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세광고, 일반계 고교 중 서울대 합격생 전국 1위
동문 교사들 헌신이 후기고교서 명문사학으로 발전시켜
한 지방 고등학교가 서울·수도권의 이름난 학교들을 제치고 전국 일반계 고등학교 가운데 가장 많은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했다. 물론 서울대 합격생 수가 학교의 학력 전체를 보여주는 지표는 아니지만 지방 고등학교의 분전이 화제가 되고 있어 본지가 찾아가 보았다.
충북 청주시의 세광고가 2006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에서 모두 23명이 합격하는 쾌거를 올렸다. 특수목적고들을 제외하면 서울 영동고와 경기 안산 동산고 정도가 비슷한 수준의 합격자를 냈다.
세광고는 또한 연·고대 42명, 각 대학 의대계열 36명, 경찰대학과 사관학교 4명, 일본국비유학생 3명 등 소위 일류대에만 85명을 진학시켰다. 충북을 넘어 전국의 명문 사학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 2006학년도 서울대 진학률 전국 1위 = 서울대 진학률이 명문고의 기준일 수는 없다. 김시용 교장도 “서울대 진학률만 가지고 진학지도를 평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이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고, 학부모들이 이미 서열화된 대학의 수준을 기준으로 진학 기준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는 서울대 진학률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평가 지표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이 더욱 세광고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세광고는 1999년 17명을 서울대에 진학시킨데 이어 2000년 25명, 2001년 17명, 2002년 16명, 2003년 15명, 2004면 30명, 2005년 20명 등 계속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의대·한의대 계열 진학 역시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 “대학 잘 가는데 이유 있다” = 세광고의 높은 대학진학 성과에 대해 일부에서는 모집단계에서부터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주장이 인근 특목고나 비평준화 지역 학교들보다 훨씬 높은 세광고의 진학률까지 설명할 수 없다.
세광고는 ‘공부 많이 시키는 학교’로 정평이 나 있다. ‘수준별’을 기본으로 늦게는 12시까지 자율학습을 시킨다. 주변에서 이에 대한 문제제기도 하지만, 학생들은 이를 알고 각오하고 세광고를 선택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김 교장의 설명이다.
김 교장이 다음으로 강조하는 것은 수준별 학습이다. 성적에 따라 한빛반, 심화반, 일반학급으로 분리해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영어·수학도 수준에 따라 A·B반으로 나눠 수업한다.
1학년 때부터 토론식수업도 진행한다. 5명이 한 조를 이뤄 정해진 주제를 가지고 발표자와 면접 교수 등의 역할을 직접 진행하는 역할수업 형식이다. 이 과정은 비디오로 녹화돼 수업이 끝난 후 스스로 분석하는 과정도 거친다. 세광고 학생들이 면접이나 논술고사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많아 내신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김 교장은 “말 그대로 우려일 뿐”이라고 한 마디로 잘라 말했다. 내신 위주로 선발하는 수시모집에서는 다소 불리할 수 있지만, 등급제가 실시되는 2008학년도부터는 이런 문제도 해소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한 내신에서 약간의 손해를 보는 반면 전반적인 학교의 면학 분위기 때문에 상승하는 성적은 이를 능가한다는 게 김 교장의 설명이다.
◆ ‘한빛반’은 갈등요소 아닌 목표 = 세광고는 학생들 사이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는다. 특히 수준별 학습과 한빛반 운영으로 학생 내부에서 생길 수 있는 갈등을 해소하는데 관심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한빛반 학생들에게는 생활 속에서 동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가르친다. 진학지도를 담당하고 있는 김선진 교사는 “한빛반 학생들이 대부분 반에서 실장을 맡고 있다”며 “자율적으로 선거에 의해 선출되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도 그만큼 학생들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이런 이유로 학생들에게 한빛반은 갈등의 요인이 아니라 ‘목표’가 되는 것이다.
활발한 동아리 활동도 눈길을 끈다. 특히 한빛반 학생들이 이들 동아리에서 주도적인 활동을 하면서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도 풀고, 동료들과의 우애도 다지고 있다.
◆후기고 불명예 딛고 최고 사학으로 = 세광고는 비평준화 시절에는 ‘후기고’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었다. 82년 청주지역이 평준화로 바뀌면서 세광고의 위상은 바뀌기 시작했다. 서울대를 비롯한 우수 대학 진학률 1위라는 명예를 얻었다. 당당히 명문사학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이러한 성과 뒤에는 세광고 출신 교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 물론 김시용 교장이 주축이 됐다.
1989년 여유교실에서 몇 명의 학생들을 대리고 함께 숙식하며 공부시켰다. 교사가 교실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아이들과 숙식을 하며 생활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스승이자 선배였기에 김 교장을 비롯한 동문 교사들은 기꺼이 이 일에 자원했다. 이렇게 해서 생긴 것이 바로 ‘한빛학사’다. 이제는 동문들의 지원으로 말끔한 시설도 갖췄으며 세광고의 상징이 됐다.
일부 학원가에서는 세광고 한빛학사 입사를 위한 별도의 수업을 진행할 정도다.
청주 김선일 기자 김정옥 리포터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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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 교사들 헌신이 후기고교서 명문사학으로 발전시켜
한 지방 고등학교가 서울·수도권의 이름난 학교들을 제치고 전국 일반계 고등학교 가운데 가장 많은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했다. 물론 서울대 합격생 수가 학교의 학력 전체를 보여주는 지표는 아니지만 지방 고등학교의 분전이 화제가 되고 있어 본지가 찾아가 보았다.
충북 청주시의 세광고가 2006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에서 모두 23명이 합격하는 쾌거를 올렸다. 특수목적고들을 제외하면 서울 영동고와 경기 안산 동산고 정도가 비슷한 수준의 합격자를 냈다.
세광고는 또한 연·고대 42명, 각 대학 의대계열 36명, 경찰대학과 사관학교 4명, 일본국비유학생 3명 등 소위 일류대에만 85명을 진학시켰다. 충북을 넘어 전국의 명문 사학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 2006학년도 서울대 진학률 전국 1위 = 서울대 진학률이 명문고의 기준일 수는 없다. 김시용 교장도 “서울대 진학률만 가지고 진학지도를 평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이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고, 학부모들이 이미 서열화된 대학의 수준을 기준으로 진학 기준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는 서울대 진학률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평가 지표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이 더욱 세광고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세광고는 1999년 17명을 서울대에 진학시킨데 이어 2000년 25명, 2001년 17명, 2002년 16명, 2003년 15명, 2004면 30명, 2005년 20명 등 계속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의대·한의대 계열 진학 역시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 “대학 잘 가는데 이유 있다” = 세광고의 높은 대학진학 성과에 대해 일부에서는 모집단계에서부터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주장이 인근 특목고나 비평준화 지역 학교들보다 훨씬 높은 세광고의 진학률까지 설명할 수 없다.
세광고는 ‘공부 많이 시키는 학교’로 정평이 나 있다. ‘수준별’을 기본으로 늦게는 12시까지 자율학습을 시킨다. 주변에서 이에 대한 문제제기도 하지만, 학생들은 이를 알고 각오하고 세광고를 선택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김 교장의 설명이다.
김 교장이 다음으로 강조하는 것은 수준별 학습이다. 성적에 따라 한빛반, 심화반, 일반학급으로 분리해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영어·수학도 수준에 따라 A·B반으로 나눠 수업한다.
1학년 때부터 토론식수업도 진행한다. 5명이 한 조를 이뤄 정해진 주제를 가지고 발표자와 면접 교수 등의 역할을 직접 진행하는 역할수업 형식이다. 이 과정은 비디오로 녹화돼 수업이 끝난 후 스스로 분석하는 과정도 거친다. 세광고 학생들이 면접이나 논술고사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많아 내신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김 교장은 “말 그대로 우려일 뿐”이라고 한 마디로 잘라 말했다. 내신 위주로 선발하는 수시모집에서는 다소 불리할 수 있지만, 등급제가 실시되는 2008학년도부터는 이런 문제도 해소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한 내신에서 약간의 손해를 보는 반면 전반적인 학교의 면학 분위기 때문에 상승하는 성적은 이를 능가한다는 게 김 교장의 설명이다.
◆ ‘한빛반’은 갈등요소 아닌 목표 = 세광고는 학생들 사이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는다. 특히 수준별 학습과 한빛반 운영으로 학생 내부에서 생길 수 있는 갈등을 해소하는데 관심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한빛반 학생들에게는 생활 속에서 동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가르친다. 진학지도를 담당하고 있는 김선진 교사는 “한빛반 학생들이 대부분 반에서 실장을 맡고 있다”며 “자율적으로 선거에 의해 선출되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도 그만큼 학생들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이런 이유로 학생들에게 한빛반은 갈등의 요인이 아니라 ‘목표’가 되는 것이다.
활발한 동아리 활동도 눈길을 끈다. 특히 한빛반 학생들이 이들 동아리에서 주도적인 활동을 하면서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도 풀고, 동료들과의 우애도 다지고 있다.
◆후기고 불명예 딛고 최고 사학으로 = 세광고는 비평준화 시절에는 ‘후기고’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었다. 82년 청주지역이 평준화로 바뀌면서 세광고의 위상은 바뀌기 시작했다. 서울대를 비롯한 우수 대학 진학률 1위라는 명예를 얻었다. 당당히 명문사학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이러한 성과 뒤에는 세광고 출신 교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 물론 김시용 교장이 주축이 됐다.
1989년 여유교실에서 몇 명의 학생들을 대리고 함께 숙식하며 공부시켰다. 교사가 교실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아이들과 숙식을 하며 생활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스승이자 선배였기에 김 교장을 비롯한 동문 교사들은 기꺼이 이 일에 자원했다. 이렇게 해서 생긴 것이 바로 ‘한빛학사’다. 이제는 동문들의 지원으로 말끔한 시설도 갖췄으며 세광고의 상징이 됐다.
일부 학원가에서는 세광고 한빛학사 입사를 위한 별도의 수업을 진행할 정도다.
청주 김선일 기자 김정옥 리포터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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