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무릎꿇을 때까지 공부할래요”

이용수 정신대 할머니, 대학원 명예학생 수료

지역내일 2001-03-04 (수정 2001-03-04 오후 7:01:24)
“정신대 문제 때문에 일본을 갔어요. 그런데 일본을 너무 몰랐어요. 그들을 이기기 위해서는 먼저
알아야 하는데….”
일제 정신대 피해자인 이용수(73·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할머니가 비록 명예학생의 신분이지만 대학
원 과정인 경북대 사회교육원을 수료했다.
대학원 수료기념사진을 찍기위해 4일 학교를 찾은 이 할머니는 곱게 차려입은 한복 위에다 푸른색 띠
가 둘러져 있는 가운을 입으며 매무새를 추스리다 쉽지 않았던 지난 5년이 떠오르는 듯 잠시 손길을
멈추었다.
“96년 초, 일본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방법이 없었어요. 이 같은 얘기를 전해들은 주위
분들이 도와줬어요. 정말 고마운 분들입니다.”
같은 해 사회교육원 명예학생으로 등록한 이 할머니는 3년의 학부과정과 2년간의 대학원 과정을 이수
했다. 이 할머니는 특히 일본어와 역사 공부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역사를 왜곡하는 일제를 반드시 무릎꿇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필기는 생각조차 못했어요. 수업을 듣는 것 만해도 무척 힘이 들었어요. 몇 번이고 포기할까 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그때마다 동료 학생들이 적극 도와주었어요.”
이 할머니는 어쩌면 형극과도 같았던 수학 과정을 담담하게 들어주었다.
대동아 전쟁이 한 창이던 43년, 봉우리를 피우기도 전인 14살 때 집(대구시 북구 칠성동)으로 쳐 들어
온 일본군과 경찰에 의해 대만까지 끌려간 이 할머니는 해방 이듬해까지 일제 위안부로 전락해 오욕
을 세월을 살았다.
46년, 고향으로 돌아 온 그에게 남겨진 것은 자신을 기다리다 병든 어머니와 만신창이 육신, 주변의
따가운 시선밖에 없었다. 그때부터 여자로써의 삶을 포기한 이 할머니는 40여 년을 숨어 지내며 모
진 삶을 헤쳐가야만 했다.
지난 92년 이 할머니는 일제의 만행을 폭로해야겠다고 굳게 결심했다.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
요집회에 참가하고 대구지역 정신대 할머니들과 활발하게 교류하기 시작했다. 일제만행 규탄운동에
앞장서는 등 활발한 사회운동을 펼쳤다.
지난해에는 ‘2000 도쿄 여성국제전범재판’에 증인으로 출석, 일제의 만행을 폭로한 공로가 인정돼
미 의회가 주는 인권상을 받기도 했다.
이 할머니는 북한에 있는 정신대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반세기가 지나도 반성하지 않
는 일본을 원망하기 보다는 힘을 합쳐 이기기 위해서다.
“피해자가 엄연히 살아있는데도 최근 들어 일본은 정신대를 교과서에서 삭제하는 등 역사를 왜곡하
고 있습니다. 정신대 문제는 우리 나라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몫입니다. 그 날이 하루라도 빨리
올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해야겠어요.”
대구 유선태 기자 yous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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