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일꿈]방북, 그 가슴 설레는 사건

지역내일 2006-02-02
방북, 그 가슴 설레는 사건
조 미 애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기획국장)

설 연휴가 끝나고 출근하니 2월 초에 있을 남북간 실무협의를 위해 또 방북일정을 맞추느라 사무실이 분주하기만 하다. 북녘교육현대화사업을 위해 4박 5일 일정으로 평양을 다녀온 지 이제 겨우 한 주가 지났다. 남북간 민간교류협력사업을 하고 있는 우리 단체에서는 방북이라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 요즘에야 방북이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내가 대학을 다니던 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북을 방문한다거나 북녘 동포를 만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그 억눌림의 기억 때문인지 방북은 아직도 나에게는 가슴 설레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남북간 경제협력과 민간교류가 활성화되면서 남쪽의 많은 사람들이 북을 다녀왔다. 특히 작년에는 아리랑 참관을 위해 대규모의 남쪽 참관단들이 평양을 방문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남쪽 사람들의 방북이 잦아지면서 그에 따르는 부작용도, 과제도 많아졌다. 6·15 공동선언이 채택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방북에 대한 기쁨과 호기심은 잠시, 어떤 사람들은 북의 체제선전에 대한 다소 몰이해적 비난과 북의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우월적 관점만을 앞세우거나, 북의 집단주의에 대해 다분히 자유주의적 해석으로 비판을 일삼기도 한다.
우리는 지난 60여 년 동안 반북의식과 반공교육에 억눌려 북의 체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없었던 현실 속에 살아왔다. 단 몇 번의 만남으로 우리가 과연 북을 온전히 이해한다고 할 수 있을까? 북쪽 동포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살고 있는 남쪽 사람들 또한 마찬가지로 낯설음의 대상일 것임에 틀림없다.
때때로 자본주의 문화에 길들여져 있는 우리의 일방적 시각이나 사소한 행동들이 남북간의 교류협력을 어렵게 만드는 장애요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남북간의 동질성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진정한 동질성이란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있는 그대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태도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것은 또한 남북간의 교류가 단순한 시혜적 지원이 아닌 교류협력이 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남과 북의 화해와 통일이 시대의 대세이고, 북이 통일의 한 주체라면 우리는 서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 남북간 교류도 더욱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지난 가을, 방북에 대한 감격으로 호기심 어린 눈빛을 반짝이던, 북녘 동포가 흔들어주는 환영의 손짓에 눈물 훔치던 남쪽 참관단들의 모습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이제 5년이 지났다. 갈라져 살아왔던 분단의 세월에 비하면 아직 우리는 북에 갈 수 있다는 기쁨을, 북녘 동포들을 만날 수 있다는 감격을 10년은 더 누리고도 모자람이 있을 것이다.
몇 번의 방북기회에서 만난 북녘의 사람들, 또 한 해를 넘기며 서른이 훌쩍 넘도록 시집을 못간 이 노처녀의 일상을 염려하고 있을 북녘의 지인을 생각하니 올 한 해도 마음이 훈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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