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숨소리, 시간의 흔적 / 이석우 / 인디북 / 2만5000원
‘역사속에는 미술이 함께 있고, 미술에는 언제나 역사가 묻혀 있었다. … 역사가 지나간 세월의 흔적이고 사라질 과거의 망각과 상실에 대항하는 것이라면, 미술 역시 순간으로 사라질 아름다움과 시대적 흐름을 화면속에 잡아두는 반시간적인 것이다.’
노년의 역사학자과 역사와 미술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과거 유명 미술작품을 해설한 미술사책이 아닌 각종 시간의 흔적을 자신의 글과 그림으로 읊는 것이다.
이석우 교수(현 경희대 중앙박물관장)가 펴낸 ‘역사의 숨소리, 시간의 흔적’은 저자의 역사인식과 미학적 사색을 솔질하게 밝혀낸 책이다.
이 책의 1부는 저자의 역사인식을 수필의 형식으로 그려내고 있고, 2부는 저자의 그림과 해석이 뒤따르고 있다. 마치 자서전과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저자의 역사 인식과 다양한 분야의 해박한 지식을 맛보고 있노라면 역사와 미술이 한데 어우러진 지성서라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저자는 역사학자지만 학자가 되기 전에는 화가지망생이었다.
그러나 역사학자가 그림을 이야기 하면 미술사 연구가나 화가들로부터 눈총을 받아왔다. 그러나 지금은 학문의 영역과 장르 사이에 벽이 없어지는 퓨전과 융합의 시대다.
그림을 좋아하는 역사학자라고 해도 자신의 영역에 대해 부족함이 없다. 저자는 10년전 영국 왕립역사학회로부터 한국 사학자로는 처음으로 ‘해외펠로우’로 선정된 바 있다. 저자가 해외펠로우로 선정될 당시 영국 왕립역사학회의 해외펠로우는 48명에 불과했다. 동양에서는 인도 2명, 중국, 일본 각 1명이었다.
저자의 역사인식의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저자는 역사와 미술의 연관관계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를 해왔다. 미술 속에는 역사의 흔적이 고여 있고, 역사의 동력에는 서정성이 기반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저자가 그동안 펴낸 미술관계 서적인 ‘그림, 역사가 쓴 자서전’(시공사), ‘역사의 들길에서 내가 만난 화가들’(소나무), ‘예술혼을 사르다 간 사람들’(아트북스), ‘명화로 만나는 성경은 새롭다’(예영) 등을 목록만 들어도 역사와 미술에 대한 연구 활동을 심상치 않게 했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아름다움을 찾아 나서야 만나는 대상이 아니고 주변어디에나 있지만 발견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가 책에 내놓은 그림만 보더라도 쉽게 저자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눈에 들어오는 앞산’, ‘동네 집들과 교회’, ‘아무것도 없음에 오히려 볼거리가 되는’ 등이 대표적인 예다.
산책길에서, 창밖을 보다가 공원에서, 사색에 잠기다가 잡아낸 화면을 스케치북에 옮겨냈다.
그는 “그토록 아름다운 것들을 그냥 지나칠 수 있느냐”며 독자들에게 말한다.
저자의 역사에 대한 관심은 ‘역사를 움직이는 궁극적인 힘’에 근원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됐다. 그가 내린 결론은 역사는 결국 자기를 찾아가는 과정이자 자신의 외부의 힘을 분별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규정한다.
각종 사관에 입각한 역사보다 미학적으로 분석한 역사 인식은 특이하다. 저자는 “역사와 미적탐구는 동일 선상에 있다”며 “선과 악, 아름다움과 추함은 대립개념이 아닌 우주질서를 완성시키는 협력 보조적 관계로 파악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인문학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호소가 공허한 구호가 된 상황에서 저자는 인문학의 필요성과 가치창출에 대해 역설한다.
“인문학이 인문학으로 존재하는 것은 자연과학과 동일하지 않은 기조 위에 있기 때문임을 상기해야겠다. … 인문학 위기의 일차적 책임은 인문학 당사가들에게 돌아갈지도 모른다. 인문학에 회의하고 방황하는 젊은이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어떻게 현실사회에 대응하며 인문학적 가치를 창출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경청하며 공동의 해답을 구하는 노력이 경주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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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에는 미술이 함께 있고, 미술에는 언제나 역사가 묻혀 있었다. … 역사가 지나간 세월의 흔적이고 사라질 과거의 망각과 상실에 대항하는 것이라면, 미술 역시 순간으로 사라질 아름다움과 시대적 흐름을 화면속에 잡아두는 반시간적인 것이다.’
노년의 역사학자과 역사와 미술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과거 유명 미술작품을 해설한 미술사책이 아닌 각종 시간의 흔적을 자신의 글과 그림으로 읊는 것이다.
이석우 교수(현 경희대 중앙박물관장)가 펴낸 ‘역사의 숨소리, 시간의 흔적’은 저자의 역사인식과 미학적 사색을 솔질하게 밝혀낸 책이다.
이 책의 1부는 저자의 역사인식을 수필의 형식으로 그려내고 있고, 2부는 저자의 그림과 해석이 뒤따르고 있다. 마치 자서전과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저자의 역사 인식과 다양한 분야의 해박한 지식을 맛보고 있노라면 역사와 미술이 한데 어우러진 지성서라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저자는 역사학자지만 학자가 되기 전에는 화가지망생이었다.
그러나 역사학자가 그림을 이야기 하면 미술사 연구가나 화가들로부터 눈총을 받아왔다. 그러나 지금은 학문의 영역과 장르 사이에 벽이 없어지는 퓨전과 융합의 시대다.
그림을 좋아하는 역사학자라고 해도 자신의 영역에 대해 부족함이 없다. 저자는 10년전 영국 왕립역사학회로부터 한국 사학자로는 처음으로 ‘해외펠로우’로 선정된 바 있다. 저자가 해외펠로우로 선정될 당시 영국 왕립역사학회의 해외펠로우는 48명에 불과했다. 동양에서는 인도 2명, 중국, 일본 각 1명이었다.
저자의 역사인식의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저자는 역사와 미술의 연관관계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를 해왔다. 미술 속에는 역사의 흔적이 고여 있고, 역사의 동력에는 서정성이 기반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저자가 그동안 펴낸 미술관계 서적인 ‘그림, 역사가 쓴 자서전’(시공사), ‘역사의 들길에서 내가 만난 화가들’(소나무), ‘예술혼을 사르다 간 사람들’(아트북스), ‘명화로 만나는 성경은 새롭다’(예영) 등을 목록만 들어도 역사와 미술에 대한 연구 활동을 심상치 않게 했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아름다움을 찾아 나서야 만나는 대상이 아니고 주변어디에나 있지만 발견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가 책에 내놓은 그림만 보더라도 쉽게 저자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눈에 들어오는 앞산’, ‘동네 집들과 교회’, ‘아무것도 없음에 오히려 볼거리가 되는’ 등이 대표적인 예다.
산책길에서, 창밖을 보다가 공원에서, 사색에 잠기다가 잡아낸 화면을 스케치북에 옮겨냈다.
그는 “그토록 아름다운 것들을 그냥 지나칠 수 있느냐”며 독자들에게 말한다.
저자의 역사에 대한 관심은 ‘역사를 움직이는 궁극적인 힘’에 근원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됐다. 그가 내린 결론은 역사는 결국 자기를 찾아가는 과정이자 자신의 외부의 힘을 분별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규정한다.
각종 사관에 입각한 역사보다 미학적으로 분석한 역사 인식은 특이하다. 저자는 “역사와 미적탐구는 동일 선상에 있다”며 “선과 악, 아름다움과 추함은 대립개념이 아닌 우주질서를 완성시키는 협력 보조적 관계로 파악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인문학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호소가 공허한 구호가 된 상황에서 저자는 인문학의 필요성과 가치창출에 대해 역설한다.
“인문학이 인문학으로 존재하는 것은 자연과학과 동일하지 않은 기조 위에 있기 때문임을 상기해야겠다. … 인문학 위기의 일차적 책임은 인문학 당사가들에게 돌아갈지도 모른다. 인문학에 회의하고 방황하는 젊은이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어떻게 현실사회에 대응하며 인문학적 가치를 창출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경청하며 공동의 해답을 구하는 노력이 경주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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