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문장 해석하면 한은 속내 보인다

지역내일 2006-09-14
통화정책방향결정문에 녹아있어 … 시장급변 고려 절제된 단어 사용
새 용어, 문장 순서, 각종 수식어에 경기분석과 전망까지 담아

금융통화위원회가 매월 내놓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제대로 해석하면 한국은행의 시각변화를 눈치 챌 수 있다. 또 한국은행이 생각하는 경기 판단과 분석, 전망에 대한 힌트도 얻을 수 있다. 문제는 아주 간결하게 작성된 결정문을 제대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 한국은행에서도 현재 결정문이 한국은행의 의견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어 한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보완작업이 진행중이지만 조만간 대안이 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

◆경기 시각 어떻게 변했나 = 민간소비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1월엔 ‘민간소비 증가세 확대’, 2월엔 ‘민간소비의 신장세가 확대’, 이후 6개월동안 ‘민간소비가 회복세를 지속한다’로 강도가 약해졌다. 이달에는 ‘민간소비가 일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다시 한발 물러섰다. 건설투자는 대체로 부진, 설비투자는 증가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미미한 변화조짐도 감지됐다. 1~6월까지는 건설투자에 대해 ‘증가가 미약하다’며 기대를 했었다. 그러나 7월부터 반전, ‘부진’하다며 기대를 내려놓았다. 설비투자에 대해서는 ‘회복 움직임’(1월)에서 ‘점차 회복’(2월), 3월이후에는 ‘증가세’로 굳혔다. 수출에 대해서는 높거나, 견실 또는 견조한 증가세를 보인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물가, 금리인상의 척도? = 법으로 정해진 한국은행의 목적만큼 금통위는 물가를 금리인상의 주요인으로 지목했다.
근원인플레이션과 소비자 물가는 모두 안정세를 보이는 것으로 봤고 9월에야 ‘대체로 안정’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2월 금리인상은 부동산 가격 때문임을 명확히 했다. 1월엔 ‘부동산 가격이 국지적으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했으나 2월엔 ‘부동산 가격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제시했다. 금리를 올린 6월에는 ‘잠재돼 있던’ 물가상승압력이 점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호한 8월, 불안한 9월 = 올들어 세 번째로 금리를 올렸던 8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으로는 금리인상 이유를 찾기가 매우 어렵다. 7월과 8월 결정문에 나타난 한국은행의 경기, 물가에 대한 입장은 똑같다. 금융시장 동향이 부정적으로 바뀌었지만 금리인상 근거로 제시하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7월에 ‘꾸준히 늘던 금융기관 여신’이 8월엔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다’고 우려한 수준이었다. 9월 결정문은 전체적으로 불안한 한국은행의 심리를 그대로 보여줬다. △건설투자 부진 △민간소비 일시 주춤 △물가 대체로 안정(이전까진 ‘모두 안정’이었음) △금융기관 여신 증가세 다소 둔화 등을 우려했고 특히 한국은행은 여신증가세 둔화를 강조하면서 시장에 ‘신호’를 보냈다.

◆한국은행 보완작업 진행 = 절제된 단어 사용으로 한국은행의 경기진단과 전망을 담기엔 분명히 한계가 있다. 단어 하나에 따라 의미가 달라져 금통위원들 내에서도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이 금통위 입장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할 정도.
특히 시장참여자 입장에서는 오해나 곡해의 여지가 많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통화정책방향 발표문 초안을 작성하는 한국은행 신동욱 정책총괄팀장은 “몇 달치 통화정책방향을 놓고 문구하나 바꾸는 것까지 신경을 쓰면서 한국은행의 의중을 담으려고 노력하고 금통위원들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 초안을 많이 바꾼다”며 “바뀐 단어, 문장 순서, 수식어 등을 꼼꼼히 따지면 한국은행 의중을 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시장참여자에게 충분히 설명하면서 한국은행이 가지고 있는 전망도 싣고 싶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소규모개방경제로 환율, 유가 등에 쉽게 영향을 받아 전망이 틀릴 수 있고 그럴 경우 신뢰성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고 현실적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미국은 나라가 크고 외부여건에 따른 영향이 적지만 우리나라는 한국은행의 전망이나 분석에 따라 시장이 크게 출렁이기 때문에 자세하게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가능한 좀 더 많이 알리려고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은 4개 단락, 5개 문장으로 구성된다. 실물경제와 경상수지, 물가, 금융시장 동향 그리고 결정문으로 나뉘어 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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