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 시인 아들 형제 만남

지역내일 2001-02-26
북으로 간 시인을 아버지로 둔 남과 북의 형제자매들이 마침내 반세기만에 만나게 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정지용 시인의 장남 구관(74·남측)씨와 딸 구원씨(68·남측), 그리고 3남 구인(67·북측)씨 등 3남매.
구관씨는 이번 3차 이산가족 상봉을 앞두고 동생 구인씨에게 전달하기 위해 지난 22일 부모님과 함께 찍은 가족사진을 마련했다. 부모님과 4남매의 어릴 적 모습이 생생한 이 사진은 원본을 컴퓨터로 스캐닝한 것.
구인씨는 또 "늦게나마 계수씨에게 전해줄 옷감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정 시인과 이들 남매들이 헤어지게 된 것은 지난 50년 8월쯤. 갑자기 남하한 인민군에 의해 정시인이 구금되고 둘째 동생 구익씨(당시 19세)와 막내동생 구인씨(당시 17세)가 행방불명 된 것.
그후 여동생과 함께 남한에 남게 된 구관씨는 항상 '월북시인의 아들'이라는 꼬리표에 묶여 정상적인 직장생활은 생각도 못한 채 세월을 보내게 됐다고 회고했다.
"살다 보니 인생이 너무 단촐해. 각종 허드렛일을 하다가 68년부터 탄광사업을 하게 됐는데 우연히 납북된 아버지의 흔적을 발견했고, 아버지의 해금을 위해 10여 년을 돌아다녔지. 그 후 10여 년이 지나 그리운 동생을 만나게 되고, 그러고 나니 죽을 나이가 가까워지고 있구만."
동생 구인씨에 대한 구관씨의 기억은 아직도 선명하다. 4남매 중 가장 인물이 좋고 총명해 아버지의 남다른 귀염을 받았다. 그렇지만 행방불명된 동생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고, 결국 지난 95년쯤 행정당국에 동생의 사망신고를 접수했다.
그러나 2년뒤인 97년 연변 지용제에 참석했다가 우연히 연변 문학인들을 통해 동생이 아직 북한에 살아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방송사 기자로 일하다 퇴임하고 방송위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
"죽었던 동생이 되살아나는 순간이었어. 그런데 이제 만나 다시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니목이 메이는구먼."
한편 문학계는 정 시인 아들형제의 만남을 통해 북송 이후 정 시인의 추가 행적이 드러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까지는 북송된 정시인이 감옥에서 폭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정부 정이훈 기자 ihjung@naeil.com

인터뷰: 3차 이산가족 상봉단에 낀 시인 정지용의 장남 구관씨
주제: 다시 헤어질 것 생각하면 목이 메인다
사진 1, 구관씨가 어렸을 적 부모와 함께 찍은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 2, 시인 정지용 가족 사진, 부부와 딸 구원씨, 그리고 구관씨, 구인씨, 구익씨(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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