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주가와 알코올 중독자의 차이
안 종 주 (국민건강보험공단 상임이사)
우리 사회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술을 마시거나 술자리는 절대 사양하지 않는 사람을 두고 애주가라고 한다. 우리말로 풀이하면 술을 사랑하는 사람 또는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말이 애주가이지 실은 알코올 중독자이다. 심한 담배 중독자를 애연가라고 불렀듯이 알코올 중독자들을 애주가라고 불렀던 것이다. 불과 10 여 년 전만 해도 외국에 다녀오면 담배를 사와 동료들에게 나눠주던 풍습이 있었다. 지금은 이런 풍습 대신에 양주 한두 병을 사와 동료들과 함께 회식을 하곤 한다. 담배 권하는 사회에서 술 권하는 사회로 바뀐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담배 권하는 사회는 사라지고 술 권하는 사회는 여전히 살아 있는 것이다.
술의 폐해는 담배 못지않다. 술 또한 담배와 더불어 각종 암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뿐만 아니라 음주운전사고, 음주안전사고, 음주 후 폭행·성폭행·가정폭력·성희롱 등 여기서 일일이 꼽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사회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흔히들 담배는 백해무익한 반면 술은 친교를 돕고, 소화에도 좋고, 울적한 기분까지 달래준다고 한다. 술에는 순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맞는 말이기도 하다.
잘못된 회식문화, 절주운동 절실
하지만 술은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더 큰 것이 사실이다. 우리 사회에서 금연운동은 활발한데 절주운동은 명함도 제대로 내밀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술의 역사가 오래된 탓도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 술 권하는 문화, 술을 마시고 폭언과 폭행을 하는 등 문제 행동을 벌이는 사람조차 관대하게 대하는 문화가 너무나 뿌리 깊은 탓도 있다. 여기에다 술의 긍정적인 측면을 너무 강조해 온 탓도 있지 않을까.
우리 사회가 술 권하는 사회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가운데는 잘못된 회식문화, 특히 2차, 3차를 가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들어 있다. 또 다른 사람에게 술잔을 권하기와 폭탄주 돌리기, 한꺼번에 들이키기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이런 악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범국민 절주운동과 올바른 술 문화가 필요하다. 이 운동을 앞장서서 벌여야 할 곳이 정치권과 정부, 언론 등이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앞장서야 할 곳이 오히려 잘못된 술 문화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는다. 정치인들이 폭탄주를 마시고 성희롱을 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벌인 사례는 여기서 일일이 꼽는 것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자주 벌어지고 있다. 대중매체도 예외는 아니다.
절주운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대한보건협회가 2004년부터 2006년 3월까지 개봉된 국내영화 가운데 흥행에 성공한 영화를 연도별로 10편씩 모두 30편과 지난 4~6월 석 달 간 공중파 4개 방송에서 방영한 드라마 28개를 최근 조사 분석한 결과 음주장면 횟수가 너무나 잦고 폭탄주 돌리기, 술 마시기 시합 등 부적절한 장면도 종종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한국영화에서는 고등학생이 폭탄주를, 어떤 방송의 드라마에서는 고등학생들이 술을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드라마에서 음주장면 사라졌으면
드라마에서 흡연 장면이 사라진 지는 제법 됐다. 아직 사리분별이 확실치 않은 청소년들의 경우 자신들이 좋아하는 인기 연예인이나 배우들이 담배를 멋있게 피우는 장면을 보고 모방할 것을 염려해서다.
술도 담배와 다르지 않다. 드라마에서도 술 마시는 장면을 이른 시일 안에 없애는 것이 좋다. 지금 바로 그렇게 하기 힘들다면 적어도 과도한 음주와 술잔 돌리기, 폭탄주 제조, ‘술이 사람을 마시는 단계’까지 가는 음주 등은 자제하는 것이 마땅하다. 드라마 작가나 프로듀서들이 주류회사의 로비를 받지 않았다면, 애주가를 알코올 중독자로 인식하는 사회를 만들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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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종 주 (국민건강보험공단 상임이사)
우리 사회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술을 마시거나 술자리는 절대 사양하지 않는 사람을 두고 애주가라고 한다. 우리말로 풀이하면 술을 사랑하는 사람 또는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말이 애주가이지 실은 알코올 중독자이다. 심한 담배 중독자를 애연가라고 불렀듯이 알코올 중독자들을 애주가라고 불렀던 것이다. 불과 10 여 년 전만 해도 외국에 다녀오면 담배를 사와 동료들에게 나눠주던 풍습이 있었다. 지금은 이런 풍습 대신에 양주 한두 병을 사와 동료들과 함께 회식을 하곤 한다. 담배 권하는 사회에서 술 권하는 사회로 바뀐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담배 권하는 사회는 사라지고 술 권하는 사회는 여전히 살아 있는 것이다.
술의 폐해는 담배 못지않다. 술 또한 담배와 더불어 각종 암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뿐만 아니라 음주운전사고, 음주안전사고, 음주 후 폭행·성폭행·가정폭력·성희롱 등 여기서 일일이 꼽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사회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흔히들 담배는 백해무익한 반면 술은 친교를 돕고, 소화에도 좋고, 울적한 기분까지 달래준다고 한다. 술에는 순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맞는 말이기도 하다.
잘못된 회식문화, 절주운동 절실
하지만 술은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더 큰 것이 사실이다. 우리 사회에서 금연운동은 활발한데 절주운동은 명함도 제대로 내밀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술의 역사가 오래된 탓도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 술 권하는 문화, 술을 마시고 폭언과 폭행을 하는 등 문제 행동을 벌이는 사람조차 관대하게 대하는 문화가 너무나 뿌리 깊은 탓도 있다. 여기에다 술의 긍정적인 측면을 너무 강조해 온 탓도 있지 않을까.
우리 사회가 술 권하는 사회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가운데는 잘못된 회식문화, 특히 2차, 3차를 가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들어 있다. 또 다른 사람에게 술잔을 권하기와 폭탄주 돌리기, 한꺼번에 들이키기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이런 악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범국민 절주운동과 올바른 술 문화가 필요하다. 이 운동을 앞장서서 벌여야 할 곳이 정치권과 정부, 언론 등이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앞장서야 할 곳이 오히려 잘못된 술 문화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는다. 정치인들이 폭탄주를 마시고 성희롱을 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벌인 사례는 여기서 일일이 꼽는 것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자주 벌어지고 있다. 대중매체도 예외는 아니다.
절주운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대한보건협회가 2004년부터 2006년 3월까지 개봉된 국내영화 가운데 흥행에 성공한 영화를 연도별로 10편씩 모두 30편과 지난 4~6월 석 달 간 공중파 4개 방송에서 방영한 드라마 28개를 최근 조사 분석한 결과 음주장면 횟수가 너무나 잦고 폭탄주 돌리기, 술 마시기 시합 등 부적절한 장면도 종종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한국영화에서는 고등학생이 폭탄주를, 어떤 방송의 드라마에서는 고등학생들이 술을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드라마에서 음주장면 사라졌으면
드라마에서 흡연 장면이 사라진 지는 제법 됐다. 아직 사리분별이 확실치 않은 청소년들의 경우 자신들이 좋아하는 인기 연예인이나 배우들이 담배를 멋있게 피우는 장면을 보고 모방할 것을 염려해서다.
술도 담배와 다르지 않다. 드라마에서도 술 마시는 장면을 이른 시일 안에 없애는 것이 좋다. 지금 바로 그렇게 하기 힘들다면 적어도 과도한 음주와 술잔 돌리기, 폭탄주 제조, ‘술이 사람을 마시는 단계’까지 가는 음주 등은 자제하는 것이 마땅하다. 드라마 작가나 프로듀서들이 주류회사의 로비를 받지 않았다면, 애주가를 알코올 중독자로 인식하는 사회를 만들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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