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주 바다를 가다
부제: 해조류 사라져 죽음의 바다.......먹이사슬 깨져 물범 수 급격히 감소
9월 1일 오전 00시. 00항을 출발한 소형 보트가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연해주 탐사 수중팀을 태운 보트는 30노트 속도로 높은 파도를 갈랐다. 2시간 후 1차 다이빙 목적지인 가람지나 섬에 도착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작은 섬이다. 러시아 바다에서 다이빙은 처음이라 궁금증과 기대감이 앞섰다. 수중카메라를 점검하고 수중팀은 수중가이드 비딸리씨의 안내를 받으며 바다에 몸을 던졌다. 수심 5미터. 해조류가 눈에 띄지 않았다. 붉은색 바위들만 시야에 들어왔다. 갯녹음(백화현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었다. 좀 더 깊은 수심을 찾아 잠수를 시작했다. 수심 10미터 넘게 들어갔지만 상황은 마찬가지. 갯녹음이 진행중인 바위에는 검은 성게만이 수백마리가 붙어있다. 무절석회조류가 과다번식한 것이다.
깊은 수심으로 갈수록 갯녹음이 심해 하얀 사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바다숲인 해조류가 사라지고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 성게와 불가사리만이 힘겨운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죽음의 바다다. 성게는 강한 생존력으로 무절석회조류를 먹고 살아간다. 수중칼로 성게를 잘랐다. 정상적인 성게라면 노란색 투명한 알들이 꽉 차 있지만 갯녹음 지역의 무절석회를 먹고 자란 성게알은 검은색으로 맛도 쓰다. 빨간색 무절석회조류는 바다에서 탄산칼슘 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지만 과다번식하면 생태계를 파괴하는 갯녹음을 일으킨다.
잠시 후 공기통을 바꾼 수중팀은 깊은 바다로 향했다.
2차 다이빙 포인트는 전쟁당시 포격으로 침몰된 일본상선. 수심 30미터가 넘자 부유물과 햇빛 차단으로 시야가 흐렸다. 수중전등을 켜고 침몰선 안으로 들어가자 작은 고기 서너마리가 몸을 숨겼다. 어린아이 머리만한 우렁쉥이(멍게)만 군데군데 자리를 잡고 난파선을 지키고 있다.
청청해역으로 알려진 연해주 앞바다가 갯녹음으로 텅 빈 것이다.
바다 환경이 변하면서 해조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온대성인 무절석회조류가 번성을 한 것이다. 갯녹음은 한번 발생하면 다시 원상태로 회복하는데 수십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9월2일 일명 탱크섬으로 알려진 젤뚜히노 섬으로 배를 몰았다. 아침부터 잔뜩 흐린 날씨가 바다에 나가니 폭우로 변했다. 파도가 높아지기 시작했고 3~4미터까지 올라가는 파도는 보트를 막았다. 탱크섬 수중에서 카메라에 담을 내용이 없었다. 다시 물범 서식지인 칼로나 바위섬으로 보트를 몰았다. 수심 15미터. 시야는 흐렸지만 군데군데 해조류가 남아있다. 해조류 사이를 작은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이 고기떼를 물범이 쫒았다. 좀 더 깊은 수심을 타자 대형 불발탄들이 눈에 들어왔다. 5년 전까지 칼로나 바위섬은 사격장으로 사용했다고 보트선장 꼬스짜가 설명했다.
근처 제니나 섬에도 물범이 서식하고 있다. 한국 백령도 물범과 달리 바다를 회유하지 않고 한곳에서 새끼를 낳고 기른다고 했다.
가까이 다가가자 새끼 물범들이 어미 뒤로 몸을 숨겼다. 좀처럼 근접촬영 거리를 주지 않는다.
다이빙을 마치고 배에 올라오자 폭우는 더 심해졌다. 근처 보트에서는 불법어업으로 잡은 털게와 킹그랩을 손질하고 있었다. 털게는 러시아 당국이 포획을 금지한 보호어종으로 잡히면 곧바로 철장행이다. 하지만 이들 불법어로행위 뒤에는 항상 러시아 마피아가 개입되어 있다고 현지인들이 말했다. 불법 포획한 게들은 한국을 비롯한 일본과 유럽에 판매하고 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부제: 해조류 사라져 죽음의 바다.......먹이사슬 깨져 물범 수 급격히 감소
9월 1일 오전 00시. 00항을 출발한 소형 보트가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연해주 탐사 수중팀을 태운 보트는 30노트 속도로 높은 파도를 갈랐다. 2시간 후 1차 다이빙 목적지인 가람지나 섬에 도착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작은 섬이다. 러시아 바다에서 다이빙은 처음이라 궁금증과 기대감이 앞섰다. 수중카메라를 점검하고 수중팀은 수중가이드 비딸리씨의 안내를 받으며 바다에 몸을 던졌다. 수심 5미터. 해조류가 눈에 띄지 않았다. 붉은색 바위들만 시야에 들어왔다. 갯녹음(백화현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었다. 좀 더 깊은 수심을 찾아 잠수를 시작했다. 수심 10미터 넘게 들어갔지만 상황은 마찬가지. 갯녹음이 진행중인 바위에는 검은 성게만이 수백마리가 붙어있다. 무절석회조류가 과다번식한 것이다.
깊은 수심으로 갈수록 갯녹음이 심해 하얀 사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바다숲인 해조류가 사라지고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 성게와 불가사리만이 힘겨운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죽음의 바다다. 성게는 강한 생존력으로 무절석회조류를 먹고 살아간다. 수중칼로 성게를 잘랐다. 정상적인 성게라면 노란색 투명한 알들이 꽉 차 있지만 갯녹음 지역의 무절석회를 먹고 자란 성게알은 검은색으로 맛도 쓰다. 빨간색 무절석회조류는 바다에서 탄산칼슘 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지만 과다번식하면 생태계를 파괴하는 갯녹음을 일으킨다.
잠시 후 공기통을 바꾼 수중팀은 깊은 바다로 향했다.
2차 다이빙 포인트는 전쟁당시 포격으로 침몰된 일본상선. 수심 30미터가 넘자 부유물과 햇빛 차단으로 시야가 흐렸다. 수중전등을 켜고 침몰선 안으로 들어가자 작은 고기 서너마리가 몸을 숨겼다. 어린아이 머리만한 우렁쉥이(멍게)만 군데군데 자리를 잡고 난파선을 지키고 있다.
청청해역으로 알려진 연해주 앞바다가 갯녹음으로 텅 빈 것이다.
바다 환경이 변하면서 해조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온대성인 무절석회조류가 번성을 한 것이다. 갯녹음은 한번 발생하면 다시 원상태로 회복하는데 수십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9월2일 일명 탱크섬으로 알려진 젤뚜히노 섬으로 배를 몰았다. 아침부터 잔뜩 흐린 날씨가 바다에 나가니 폭우로 변했다. 파도가 높아지기 시작했고 3~4미터까지 올라가는 파도는 보트를 막았다. 탱크섬 수중에서 카메라에 담을 내용이 없었다. 다시 물범 서식지인 칼로나 바위섬으로 보트를 몰았다. 수심 15미터. 시야는 흐렸지만 군데군데 해조류가 남아있다. 해조류 사이를 작은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이 고기떼를 물범이 쫒았다. 좀 더 깊은 수심을 타자 대형 불발탄들이 눈에 들어왔다. 5년 전까지 칼로나 바위섬은 사격장으로 사용했다고 보트선장 꼬스짜가 설명했다.
근처 제니나 섬에도 물범이 서식하고 있다. 한국 백령도 물범과 달리 바다를 회유하지 않고 한곳에서 새끼를 낳고 기른다고 했다.
가까이 다가가자 새끼 물범들이 어미 뒤로 몸을 숨겼다. 좀처럼 근접촬영 거리를 주지 않는다.
다이빙을 마치고 배에 올라오자 폭우는 더 심해졌다. 근처 보트에서는 불법어업으로 잡은 털게와 킹그랩을 손질하고 있었다. 털게는 러시아 당국이 포획을 금지한 보호어종으로 잡히면 곧바로 철장행이다. 하지만 이들 불법어로행위 뒤에는 항상 러시아 마피아가 개입되어 있다고 현지인들이 말했다. 불법 포획한 게들은 한국을 비롯한 일본과 유럽에 판매하고 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