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르포>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 음식물쓰레기 … '줄이기'만 대안

재활용 '믿을 수 있나', 광우병 '걱정된다'

지역내일 2001-02-18 (수정 2001-02-18 오후 7:27:32)
서울 송파구 H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부 김모(40)씨는 저녁 설거지가 끝나고 먹다남은 음식물쓰레기
를 꼭 짜서 한켠에 뒀다. 아침에 수위실 옆 분리수거통에 담을 요량에서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해온 일이라 분리수거를 하는데 어느정도 익숙해져 있다. 음식물쓰레기봉
투에 담아 버리던 예전에 비해 여간 편해진게 아니다. 봉투가 터질 걱정도, 한밤중에 돌아 다니는 고
양이 때문에 깜짝깜짝 놀랄 걱정도 없어졌기 때문이다.
서울시 각 자치구는 지난 98년부터 30평 이상의 대형음식점, 호텔, 급식소 등 음식물쓰레기가 많이 나
오는 곳은 의무적으로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를 시행하도록 법으로 규정해 놓았다. 이곳에서 나오
는 음식물은 재처리과정을 통해 사료나 퇴비 등으로 재활용되도록 돼 있다.
그러나 김씨는 품을 들여 분리수거한 음식쓰레기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잘 모른다.
또 요즘은 사회적으로 떠들석한 '음식물 쓰레기로 만든 사료를 소나 가축에게 먹이면 그 소가 광우병
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말이 정말인지도 무척이나 걱정스럽다.
서울 구로구 구로2동의 단독주택에 살고있는 주부 신모(37)씨의 경우는 20장에 1200원 하는 3리터짜리
전용봉투에 음식물쓰레기를 담아 버린다. 하지만 신씨는 "벌금 때문에 분리수거를 하지만 이를 수거
해 갈 때 일반쓰레기와 함께 가져간다. 집에서 분리수거를 해도 버릴 때 일반쓰레기와 같이 버리는
것 같다"며 괜히 비싼돈을 들여 헛수고하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서울시 음식물쓰레기의 일일배출량은 약 2600톤 규모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중 약 1200톤 정도가 재활
용시설에서 처리되고 나머지 1400톤 정도는 일반쓰레기와 같이 김포매립장에 매립된다.
서울시에는 모두 9개의 음식물쓰레기 재처리시설이 있다. 이곳에서 매일 약 300여톤의 음식물쓰레기
가 압착, 건조 등의 과정을 거쳐 퇴비나 사료로 가공되고 있다. 서울시에서 재처리되는 나머지 900여
톤의 음식물쓰레기는 인근 경기도의 처리시설이나 농가에 보내져 이곳에서 역시 사료나 퇴비로 재활
용된다.
그러나 재활용 과정에서의 문제점도 많이 있다.
먼저 사료나 퇴비로 재활용되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든다. 매립비는 톤당 약 1만6320원인데 비해 재처리
하는데 드는 비용은 약 5만원에서 6만원 가량이 든다. 3배이상의 비용이 더 드는 셈이다.
각 자치구에서 음식물쓰레기 재처리를 위탁받아 처리하고 있는 업체의 얘기를 들어보면 더욱 심각하
다. 이들이 자체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용량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음식물쓰레기를 사료화하는데
톤당 약 8만원 이상이 든다는 것이다. 업체의 입장에서 보면 마진이 하나도 안남는 '적자사업'이다.
서울시 폐기물관리과 관계자는 "위탁업체 입장에서 운영수지가 맞지 않기 때문에 업체가 몇 개 안된
다"며 "이 때문에 처리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게 문제"라고 말했다.
또 송파구청 재활용과 직원은 "구에서 사정사정해서 위탁업체를 선정하는 실정"이라며 "2005년 1월 1
일까지 음식물쓰레기 매립이 전면 금지돼 이때부터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모두 재활용해야 하는데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내 9개 처리시설의 최대처리용량은 415톤 정도다. 100% 가동하더라도 일일배출량 2600톤의
17% 정도밖에 처리하지 못하는 규모다.
하지만 재처리시설을 만드는데 걸림돌이 많다. 음식물쓰레기 특성상 재처리 과정에서 악취와 침출
수 등 환경오염요인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이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않는 한 지역주민
들이 자기동네에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을 세우는걸 곱게 볼리 없기 때문이다.
재처리된 사료와 퇴비를 활용할 수 있는가도 역시 문제다.
매일 서울시에서는 재활용처리를 마친, 퇴비와 사료로 사용되는 약 180여톤의 부산물이 나온다.
그러나 이들 부산물은 염분과 비닐 등 이물질 때문에 퇴비와 사료로 만드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특히 음식물에 많이 함유돼 있는 염분의 경우 그대로 퇴비로 쓰면 오히려 농작물 생장에 심각한 영향
을 미칠 만큼 치명적이다.
최근 몇몇 업체로부터 음식물쓰레기에 함유돼 있는 염분을 제거하는 기술이 개발되긴 했지만 이역
시 많은양의 물을 필요로 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
또 최근 제기되고 있는 '음식물쓰레기 사료의 광우병 유발' 문제도 불안하다.
관계자들은 "음식물쓰레기의 90%가 섬유질이고 육류의 비율은 거의 없다" 또 "음식물쓰레기는 돼지
나 닭에게 사용되고 소에는 거의 주지 않아 광우병과는 거의 무관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래도 께름
직하다.
음식물쓰레기 문제해결을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4년여에 불과하다. 오는 2005년부터 음식물쓰
레기는 모두 재처리과정을 통해 재활용돼야 한다고 법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금액면으로 1년에 8조원이 넘는 음식물쓰레기, 시민들은 "돈보다도 환경보호를 위해 반드시 체계적이
고 합리적인 처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자연을 해치지 않으면서 '버리면 쓰레기 모으면 자원'인 음식물쓰레기를 자원으로 만들 수 있는 현실
적인 대안모색이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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