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연관(産學硏官) 짝짓기
김 칠 두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클러스터(Cluster)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더 이상 낯설은 외래어가 아니다. 원래는 과실이나 꽃 등의 ‘송이’ ‘한덩어리’라는 뜻의 컴퓨터 용어이기도 한 이 말은 2005년 한 해를 거치면서 어느새 유행어가 되었다. 정부나 지자체는 물론 많은 국민들에게 마치 지역경제 발전의 상징어나 되듯이 클러스터 바람이 불게 됐다.
2005년 클러스터가 갑자기 유행하게 된 데에는 바로 산업단지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2004년 6월 참여정부의 주요 정책과제로 ‘산업단지 중심의 혁신클러스터화 사업’이 발표된 이래 2005년 3월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 선포식’을 갖고 2005년을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 추진의 원년(元年)으로 선언한 바 있다. 산업정책적 용어로 ‘유관 경제단위의 집합’이라는 개념을 지닌 클러스터는 ‘혁신’을 앞에 붙여 이 때부터 큰 출발을 시작한 셈이었다.
시작이 절반이라 했다. 경남 창원 등 전국의 일곱 개 시범단지를 시작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혁신클러스터를 오는 2013년까지 만들자는 원대한 첫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지난 40여년 동안 경제개발의 총아였던 산업단지야말로 지역혁신과 국가균형발전을 선도하는 핵심 거점이라는 재인식 속에 국가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한국경제의 중추 동력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한 것이다.
‘마담 뚜’ 또는 ‘혁신전도사’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의 경우 2005년은 참으로 숨가쁘게 달려온 해였다. 혁신클러스터 주관기관으로서 조직을 전면 재편하고 대학총장, 공대학장 등 전문적이고 리더십을 갖춘 인사를 추진단장으로 영입해 일곱 개 추진단을 발족하면서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했다.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클러스터 구축을 목표로 지난 1년간 산업현장에서 산학연간 네트워킹을 위한 ‘마담뚜’로, 때로는 아직 생소한 클러스터 사업을 알리는 ‘혁신전도사’가 되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가시적인 성과가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클러스터는 우리말로 ‘짝짓기’라 할 수 있는데 무엇보다 산학연관의 네트워크 구축이 핵심분야다. 우리로서는 처음 시도하는 사업이고, 사업 추진 첫 해이기에 과연 한국형 혁신클러스터의 모델은 무엇인지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우리의 경우 협력이나 협동 부문에 다소 취약한 사회구조 탓인지 혁신주체들을 모으는 데 어려움도 많았다. 그러나 클러스터사업은 곧 문제해결 시스템이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게 바로 이 사업의 요체라 할 수 있다.
사업추진 실무책임자로서 필자의 고민은 가시적 성과에 대한 부담이다. 이 사업은 도로, 물류와 같은 하드웨어 구축사업이 아니라 네트워킹, 브로커링 등 소프트한 분야에서 추진되기에 조기에 성과도출이 쉽지 않다. 사업 첫 해인 7개 시범단지별로 특화업종에 맞추어 모두 48개의 미니클러스터(산학연관 소규모 협의체)를 구성하고, 전문 코디네이터 풀(Pool) 900여명을 구축하는 등 사업기반 마련에 힘을 쏟았다. 특히 1400여 기업이 참여한 미니클러스터는 1300회에 달하는 포럼 세미나 등 다양한 교류협력 활동을 통해 560여건의 애로과제를 발굴, 지원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클러스터 전쟁중
이러한 성과는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것일 뿐이다. 갓 태어난 어린 아이가 뜀박질을 할 순 없다. 부모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제 힘으로 몸을 뒤집고, 엉금엉금 기어다니다 비로소 일어나 스스로 첫걸음을 시작한다.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 사업도 마찬가지다. 기업 대학 연구소 등 지역의 모든 혁신주체 뿐만 아니라 정부 지자체 유관기관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제 혁신클러스터 사업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사항이다. 주요 선진국이 산업클러스터에 매진하고 있듯이 바야흐로 세계는 지금 클러스터 전쟁 중이다. 우리나라도 세계 10위권 경제규모에 걸맞게 산업화시대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유일한 살길은 기술개발과 새로운 시장개척 뿐이기에 산학연관 관계자 각자가 클러스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야 한다. 병술년 새해는 ‘짝짓기’가 유행어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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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칠 두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클러스터(Cluster)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더 이상 낯설은 외래어가 아니다. 원래는 과실이나 꽃 등의 ‘송이’ ‘한덩어리’라는 뜻의 컴퓨터 용어이기도 한 이 말은 2005년 한 해를 거치면서 어느새 유행어가 되었다. 정부나 지자체는 물론 많은 국민들에게 마치 지역경제 발전의 상징어나 되듯이 클러스터 바람이 불게 됐다.
2005년 클러스터가 갑자기 유행하게 된 데에는 바로 산업단지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2004년 6월 참여정부의 주요 정책과제로 ‘산업단지 중심의 혁신클러스터화 사업’이 발표된 이래 2005년 3월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 선포식’을 갖고 2005년을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 추진의 원년(元年)으로 선언한 바 있다. 산업정책적 용어로 ‘유관 경제단위의 집합’이라는 개념을 지닌 클러스터는 ‘혁신’을 앞에 붙여 이 때부터 큰 출발을 시작한 셈이었다.
시작이 절반이라 했다. 경남 창원 등 전국의 일곱 개 시범단지를 시작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혁신클러스터를 오는 2013년까지 만들자는 원대한 첫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지난 40여년 동안 경제개발의 총아였던 산업단지야말로 지역혁신과 국가균형발전을 선도하는 핵심 거점이라는 재인식 속에 국가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한국경제의 중추 동력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한 것이다.
‘마담 뚜’ 또는 ‘혁신전도사’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의 경우 2005년은 참으로 숨가쁘게 달려온 해였다. 혁신클러스터 주관기관으로서 조직을 전면 재편하고 대학총장, 공대학장 등 전문적이고 리더십을 갖춘 인사를 추진단장으로 영입해 일곱 개 추진단을 발족하면서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했다.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클러스터 구축을 목표로 지난 1년간 산업현장에서 산학연간 네트워킹을 위한 ‘마담뚜’로, 때로는 아직 생소한 클러스터 사업을 알리는 ‘혁신전도사’가 되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가시적인 성과가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클러스터는 우리말로 ‘짝짓기’라 할 수 있는데 무엇보다 산학연관의 네트워크 구축이 핵심분야다. 우리로서는 처음 시도하는 사업이고, 사업 추진 첫 해이기에 과연 한국형 혁신클러스터의 모델은 무엇인지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우리의 경우 협력이나 협동 부문에 다소 취약한 사회구조 탓인지 혁신주체들을 모으는 데 어려움도 많았다. 그러나 클러스터사업은 곧 문제해결 시스템이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게 바로 이 사업의 요체라 할 수 있다.
사업추진 실무책임자로서 필자의 고민은 가시적 성과에 대한 부담이다. 이 사업은 도로, 물류와 같은 하드웨어 구축사업이 아니라 네트워킹, 브로커링 등 소프트한 분야에서 추진되기에 조기에 성과도출이 쉽지 않다. 사업 첫 해인 7개 시범단지별로 특화업종에 맞추어 모두 48개의 미니클러스터(산학연관 소규모 협의체)를 구성하고, 전문 코디네이터 풀(Pool) 900여명을 구축하는 등 사업기반 마련에 힘을 쏟았다. 특히 1400여 기업이 참여한 미니클러스터는 1300회에 달하는 포럼 세미나 등 다양한 교류협력 활동을 통해 560여건의 애로과제를 발굴, 지원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클러스터 전쟁중
이러한 성과는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것일 뿐이다. 갓 태어난 어린 아이가 뜀박질을 할 순 없다. 부모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제 힘으로 몸을 뒤집고, 엉금엉금 기어다니다 비로소 일어나 스스로 첫걸음을 시작한다.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 사업도 마찬가지다. 기업 대학 연구소 등 지역의 모든 혁신주체 뿐만 아니라 정부 지자체 유관기관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제 혁신클러스터 사업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사항이다. 주요 선진국이 산업클러스터에 매진하고 있듯이 바야흐로 세계는 지금 클러스터 전쟁 중이다. 우리나라도 세계 10위권 경제규모에 걸맞게 산업화시대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유일한 살길은 기술개발과 새로운 시장개척 뿐이기에 산학연관 관계자 각자가 클러스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야 한다. 병술년 새해는 ‘짝짓기’가 유행어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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