 폐지’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입장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점진적인 조직의 혁신과 자칫 내부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외부의 개혁 요구를 어떻게 적절히 조화시켜 나갈지 정 총장의 리더십이 주목된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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