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보수이미지서 젊은 기업으로

⑥ 삼양

지역내일 2006-06-16 (수정 2006-06-16 오후 3:53:48)
사업다각화·적극적 M&A 등 공격경영
2010년 매출 6조, 자본수익률 20% 목표

대기업들도 부침이 있기 마련이다. 눈부신 성장을 기록할 때가 있는가 하면, 난관에 봉착해 침체에 빠질 때도 있다. 그중에는 초일류 기업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기업도 있고,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곳도 있다.
최근 재계에서는 오랜 정체기 또는 구조조정기를 거쳐 재도약을 시도하는 대기업들이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힘찬 발돋움을 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현황과 전략, 그리고 성공가능성을 짚어본다.

“그룹 비전 달성을 위해 새롭고 긍정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강한 리더십의 모습을 보여주십시오.”
지난달 12일 경기도 용인 퓨처 리더십 센터. 김 윤 삼양사 회장은 그룹 계열사와 전국 사업장에서 온 팀장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이날부터 3주간에 걸쳐 매주말 열리는 ‘팀장 리더십 활성화 워크숍’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임원들도 아니고 팀장급 직원들이, 그것도 삼양그룹 전 계열사 팀장들이 공동으로 참석하는 워크숍을 연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삼양그룹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선진경영기법 도입해 조직 개혁 = 올해로 82주년을 맞는 삼양그룹은 국내 기업 중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대표적인 장수기업이다.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만큼 ‘과거’ 또한 화려하다. 창립초기 간척 개간사업과 농장경영, 면방적 사업 등으로 우리나라 근대화의 초석을 놓았으며, 만주지역에 기업형 농장과 방적공장을 세우며 국내 기업 최초로 해외에 진출하기도 했다. 또 1950~1960년대에는 제당과 화섬을 앞세워 재계 5위에 오르는 등 국내 굴지의 재벌로 자리매김해왔다. 하지만 성장보다 안정만 추구하는 보수적 경영을 유지한 탓에 삼양그룹은 과거 위세를 잃고 신흥 대기업들에게 하나 둘씩 자리를 내주었다. 현재 재계 순위는 50위권 밖이다.
그런 삼양그룹이 제 2의 도약을 위한 대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낡고 보수적인 이미지에서 젊고 역동적인 기업으로 탈바꿈해 과거의 영예를 되찾겠다는 것이다.
삼양그룹의 변화는 김상홍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 윤 삼양사 대표이사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부터 시작됐다.
김 회장은 먼저 뿌리깊게 배어 있는 보수적인 기업문화와 낡은 경영시스템을 개혁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이를 위해 삼양그룹은 다른 대기업 보다 한발 앞서 직무성과급제와 멘토링제, ERP(Enterprisw Resource Planning 전사적 자원관리) 등 선진경영기법을 도입했다. 보수경영에서 벗어나 공격경영으로 나서기 위해서는 우선 내부부터 혁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직무성과급제도는 지위가 아니라 맡은 업무 성과에 따라 급여와 보상이 정해지는 시스템으로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냈다.
이에 앞서 2000년에 도입한 ERP시스템은 조직 효율성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ERP시스템은 회사내 불필요한 서류를 최소화하고 전직원이 업무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도록 해 경영자원 활용을 극대화했다.
내부 문화와 경영시스템이 합리화되면서 인재채용 방식도 달라졌다. 지난해 신입사원의 60%가 여성이었다는 점이나 올해부터 해외인재 채용에 나서고 있는 것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낡은 관행이 합리적인 기준에 의해 바뀌고 있는 것이다.

◆화학 식품 의약을 3대 핵심 사업으로 = 이같은 조직 혁신을 기반으로 김 윤 회장은 2004년 삼양사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하면서 그룹 비전을 발표했고, 지난해에는 ‘신기업문화 정립을 위한 삼양가치 선포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김 회장이 밝힌 비전은 ‘생활을 풍요롭고 편리하게 하는 기업’. 2010년까지 매출 6조원과 자본수익률 20% 이상 달성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삼양그룹은 우선 사업다각화에 나서 화학과 식품, 의약 등을 3대 핵심 성장 사업군으로 정하고 신사업 발굴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적극적인 M&A 등을 통해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글로벌화를 추진해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 결과 각 사업군별로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화학부문의 경우 지난해말에 LCD소재업체인 ADMS사를 인수, ‘삼양 EMS’를 출범시키며 디스플레이용 유기화학 소재사업에 첫 발을 내딛었다.
기존 화학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삼남섬유화학의 주력제품인 텔레프탈산(TPA)의 경우 국내외 설비 증설을 추진하는 한편, 연관 신소재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식품 부분에서도 삼양그룹은 2002년 베이커리 카페인 ‘믹스 앤 베이크’와 유기농 제품 전문 쇼핑몰인 ‘구텐모르겐’을 선보인데 이어 2003년 삼양사 식품사업부를 ‘큐원’이라는 브랜드로 통합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이 삼양사를 삼양라면을 만드는 삼양식품과 혼동하는 일은 사라질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졌다.
지난 4월에는 패밀리레스토랑 체인인 ‘세븐 스프링스’를 인수해 외식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도 했다.
삼양그룹은 식품분야에서 종합식품재료 및 기능성 식품을 주축으로 육성해나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제당 제분 유지 등 소재제품을 기반으로 하는 프리믹스 등 중간 가공제품을 연구하는 식품통합연구소를 출범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해외 M&A도 적극 시도 = 의약사업은 아직 비중은 높지 않지만 삼양그룹이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분야다. 지난 2001년 내놓은 항암제 ‘제넥솔’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수입되는 ‘탁솔’을 3분의 1 이상 대체했고, 금연보조제 니코스탑도 해외에서 각광을 받을 정도로 기본 실력은 갖췄다. 지속적인 연구개발(R&D)과 적극적인 M&A를 통해 전문의약업체로의성장을 목표로하고 있다.
삼양그룹은 특히 국내 M&A 시장은 물론 해외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기업이 있다면 적극적인 M&A를 통해 사업을 확장해간다는 방침이다. 김 윤 회장도 2010년까지 2조원을 M&A에 투자해 외형을 넓혀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삼양그룹은 기업문화가 유사한 유럽 M&A시장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해외 선진 업체와의 기술제휴, 해외 유수 대학과 컨소시엄 구성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겉으로 드러난 것 보다 내부 변화가 훨씬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몇년전과 비교하면 조직 문화나 분위기가 몰라보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삼양그룹의 변신 노력에 대한 시장 평가는 아직 유보적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삼양그룹은 보수적인 경영으로 탄탄한 내실을 갖춰왔다”며 “공격적인 경영으로 전환했을 때에도 삼양이 탄탄한 내실을 유지해갈 수 있을 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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