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고집에 지방선거 물건너 가는 것 아니냐” 우려 목소리
열린우리당이 깊은 고민에 빠져들고 있다. 날로 확산돼가는 이해찬 총리의 3.1절 골프 파문 때문이다.
‘사퇴’로 굳어지는 듯하던 이 총리 거취는 청와대에서 이병완 비서실장 등이 이 총리를 엄호하고 나선 이후 ‘재신임’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총리 교체’를 통한 분위기 쇄신을 기대했던 우리당은 ‘총리 재신임’ 분위기에 다소 의기소침해진 모습이다.
여기자 성추행 파문으로 한나라당을 탈당한 최연희 의원이 ‘의원직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점은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
◆급반전된 이 총리 거취 = 이해찬 총리는 3.1절 골프 파문이 불거진 이후 5일 공보수석을 통해 “사려깊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대국민 사과 입장을 밝혔다.
또 이 총리 본인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해외순방을 마치신 이후 대통령께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7일에는 국무회의에 앞서 이 총리가 직접 대국민사과를 하기도 했다.
이 때까지만해도 이 총리의 ‘사퇴’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 총리의 직접적인 대국민 사과 이후 상황은 반전됐다. 청와대에서 이병완 비서실장과 문재인 민정수석, 이백만 홍보수석 등이 나서 ‘이 총리’를 엄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이해찬 총리의 사퇴를 기정사실화했던 여당 내 분위기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당초 이 총리 ‘사의 표명’을 ‘사퇴’로 받아들였던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7일 소속 의원들에게 이 총리 거취문제를 지도부에 일임해 달라며 함구령을 내렸다.
◆‘오기’ 정치로 비칠라 우려 = 우리당 관계자들은 이해찬 총리가 골프 파문에도 불구, 재신임될 경우 지방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 지방선거 이슈로 ‘중앙정부 심판론’을 들고 나온 마당에 골프 파문 이후 제기된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총리가 유임될 경우, ‘오기’ 정치의 전형으로 선거 기간 내내 시달리 수 있다는 점에서다.
우리당 관계자는 “지방정부 심판론이 조금씩 먹혀들고 있는데, 중앙정부 심판론이 먹혀들 빌미를 스스로 제공하고 있는 꼴 아니냐”며 이 총리를 겨냥했다. 이 인사는 “선거를 앞두고 국민 여론을 적극 반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당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고 푸념했다. 청와대의 ‘이 총리 재신임’ 기류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한 셈이다.
수도권 한 초선의원도 “이해찬 총리가 사의 표명을 했다는 얘기를 듣고 ‘이런 일도 있구나’ 싶었는데, 역시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용면에서는 10/1인데, 정치적 타격은 10배” = 무엇보다 여권 인사들은 이해찬 총리의 골프 파문으로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파문이 희석되고 있다는 점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이 총리는 골프비용 대납까지 문제가 되고 있다”며 “비용으로만 따지자면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술자리 비용이 골프비용의 10배는 될텐데, 정치적 타격은 우리가 10배는 더 입고 있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또다른 당직자는 “대통령이 총리 유임으로 결론을 내린다 해도 4월 국회에서 야당은 국정조사나 ‘해임건의안’ 제출 등으로 압박해 올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며 “결국 선거 직전까지 정치공방으로 허송세월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래저래 시달릴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구자홍 기자 jhkoo@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열린우리당이 깊은 고민에 빠져들고 있다. 날로 확산돼가는 이해찬 총리의 3.1절 골프 파문 때문이다.
‘사퇴’로 굳어지는 듯하던 이 총리 거취는 청와대에서 이병완 비서실장 등이 이 총리를 엄호하고 나선 이후 ‘재신임’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총리 교체’를 통한 분위기 쇄신을 기대했던 우리당은 ‘총리 재신임’ 분위기에 다소 의기소침해진 모습이다.
여기자 성추행 파문으로 한나라당을 탈당한 최연희 의원이 ‘의원직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점은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
◆급반전된 이 총리 거취 = 이해찬 총리는 3.1절 골프 파문이 불거진 이후 5일 공보수석을 통해 “사려깊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대국민 사과 입장을 밝혔다.
또 이 총리 본인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해외순방을 마치신 이후 대통령께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7일에는 국무회의에 앞서 이 총리가 직접 대국민사과를 하기도 했다.
이 때까지만해도 이 총리의 ‘사퇴’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 총리의 직접적인 대국민 사과 이후 상황은 반전됐다. 청와대에서 이병완 비서실장과 문재인 민정수석, 이백만 홍보수석 등이 나서 ‘이 총리’를 엄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이해찬 총리의 사퇴를 기정사실화했던 여당 내 분위기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당초 이 총리 ‘사의 표명’을 ‘사퇴’로 받아들였던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7일 소속 의원들에게 이 총리 거취문제를 지도부에 일임해 달라며 함구령을 내렸다.
◆‘오기’ 정치로 비칠라 우려 = 우리당 관계자들은 이해찬 총리가 골프 파문에도 불구, 재신임될 경우 지방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 지방선거 이슈로 ‘중앙정부 심판론’을 들고 나온 마당에 골프 파문 이후 제기된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총리가 유임될 경우, ‘오기’ 정치의 전형으로 선거 기간 내내 시달리 수 있다는 점에서다.
우리당 관계자는 “지방정부 심판론이 조금씩 먹혀들고 있는데, 중앙정부 심판론이 먹혀들 빌미를 스스로 제공하고 있는 꼴 아니냐”며 이 총리를 겨냥했다. 이 인사는 “선거를 앞두고 국민 여론을 적극 반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당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고 푸념했다. 청와대의 ‘이 총리 재신임’ 기류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한 셈이다.
수도권 한 초선의원도 “이해찬 총리가 사의 표명을 했다는 얘기를 듣고 ‘이런 일도 있구나’ 싶었는데, 역시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용면에서는 10/1인데, 정치적 타격은 10배” = 무엇보다 여권 인사들은 이해찬 총리의 골프 파문으로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파문이 희석되고 있다는 점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이 총리는 골프비용 대납까지 문제가 되고 있다”며 “비용으로만 따지자면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술자리 비용이 골프비용의 10배는 될텐데, 정치적 타격은 우리가 10배는 더 입고 있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또다른 당직자는 “대통령이 총리 유임으로 결론을 내린다 해도 4월 국회에서 야당은 국정조사나 ‘해임건의안’ 제출 등으로 압박해 올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며 “결국 선거 직전까지 정치공방으로 허송세월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래저래 시달릴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구자홍 기자 jhkoo@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