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뉴욕주식시장에는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하원 금융위원회 증언을 비롯해 다양한 뉴스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들이 미국 경제를 단기적으로 어둡게 그려 내, 결과적으로 증시의 바닥을 확인시켜 줄 지가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다.
월가는 이번 주 발표되는 경제 지표들이 예상보다 악화되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좋지 못한 지표들은 경제 전반에는 배드 뉴스이지만 주식시장에서는 그린스펀 의장이 추가금리인하를 결정하는 굿 뉴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 시사로 증시가 살아나는 '그린스펀 효과'는 잇단 실적 악화 경고에 눌려 버렸다. 하지만 지난 23일에는 달랐다. 다음달 20일로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앞서 이르면 이번 주 금리가 인하될 수 있다는 소식에 나스닥 지수가 오후 들어 반등, 연속 하락 행진이 나흘로 멈춘 것이다.
조기 금리인하는 그린스펀 의장이 미 경제의 최대 변수로 지목한 '소비자 신뢰'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이번 주 화요일(27일) 컨퍼런스 보드가, 금요일(3월2일)에는 미시건대가 2월중 소비자신뢰지수를 발표한다. 두 지수는 성격이 같지만 조사대상의 차이로 직접 비교되지는 않는다.
주목되는 소비자 신뢰 및 NAPM지수
컨퍼런스 보드의 소비자 신뢰지수는 1월 예상을 깨고 전달(128.6)보다 크게 낮아진 114.4를 기록하면서 미 경제 침체 우려를 증폭시켰던 지표다. 이 지수는 2월 111.5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살로먼 스미스 바니는 이 지수가 1992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질 것 전망이다.
그러나 FRB가 이 지수만을 보고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자칫 '도덕적 해이'를 초래한다는 비난을 살 공산이 크다. 전문가들은 다음날 오전 9시 30분(현지시간) 그린스펀 의장의 하원 증언일정을 감안, FRB가 목요일(3월1일)의 2월중 제조업부문 구매관리자협회(NAPM) 지수를 지켜볼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NAPM 지수는 지난해 12월중 44.3%로 떨어지며 FRB의 전격적인 금리 인하를 유발했고, 올 1월중 41.2%로 1991년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달에는 금리 인하 등으로 소폭 개선된 41.8%로 추산됐다. 그러나 이는 경기 침체로 간주되는 선을 밑도는 것이다. 이에 앞서 화요일(27일) 발표되는 1월중 내구재 주문은 전달 2.1% 증가에서 0.5% 또는 1.8% 하락으로 반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NAPM지수와 내구재 주문이 이 수준에 그칠 경우 소비 심리 위축을 분명히 하면서 FRB의 조기 금리인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수요일(28일) 상무부가 발표하는 지난해 4/4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 역시 마찬가지. 4분기 GDP는 앞서 1.4% 성장한 것으로 추정됐으나 12월중 경상수지 적자가 예상보다 커진 데다 재고 조정으로 인해 1.0%로 낮춰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화요일(27일)의 1월중 신규주택 판매, 목요일(3월 1일)의 1월중 개인 소비는 금리 인하 여파로 호전될 전망이나 소비자신뢰지수 등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지표다.
기업 실적 경고 지속될듯
모토로라와 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불을 댕긴 실적악화 경고는 이번 주에도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월요일(26일) 구조조정안을 발표하며 올해 영업손실폭 전망치 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애널리스트들과 모임을 갖는 EDS(26일), 게이트웨이와 퀄컴(28일) 등도 투자자들에게 희소식을 내놓지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퍼스트콜에 따르면 올 1분기 실적을 경고한 업체는 지난주 현재 321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6개에 비해 크게 늘었지만 4/4분기의 726개에 비해서는 여전히 적다. 실적 경고 행진이 끝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결국 이번 주 뉴욕증시는 그린스펀 의장의 일거수 일투족에 주목하는 'FRB 장세'가 펼쳐질 전망이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