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를 대표하는 말 중 하나가 ‘주사’라는 말이다. 6급 행정공무원을 칭하는 이 말은 농촌지역 면사무소건 도시 동사무소건 연배가 높은 직원에게는 의례 ‘00 주사님’이라 부른다. 주민들도 공직에 몸 담고 있는 직원들을 00주사라 부르곤 한다.
지방행정을 주사행정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사무관을 정점으로 1개 과를 구성하는 계의 핵심이 되는 실무자의 리더가 바로 주사다. 최근 팀제 개편이 일상화 되면서는 팀장으로 불린다. 공직자가 가장 왕성하고 정열적으로 일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9급으로 입문해 주사를 단 이들에게 사무관은 ‘평생의 고지’로 여겨진다.
물론 광역 행정기관이야 속칭 ‘발에 치이는 게 사무관’일지 몰라도 시·군은 다르다. 기껏해야 1년에 1-2명정도 나올까 말까한다. 정년이 3년 연장되고 자녀들 혼사에서도 당당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무관 승진인사에서 온갖 비리가 연출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9일 오후 이의근 경북도지사 집무실에 경북도내 23개 시군 공무원 노동조합 간부 10여명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더 이상 도청 공무원들에게 빼앗긴 사무관 자리를 그대로 둘 수 없다”며 “30여년 공직생활을 하고도 6급이나 7급에서 공직을 떠나는 선배공무원들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도청에서 시군에 내려보낸 사무관을 도청으로 데려가라는 주장이다. 경북도내 23개 시군에 나가 있는 도청출신 사무관은 문경시 6명을 비롯 72명에 이른다. 이 때문에 도청공무원은 100명중 32명정도가 사무관으로 승진할 기회를 갖지만 시·군 공무원은 7명정도에 불과해 승진의 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이라는게 시군공무원 노조의 설명이다.
관선시대 기초 지자체위에 군림하던 광역지자체 행태가 민선 후에도 재현되고 있다는 이들의 주장 앞에 경북도는 “합리적 인사교류에 동의하지만 하루아침에 풀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도청에도 공무원노조가 있는데 이들이 파견사무관들의 복귀를 반대한다는 해괴한 논리를 들이댄다.
경북도의 이러한 소극적 자세는 가뜩이나 좁은 승진 문을 광역지자체가 가로 막고 있다는 일선 시군의 불만에 불을 지르는 형국이다. ‘때가 어느 땐데 아직도 형님 행세 하려하느냐, 시군 공무원을 바보로 아느냐’는 23개 시군 공무원노조 관계자들의 외침을 심각히 받아들여야 할 때다.
대구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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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행정을 주사행정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사무관을 정점으로 1개 과를 구성하는 계의 핵심이 되는 실무자의 리더가 바로 주사다. 최근 팀제 개편이 일상화 되면서는 팀장으로 불린다. 공직자가 가장 왕성하고 정열적으로 일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9급으로 입문해 주사를 단 이들에게 사무관은 ‘평생의 고지’로 여겨진다.
물론 광역 행정기관이야 속칭 ‘발에 치이는 게 사무관’일지 몰라도 시·군은 다르다. 기껏해야 1년에 1-2명정도 나올까 말까한다. 정년이 3년 연장되고 자녀들 혼사에서도 당당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무관 승진인사에서 온갖 비리가 연출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9일 오후 이의근 경북도지사 집무실에 경북도내 23개 시군 공무원 노동조합 간부 10여명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더 이상 도청 공무원들에게 빼앗긴 사무관 자리를 그대로 둘 수 없다”며 “30여년 공직생활을 하고도 6급이나 7급에서 공직을 떠나는 선배공무원들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도청에서 시군에 내려보낸 사무관을 도청으로 데려가라는 주장이다. 경북도내 23개 시군에 나가 있는 도청출신 사무관은 문경시 6명을 비롯 72명에 이른다. 이 때문에 도청공무원은 100명중 32명정도가 사무관으로 승진할 기회를 갖지만 시·군 공무원은 7명정도에 불과해 승진의 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이라는게 시군공무원 노조의 설명이다.
관선시대 기초 지자체위에 군림하던 광역지자체 행태가 민선 후에도 재현되고 있다는 이들의 주장 앞에 경북도는 “합리적 인사교류에 동의하지만 하루아침에 풀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도청에도 공무원노조가 있는데 이들이 파견사무관들의 복귀를 반대한다는 해괴한 논리를 들이댄다.
경북도의 이러한 소극적 자세는 가뜩이나 좁은 승진 문을 광역지자체가 가로 막고 있다는 일선 시군의 불만에 불을 지르는 형국이다. ‘때가 어느 땐데 아직도 형님 행세 하려하느냐, 시군 공무원을 바보로 아느냐’는 23개 시군 공무원노조 관계자들의 외침을 심각히 받아들여야 할 때다.
대구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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