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복귀 이후

최악 상황서 돌아온 창당 주역

전국 조직 구축하며 대권 레이스 본격 시동 … 호남 주도권 놓고 고 건 전총리측 ‘긴장’

지역내일 2006-07-26 (수정 2006-07-26 오전 9:21:13)
문패; 천정배 장관 복귀, 당내 역학관계 변화하나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이 돌아왔다. 지방선거 패배 이후 ‘난파선’과 진배없는 열린우리당에 창당주역의 한사람인 그가 돌아왔다.
여권 내 잠재적 대선 예비후보로 거론되는 천 전장관이지만 7·3 개각 이후 한달도 안 돼 사의를 표명하고 당에 복귀하는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우호적이지 못하다.
어정쩡한 시점에다 뚜렷한 복귀 명분도 없기 때문이다. 삼성 에버랜드 항소심 재판과 썬앤문 수사 재개 등과 맞물려 비자발적 복귀 논란이 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근태 비대위 체제에 창당 주역의 한사람이 복귀한다는 점에서 당내 세력판도 변화를 점치는 인사도 많다. 정동영 전의장이 독일로 단기 연수를 떠난 시점에 복귀함으로써 정 전의장의 빈자리를 채우지 않겠냐고 보는 시각도 있다.
또 당에 복귀한 천 전장관이 앞으로 대권 예비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정계개편 능동 대처용? =
천 전장관의 복귀에 대해 당내에서는 과거 천정배·정동영·신기남으로 대표되던 이른바 ‘천신정’의 주류 복원을 점치는 인사들이 많다. 천 전장관이 김근태 체제 이후의 ‘당내 정권교체’에 대응할 것이라는 얘기다. 정동영 전의장의 공백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김근태 체제에 대응하기 위해 누군가 균형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당내 인사들의 공감대도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
또 우리당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정계개편 움직임과 연관 지어 천 전장관의 복귀를 해석하는 인사도 있다.
우리당 한 관계자는 “연말께로 정계개편의 시점은 늦춰졌지만, 한화갑-정대철 회동 등 일찌감치 개편을 앞둔 제 세력의 이합집산 움직임은 가시권에 들어왔다”며 “이같은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며 “천정배 장관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당과 청와대가 외형상 내키지 않는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김근태-김한길 투톱체제가 삐끄덕 거리는 동안 지도부와 당 소속 의원간 괴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질서 있는 퇴각’을 얘기하고 있지만 실상은 ‘총체적 난국’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당 안팎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런 과정에 자연스럽게 천 전장관의 역할이 생길 것이라는 얘기다.
위 인사는 “누군가 당청, 투톱, 지도부-의원간 ‘가교’ 역할을 해야 할 필요성은 그만큼 커졌다”며 “천 장관이 반드시 적임자는 아니지만, 창당 주역의 한사람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권예비주자로서의 한계와 과제 =
또한 여권의 잠재적 대권예비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천정배 전장관의 복귀는 1년5개월 앞으로 다가온 2007년 대권 레이스가 본격화할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범여권 대선예비후보간 호남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천정배 전장관을 포함 고 건 전총리와 정동영 전의장 등이 모두 호남출신이기 때문이다.
고 건 전총리와 정동영 전의장이 전북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반해, 천정배 전 장관은 전남 목포 출신으로 전남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천 전장관의 당 복귀가 결정된 이후 가장 긴장하고 있는 측이 고 건 전총리라는 얘기도 나온다. 기반이 완전히 겹치는 정동영 전 의장보다 천 전장관이 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얘기다. 전남이 호남에서 정치적 비중과 영향력이 좀 더 크다는 점에서 고 전총리측의 이런 우려도 설득력이 없진 않다.
그러나 장관에서 정치인으로 갓 복귀한 천 전장관의 지금까지의 ‘차기주자’로서의 성적은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지난 7월 7-8일 내일신문과 한길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열린우리당내 차기 정치인에 대한 평가에서 천정배 전장관은 3.1% 지지에 그쳐 10.3% 지지율을 기록한 정동영 전의장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당시 김근태 의장이 11.7%로 가장 높았고, 강금실(11.0%), 정동영(10.3%), 이해찬(9.2%) 순이었다.
열린우리당 지지층에서조차 천 전장관에 대한 지지율은 가장 낮았다. 정동영 전의장(19.7%)과 김근태 의장(16.3%)이 두자릿수를 기록한 데 반해, 천 전장관은 6.9%P에 그쳤다.
당에 복구한 천 전장관은 앞으로 차기주자로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당분간 전국조직기반 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전해진다.
천 전장관측 동향에 정통한 한 정치권 인사는 “천 장관이 운영중인 ‘동북아전략연구소’는 현재 열댓 명 정도의 인원으로 구성돼 있지만, 조만간 주요 시도나 권역별 지부 설립에 착수해 전국조직화로 방향을 잡을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대선 준비를 위한 지역조직 책임자들도 발굴, 선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창당 주역’으로서 우리당에 등돌린 민심을 어떻게 되돌릴 지 구체적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 측근은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시간을 갖고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모색해 볼 것”이라며 “당이 어느 때보다 위기상황에 놓여 있는 만큼, 우선적으로 우리당이 바로 서는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구자홍 기자 j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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