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문 닫는다고 부조리 사라지나

정부 언론 교원단체 직무유기에 강력히 항의한다

지역내일 2006-05-15
스승의 날에 스승은 없다. 전국의 학교가 재량휴업일로 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특별휴가를 얻은 교사와 아이들의 마음이 마냥 편한 것은 아니다. 스승과 제자 사이에 미덕이라고 생각했던 풍경들은 하루아침에 사라지게 되었다.
스승을 찾아 모교를 방문하는 옛 제자들의 아름다운 관행은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게 되었고, 마음에 있든 말든 개구쟁이 아이들이 목청껏 높여 부르는 스승의 노래에 괜히 눈시울을 붉히는 교사들의 순수한 모습 역시 전설이 될 판국이다.
스승의 날이 재량휴업일로 바뀐 자리에 대신 들어 선 것은 언론의 마녀사냥식 ‘교사 때리기’다. 일부 언론은 앞 다투어 교사집단을 비난하기 바쁘다.
‘아직 촌지가 성행한다’, ‘10만원권 상품권을 모르게 받은 교사 무죄 선고’ 등 스승의 날을 맞이한 한풀이식 보도가 시청자들의 귀와 눈을 사로잡고 있다.
스승의 날에 막상 교사와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래서 무슨 소득을 얻게 되었는가? 이참에 한번 곰곰이 따져 보아야 한다.
학부모는 정말 촌지 걱정을 깨끗이 덜게 되었고, 교사집단은 촌지교사들 때문에 전체가 욕을 먹는 관행을 벗어나게 되었다고 손뼉을 치며 기뻐하는가? 결코 그런 것 같지 않다.
일부 부유층 학부모가 교사를 촌지로 유혹하는 관습과 전혀 상관이 없었던 대부분의 서민층 학부모들은 어느 날 대책 없이 찾아 온 휴업일에 자못 당황하고 있다. 가난한 맞벌이 부모의 자녀들과 그나마 무상급식으로 한 끼 점심을 때우던 결식아동들 역시 뜻밖의 사태에 답답해하고 있다.
알다시피 스승의 날 재량휴교라는 사태는 이 사회가 스승을 예우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다. 학교 측에서 스스로 빗발치는 교사집단에 대한 비난을 일시적으로 잠재우기 위한 ‘제 머리 깎기’의 소산물이다. 스승의 날을 쉰다고 해서 문제가 되었던 부분이 말끔히 가시는 것은 더욱 아니다.
어쩔 수 없이 도피성 휴업을 하는 교사들의 마음이 편하지 않듯이 자녀들의 부등교로 나타난 스승들의 반란(?)에 학부모들 역시 마음의 상처를 입고 있다.
오늘의 사태에 대해 정부당국과 언론은 자성과 대안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정부는 일부 교사들의 촌지수수 원인을 낳았던 교사집단의 왜곡된 승진구조 등 전근대적인 시스템을 고치기 위한 과학적 진단과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언론은 소수의 그릇된 사례를 침소봉대하여 전체 교사를 매도하는 관행을 접어야 하며, 무엇보다 전교조와 교총 등 교원단체의 노력이 요구된다.
교사집단 스스로 촌지를 받을 수밖에 없는 내부 분위기와 교육보다 오히려 승진과 대우에 민감한 문화 등 잘못된 일은 과감하게 드러내고 정부, 시민단체 등과 협력해 학교를 건강하게 만드는 학교혁신운동을 펼치면서 권리를 주장해야 학부모의 박수를 받을 수 있다.
정부와 언론, 교원단체의 직무유기에 대해 이 땅의 교사로서 강력히 항의한다.

김대유 서울 서문여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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