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숙명여대 경제학부 신세돈 교수(그래프+사진)

지역내일 2006-09-26 (수정 2006-09-26 오전 8:33:10)
인터뷰 - 숙명여대 경제학부 신세돈 교수(그래프+사진)
“원-엔 환율하락 잘못 대처하면 제4의 위기 온다”
환율이 심상찮다. 원-달러 환율은 연일 하락추세다. 960원 선에서 안정세를 보이던 환율이 최근 940원대로 추락했다. 2004년 1200원대를 육박하던 때와는 아예 비교가 안 된다.
엔화의 움직임도 부담스럽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2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외신보도다. 2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엔화의 실질거래 가치를 의미하는 ‘월간거래가중지수’가 8월 102.6을 기록, 1985년 10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화대비 엔화는 9월 25일 현재 810.23원이다. 지난해 10월 910원대에서 100원 이상이 떨어진 상황이다.
대일 수출기업들 사이에서는 심각한 우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에 반해 위안화는 연일 상승 기조다. 위안화 상승은 원-달러 환율을 추가로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외환당국이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우리나라를 둘러싼 주변국 환율이 시시각각 변하면서 정부당국자들마저 그 동안의 낙관론 일색의 경제전망을 접고 조심스러운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진작부터 위기 시그널을 제대로 읽고 대처했어야 하는데 시기를 놓친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IMF 상황을 비롯해 정부의 환율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지적을 해 온 숙명여대 경제학부 신세돈 교수는 “최근 원-엔화 간격이 좁혀지는 상황이 매우 심각하며 자칫 제4의 위기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신 교수는 “원-엔화 사이 간극이 좁혀지면 수출이 줄어들고 그것이 무역수지 적자로 이어지고, 간극이 넓어지면 수출이 늘고 무역수지가 흑자를 보이는 일정한 법칙이 존재한다”면서 “80년대 이후 우리경제에 닥쳤던 세 번의 위기가 모두 같은 추세였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환율위기론이 있는데 어떻게 보나.
원-엔화 환율이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이것이 현재 800원 초반인데 이것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우리나라 수출을 절대적으로 좌우하기 때문이다. 물론 시차가 있지만(12-16개월 정도) 원-엔화 환율이 좁혀지면 수출이 줄어들어 무역수지 적자가 대폭 확대된다. 그런데 그 격차가 좁혀지기 시작한 것이 벌써 2004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100엔당 1100원이었다. 지금 800원이다. 300원이 떨어졌다. 거의 26% 떨어졌다. 이렇게 되면 거의 99% 수출이 줄어들 수 밖에 없게 된다. 내년에 무역수지 적자가 확실시 된다.

- 원-달러 환율의 전망은.
우선 중국 위안화가 향후 절상할 것이냐 아니냐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본다. 위엔화가 절상하면 우리도 추가적으로 하락 가능성이 있다. 금년 중에 전격적으로 5% 절상하면, 그것의 60% 수준에서 우리나라 환율에도 반영될 것으로 본다. 즉 중국이 5% 절상하면 우리는 3% 정도 더 하락하는 것이다. 그런데 중국 위안화는 거의 절상할 것으로 본다. 이렇게 중국 위안화 절상 가능성 때문에 앞으로 원-달러 환율이 900원 근처까지 더 내려갈 수도 있다.


- 2007년, 2008년 제4의 경제위기란.
80년대부터 우리나라 경제는 세 번의 호황과 불황이 겹쳐 나타났다. 위기는 85년 외채위기가 첫 번째고, 92,93년 총체적 위기가 두 번째다. 세 번째는 IMF 상황이다. 그 사이 호황도 반복됐는데 88년 주가가 980원대까지 치솟던 당시가 첫 번째다. 두 번째 호황은 95년 반도체 특수로 주가가 1000포인트를 넘어설 당시다. 당시 우리경제는 흥청망청했다. 그리고 IMF 위기를 극복하고 2000년 1월 다시 주가가 1000포인트를 넘어서고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그 이후 우리경제는 지속적인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카드버블이 있던 2002년을 제외하면 사실상 성장률이 4%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모든 과정에 일관되게 보이는 특징이 원-엔화 간극이 좁혀지면 불황이 오고, 원-엔화 간극이 넓혀지면 호황을 누렸다는 것이다. 그런 부분을 고려할 때 내년에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 오고, 경제성장률로 따지면 3%대도 어렵지 않을까 예상하는 것이다. 2% 대로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수출이 급격히 둔화되고 수입이 대단히 증가하면서 심각한 무역수지 적자가 우려된다. 거기에 상당한 자본유출이 우려된다. 국제수지 심각한 적자, 주가폭락, 대규모 자본유출, 전혀 살아나지 않는 내수. 이것을 총체적으로 보면 심각한 경제위기가 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제4의 위기라고 부르는 것이다.

- 최근 정부당국자들의 경기전망이 낙관론에서 부정적으로 바뀌는 것 같던데.
최근에 와서 조금 뒤로 물러서는 느낌을 주지만 기본적으로 정부당국자들은 경제를 심각하게 나쁘다고 보지 않는것 같다. ‘약간 어렵지만 대체로 괜찮다’ 이런 식이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GDP 성장률이 그래도 4%는 넘는다는 데 있다. GDP 수치의 맹점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또 한 가지는 주가가 아직도 1300이라는 생각이다. 노무현 정부는 시종일관 주가를 갖고 경제를 판단하려 하는 듯하다. 내가 볼 때 내년에 주가는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갈 것이다. 그런데 그 후도 마찬가지다. 900선도 무너질 수 있다고 본다.

- 정부에서 인위적인 부양책을 쓰면 달라질 수 있지 않나.
인위적 부양책은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봐야 한다. 이 정부가 부양책을 쓸 것인지 아닌지를 우선 살펴야 한다. 그런데 안 쓸 것이다. 이유는 이 정부는 기본적으로 경제가 심각하다고 보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는 만약에 쓴다면 쓸 방법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없다. 부양책은 재정조기집행으로 기존 예산을 상반기에 다 쓰는 경우다. 쉽지 않다.
국채발행도 어렵다. 국채발행을 하면 금리를 올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어렵다.
세금을 늘리는 것도 어렵다. 결국 정부의 정책적 수단 자체가 제한적이다.
규제완화를 통해 건설경기를 살리는 방법은 돈은 안 든다. 그러나 아파트 값을 저렇게 올려놓은 상태에서 건설경기를 살리는 것이 쉽지 않다.

- 해법은 없나.
적극적으로 환율안정 정책을 펼쳐야 한다. 일례로 지나치게 많이 갖고 있는 외환보유고를 정부투자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대외부채 조기상환으로 쪽으로 해소해야 한다.
그리고 중소기업을 혁신적으로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 획기적인 M&A 대책을 마련해 중·대형화 시켜야 한다. 획기적인 M&A 대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렇게 중·대형화한 중소기업에 정부가 자본을 지원해야 한다. 그것은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농가에도 적용할 수 있다. 농가가 합쳐서 경지면적을 늘리고, 이렇게 된 경우 농기구와 각종 시설 지원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나서서 중급 이하 기업들을 육성해서 하는 것이 정부가 기울여야 할 가장 중요하고 유일한 정책이 될 것이다. 그런데 중속기업 육성은 워낙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한 정부가 아니라 두 정부, 세 정부 정도가 길게 내다보고 해야 한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보유가 40%대다. 막대한 지분에서 나오는 배당수익이나 이자수익 모두 외국인에 귀속된다. 그들이 버는 것조차 우리나라 GDP 수치에 잡힌다. 삼성전자가 벌어들이는 것을 비롯해 포스코, 현대차가 벌어들이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아무리 내수가 잘되고, 수출이 잘돼도 외국인 배불리는 꼴이 되고 있다.
이렇게 된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라이브한 학자들이 주창한 ‘정부의 개입과 관섭이 없는 무분별한 자유주의와 개방주의’에 기인한 것이다.
심하게 표현하면 실질적으로 우리 경제를 좌우하는 것이 외국자본이다. 소득세 법인세 떨어뜨리면 대기업이 이득을 보고, 그 중 외국인이 절반이상 가져간다. 우리는 벌써 절반은 멕시코의 길로 들어와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더 죽을 수는 없기 때문에 시급하게 세워야 하는 것이 환율정책 안정화다. 특히 엔화와 우리환율을 연동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우리나라 환율을 엔화에 페그(고정환율) 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말레이시아는 달러에 페그, 중국도 달러 페그다. 우리는 일본엔화와 같이 가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리고 우리경제를 구조적으로 다시 살리려면 다시 위기가 와야 한다고 본다. 또 한 번 뒤집어져야한다. 주가폭락하고, 외국자본 빠져 나가고, 시장에서 환율이 급격하게 치솟고, 그걸로 중소기업 수출이 다시 살아가고, 그렇게 해서 다시 건전한 사이클을 만들어가야 한다. 불행한 일이지만 마치 이집트 나일강이 범람해야 대풍이 오듯 우리경제도 천수답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신세돈 교수는.
1978년 UCLA 경제학과 졸업.
1984년 동대학 박사
1984년 9월 한국은행 조사1부 전문연구위원
1987년 삼성경제연구소 금융연구실장
1989년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현)
각종 포스코, 삼성사장단회의 등 각종 기업체, 단체 등에 3000여회 이상 출강하면서 환율과 한국경제에 대해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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