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직사회, 학생지도법 배우기 열기

“교사도 배울 것은 배워야죠”

지역내일 2006-03-24
선·후배 교류 적어지면서 수업 노하우 전수 안돼

일본에서 교수법이나 학생지도에 능력을 발휘하는 노련한 교사에게서 현직교사들이 학생 지도 기법, 자기관리, 교재 개발 등을 배우는 프로그램이 인기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국립교육정책연구소 관계자 말을 인용하여 대도시를 중심으로 젊은 교사들과 시대 상황의 급격한 변화에 종래 교수법이 따라가지 못해 고충을 겪는 중견 교사들이 이런 프로그램을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사가 갈팡질팡하면 학생은 따르지 않는다” = 텐리대학 강사 하라다 다카시(45)는 도쿄와 교토, 오사카 등에서 현직교사를 대상으로 생활 지도, 교과·특별활동 지도 등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오사카시립중학교에 근무했던 현역시절 엉망이던 학교를 바로잡고, 학교 육상부 고문으로 일하면서 전국대회를 여러 차례 휩쓴 전적을 가지고 있다. 2003년 그는 20년 교직생활을 접고 교사들에게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수하기 시작했다.
3월 첫째 주 금요일 오후 7시부터 시작된 강좌에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재직하는 50명 이상 교사들이 강의실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참가 교사는 20대와 30대가 대부분이고 일부 교사를 목표로 하는 학생도 눈에 띄었다.
“별로 눈에 띄지 않는 학생의 이름을 출석부에서 찾아내 다음날 말을 걸어봅니다. 특별활동시간에 학생들에게 목표를 적어내게 했더니 각자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스스로 찾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참가자는 5명이 한조로 지난 1개월간 시도했던 노력과 성과를 차례로 발표했다.
시간은 2분.
교사들은 학생으로 돌아가 벽에 붙어있는 종이에 성과를 적어나가는 등 열심이었다.
계속해서 지난 시간 내준 숙제 ‘인생의 비전’을 발표. 앞으로 15년간을 1년 단위로 쪼개 학교·인생·가정에 대한 미래를 설계해 나갔다. 정년까지 무엇을 달성하고 싶은지 목표를 명확히 하는 작업이다.
하라다 강사는 “미래를 계획하고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며 “교사가 갈팡질팡하면 학생은 믿고 따라오지 않는다”고 참가자들에게 말했다.
강의는 저녁식사 시간을 포함해 새벽 2시 30분이 넘어서야 강의는 끝났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고 모여앉아 의견을 나눴다.
“학교 교무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열기가 느껴집니다. 교사도 목표를 정해 노력해야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학생의 학습태도를 바꿀 수 없을까 고민해 왔지만 제 자신이 변해야 학생도 변한다는 것을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참가자들의 하라다 강사의 학습 효과를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수강료는 받지 않는다. 필요 경비는 하라다 강사가 기업 사원교육에 출강하며 받는 돈으로 충당한다. 그동안 출간한 ‘성공교과서’ 등 4권의 책 수입 일부도 경비로 사용되고 있다.
하라다 강사는 “좋은 교사를 길러내지 않으면 일본의 미래는 없다”며 “교사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은 지금, 저는 젊은 교사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퇴직 교장이 현직교사 일대일 지도 = 일본 교육위원회도 교수능력 향상을 목표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003년에 시작된 니가타현 나가오카시의 교사 지원 프로그램.
역량 있는 퇴직교장이 현직교사를 방문해 일대일로 수업과 학급 경영 방법을 지도한다.
기초(경력 2~6년)과 응용(경력 7년 이상) 두 코스로 나뉘어 현재 37명의 현직교사가 수강하고 있다.
도쿄 교육위원회는 오는 4월부터 ‘도쿄 교사 도장(道場)’을 신설한다. 퇴직 교장 등 학습지도 전문가 10명이 지도교사가 돼 교직경력 5~10년의 젊은 교사 400여명을 지도한다. 초·중·고 교과별로 약 50개 그룹으로 나뉘어 지도교사 외에 선배 교사 두 명이 조언자로 참가하는 식이다.
이렇게 2년 동안 선배 교사의 수업을 견학하거나 자신만의 지도안을 만들고 교재 개발 실습 등을 통해 수업능력을 닦게 된다.

◆부모들 자녀 성적에 관심 높아져 = 비영리단체(NPO) ‘수업 만들기 네트워크’가 도쿄에서 두 달에 한번씩 열고 있는 ‘교사능력 향상 세미나’도 있다.
명교사로 이름을 떨치고 관련 책도 낸 전·현직 교사들이 강사가 된다. 수강자는 50명 정도로 30대 젊은 교사가 중심이다.
‘어려운 교육현장에서 꿋꿋이 버티고 있는 교사의 실전 수업법’이라는 주제의 2월 세미나.
요코하마시 공립초등학교에서 35년간 교사생활을 한 노나카 노부유키씨가 학교폭력과 등교거부 등에 의한 학급붕괴를 막고 구성원 모두가 잘 지내는 학급을 만드는 비결을 전수하며 ‘제때 학생에게 말을 거는 방법’ 등을 가르쳤다.
과거 일본 학교에서는 방과 후 교사들끼리 모여 수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선배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소규모 학교가 많아지면서 1개 학교 교사수가 줄고 근무에 쫓기면서 이런 식의 선후배간 교류가 힘들어졌다. 또 1980년대 이후 학교폭력과 등교거부 문제가 증가하면서 생활지도와 인성교육에 교육의 중점이 옮겨가면서 수업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일본 국립교육정책연구소 관계자는 “지금까지 교사의 수업능력 문제가 감춰졌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학교 성적에 대한 학부모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 문제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윤희 리포터 boogi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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