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경기 더블딥, 희망이라도 보여야지

지역내일 2006-07-27
경기 더블딥, 희망이라도 보여야지

우려했던 대로 경기가 끝내 가파르게 하강하고 있다. 1년 간의 짧은 상승기를 지나 다시 하강국면으로 떨어지는 더블딥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는 상승기류 속에서 일시 하락하는 ‘소프트 패치’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하지만 민간연구소들은 경기하강국면이 가시화됐다고 보고 더블딥 초기로 규정하고 있다.
한은이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은 전분기보다 0.8%성장에 그쳐 5분기 만에 가장 낮았다. 한은이 불과 20여일 전에 전망했던 전분기 대비 0.9%, 전년 동기 대비 5.5% 성장에 밑도는 수준이다. 그러니까 20여일만에 전분기보다 0.1%포인트, 전년 보다는 0.2%포인트나 내려앉은 셈이다. 한은의 예측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경기 둔화 속도가 정부나 한은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정부의 낙관론이 빗나가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수렁에 빠져들고 있는 건설경기 … 대외변수도 잿빛투성이
경기를 이처럼 급격하게 끌어내리는 주요인은 건설경기의 급락이다. 민간 소비와 설비투자가 좋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지만 건설투자가 전기 보다 3.9%나 급감하면서 전체 성장률을 깎아내렸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세금폭탄 등의 영향으로 건설투자는 8년만에 최악의 감소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 급등과 외환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교역조건이 악화되어 실질 무역손실액도 2분기에만 17조원에 이르러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문제는 경기하강이 정부의 낙관처럼 소프트 패치에 그치지 않고 내년에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이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기는 지난해 4분기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이런 추세로 가면 올 하반기 4%성장도 어려울 전망이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회복세를 타고 있다고는 하지만 썩은 동아줄에 매달려 있는 꼴이다. 백화점 매출이 줄어들고 자영업자의 휴폐업이 속출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불안한 소비전망을 읽을 수 있다.
전체 경기에 대한 파급효과가 가장 큰 건설경기가 수렁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 최대 불확실 요인이다. 민간용 주거용 사업용 할 것 없이 건설투자의 부진 징후가 뚜렷하여 이미 나타난 하강 속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대외변수도 잿빛 투성이다. 국제유가가 끝 모르게 오르고 있다. 고금리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인플레이션을 대비하여 긴축정책으로 선회했다. 보호무역 장벽은 높아지고 있다. 한국 경제의 순항을 가로막는 험한 파도다.
경기가 나빠지면 제일 먼저 고통을 당하는 쪽은 서민이다. 빈곤층은 더 고통스럽다. 경기가 나쁘고 희망이 보이지 않으면 기업이 투자를 꺼려한다. 투자가 없으면 일자리가 늘지 않는다. 경영이 악화되면 소득도 늘지 않는다. 일자리가 줄고 지갑이 비면 소비도 줄게 된다. 경기는 더욱 나빠지기 마련이다.
올 상반기 제조업분야에서 일자리가 7만5000개 정도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일자리를 구할 수 없어 취업을 아예 포기한 사람도 12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취업교육조차 받지 않고 무위도식하는 ‘니트’족도 80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실업자 천국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고용 없는 성장’으로 패턴이 바뀐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성장 없는 고용증대는 기대할 수 없다.

경제 어려울 때일수록 꿈과 희망주는 리더십 중요
그런데도 정부는 현실과 동떨어진 낙관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낙관이 빗나가 경제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데도 정부는 그 낙관론의 끈을 놓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심리지표 하락, 유가급등, 환율하락, 북한 미사일 사태 등으로 경제성장의 하방위험이 커지고 있는데 유의하여 정책조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정부는 끄떡도 하지 않는다.
경제는 심리적 영향을 많이 받는다. 심리는 전이도 빠르고 넓다. 부정적인 사고에 불안감이 커지면 실물경제는 나빠진다. 반대로 긍정적이고 희망이 보이면 실제로 경기는 좋아진다. 심리효과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울 때일수록 꿈과 희망을 주는 리더십과 비전정책이 필요하다. 희망을 주지 못하는 근거 없는 낙관론은 공허할 뿐이다. 희망 있는 정책개발을 위해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김 진 동 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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