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연구사, 보람 있지?
홍 승 표 (서울특별시교육연구정보원 원장)
지루한 장마 뒤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밤11시가 넘었는데도 남산공원에는 벤치에 앉아 있거나 서성거리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아마도 열대야 때문에 잠 못 드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내가 근무하는 사무실은 남산공원 안에 있어서 피곤한 눈을 쉬기에는 아주 좋은 곳이다. 야경 또한 일품이다. 잠시 야경을 감상하고 있는데 마침 늦게까지 야근을 하다 퇴근하는지 홍 연구사가 내방에 들어오며 “저 먼저 퇴근하겠습니다”하며 인사를 한다.
40대 중반의 가정주부인 홍 연구사가 맡은 일중에 ‘수업개선지원단’운영이라는 업무가 있다. 교사들의 전문성을 높여주기 위해 경력이 많고 수업기술이 탁월한 교사들로 ‘수업개선지원단’을 조직하여 이 들이(멘토) 경력이 짧거나 더 배우기를 원하는 교사(멘티)를 상대로 수업기술의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컨설팅활동을 자발적으로 하고 있다.
얼마 전에 이들이 그 동안 활동한 내용들을 발표하는 자리가 있었다. 멘토교사가 후배교사를 헌신적으로 이끌어 줌으로 많은 보람을 느꼈다는 사례발표에 이어 경력 2년차의 오 선생이 발표를 하게 되었다. 평소 어리고 철부지 교사로만 알았던 그녀가 교사로서의 바른 자세와 수업기술을 멘토인 김 교사에게 배우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또박또박 발표할 때 어쩌면 저렇게 똑똑할까? 퍽이나 자랑스러웠다. 그리고 수업을 잘하여 소속 학교의 많은 교사들에게 칭찬을 받게 된 것은 모두 이런 활동을 통해 열심히 도와준 멘토 김교사 덕분이라며 매우 고마워했다. 이 때 많은 사람들이 우뢰와 같은 박수를 쳤다. 가슴 뿌듯함에 아마도 정이 많은 노교장님들은 딸 같기만 한 어린교사의 대견함에 목이 메인 분들도 있었으리라. 그런데 그 일이 거기서 끝났으면 “그래 참 잘했어”하는 정도로 지나가고 말았을 것이다. 오교사의 발표가 끝나자 멘토인 김교사가 단상으로 올라가 감격의 포옹을 하며 후배를 격려하였다.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모른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그래 바로 이거야.
일부이기는 하지만 공교육을 불신하는 사회 분위기와 변화를 거부하는 대표적인 집단이 교사집단이라고 매도되고 있는 작금의 교육현실, 그 속에서 서로 실속 없이 다투며 자신들의 욕심 채우기에만 급급하다는 평을 듣는 우리교육 현실 가운데 이런 선생님들을 보면 교육현장의 바람직한 변화를 몸으로 느끼며 위축되었던 마음이 다시 기운을 차리게 된다. 선후배간에 밀어주고 끌어주며 바른 교육에 몸 바치는 저 모습을 보라. 저렇게 교육현장이 조금씩 변해가고 있지 않은가?
모두가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서울학생들의 학력신장을 위해 도움이 되고자 밤낮없이 노력하는 우리 연구정보원 가족들이 너무 고맙다. 그리고 미안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
그러나 나는 내일도 이렇게 말하고 있을 것이다. “홍 연구사, 고생이 많아요. 그러나 보람 있지?”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홍 승 표 (서울특별시교육연구정보원 원장)
지루한 장마 뒤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밤11시가 넘었는데도 남산공원에는 벤치에 앉아 있거나 서성거리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아마도 열대야 때문에 잠 못 드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내가 근무하는 사무실은 남산공원 안에 있어서 피곤한 눈을 쉬기에는 아주 좋은 곳이다. 야경 또한 일품이다. 잠시 야경을 감상하고 있는데 마침 늦게까지 야근을 하다 퇴근하는지 홍 연구사가 내방에 들어오며 “저 먼저 퇴근하겠습니다”하며 인사를 한다.
40대 중반의 가정주부인 홍 연구사가 맡은 일중에 ‘수업개선지원단’운영이라는 업무가 있다. 교사들의 전문성을 높여주기 위해 경력이 많고 수업기술이 탁월한 교사들로 ‘수업개선지원단’을 조직하여 이 들이(멘토) 경력이 짧거나 더 배우기를 원하는 교사(멘티)를 상대로 수업기술의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컨설팅활동을 자발적으로 하고 있다.
얼마 전에 이들이 그 동안 활동한 내용들을 발표하는 자리가 있었다. 멘토교사가 후배교사를 헌신적으로 이끌어 줌으로 많은 보람을 느꼈다는 사례발표에 이어 경력 2년차의 오 선생이 발표를 하게 되었다. 평소 어리고 철부지 교사로만 알았던 그녀가 교사로서의 바른 자세와 수업기술을 멘토인 김 교사에게 배우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또박또박 발표할 때 어쩌면 저렇게 똑똑할까? 퍽이나 자랑스러웠다. 그리고 수업을 잘하여 소속 학교의 많은 교사들에게 칭찬을 받게 된 것은 모두 이런 활동을 통해 열심히 도와준 멘토 김교사 덕분이라며 매우 고마워했다. 이 때 많은 사람들이 우뢰와 같은 박수를 쳤다. 가슴 뿌듯함에 아마도 정이 많은 노교장님들은 딸 같기만 한 어린교사의 대견함에 목이 메인 분들도 있었으리라. 그런데 그 일이 거기서 끝났으면 “그래 참 잘했어”하는 정도로 지나가고 말았을 것이다. 오교사의 발표가 끝나자 멘토인 김교사가 단상으로 올라가 감격의 포옹을 하며 후배를 격려하였다.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모른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그래 바로 이거야.
일부이기는 하지만 공교육을 불신하는 사회 분위기와 변화를 거부하는 대표적인 집단이 교사집단이라고 매도되고 있는 작금의 교육현실, 그 속에서 서로 실속 없이 다투며 자신들의 욕심 채우기에만 급급하다는 평을 듣는 우리교육 현실 가운데 이런 선생님들을 보면 교육현장의 바람직한 변화를 몸으로 느끼며 위축되었던 마음이 다시 기운을 차리게 된다. 선후배간에 밀어주고 끌어주며 바른 교육에 몸 바치는 저 모습을 보라. 저렇게 교육현장이 조금씩 변해가고 있지 않은가?
모두가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서울학생들의 학력신장을 위해 도움이 되고자 밤낮없이 노력하는 우리 연구정보원 가족들이 너무 고맙다. 그리고 미안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
그러나 나는 내일도 이렇게 말하고 있을 것이다. “홍 연구사, 고생이 많아요. 그러나 보람 있지?”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