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해외건축 명가 재시동

지역내일 2006-11-09
김석준 회장, 매달 한국·싱가포르 오가며
해외 인적네트워크 활용해 수주 측면 지원

지난 3월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던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의 행보가 최근 빨라졌다. 워크아웃 졸업 이후 빠르게 경영성적이 급성장하고 있는 회사의 수주활동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특히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에 대한 그의 애정은 각별하다. 최근에는 한달에 한두번 이상 동남아에 들를 정도다. 동남아 시장 석권을 통해 외환위기 이전 해외고급건축 명가 지위를 되찾겠다는 회사 전략과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이 통했던지 상반기에는 싱가포르 최고급 아파트인 오션프론트 콘도미니엄 공사와 인도네시아서 1억달러가 넘는 두건의 공사를 줄줄이 수주하기도 했다.

◆동남아와 20년 가까운 인연 = 김 회장이 동남아시아와 인연을 맺은 것은 80년대 초반부터다. 70~80년대 김우중 회장이나 정주영 회장이 건설현장을 직접 뛰며 재벌그룹의 초석을 다진 것처럼 김 회장도 30대부터 해외시장 수주활동을 진두지휘했다.
당시로서는 국내에서 15층 건물 공사가 최고층이었던 쌍용건설은 1980년 일본의 선진건설업체와 경쟁 끝에 73층 높이의 싱가포르 래플즈시티 복합건물 공사를 수주했다. 이 건축물은 6년에 걸친 역사 끝에 완공돼 세계 최고층 호텔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쌍용건설은 싱가포르에서 그랜드하얏트 호텔, 국립실내체육관, 선텍시티, 탄톡셍병원, 크란지경마장 등 30건에 22억달러가 넘는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다. 또 감리가 까다롭기도 유명한 싱가포르에서 싱가포르건설청이 주는 건설대상을 11번이나 수주, 한국인이 공사하는 건물이라면 믿을 수 있다는 신화를 창조했다.

◆김 회장의 휴먼네트워크 = 80년대까지 한국 건설회사의 해외 경쟁력은 주로 토목공사에서 발휘됐다.
그러나 쌍용건설은 고급 건축물 공사라는 또 다른 분야의 해외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남아 시장을 석권하던 일본 업체와의 경쟁에서 쌍용건설이 뒤지지 않았던 데에는 김 회장의 남다른 인적 네트워크가 한몫했다.
CEO는 현장을 발로 뛰어야 한다는 마켓팅철학을 신봉했던 김 회장은 수주활동 과정에서 싱가포르와 동남아의 유력 기업인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데 주력했다. 싱가포르의 유력 기업이자 발주처인 홍릉그룹, 윙타이그룹, CDL사, 케펠랜드, 캐피탈랜드 등의 경영진이 주요 파트너였다.
특히 싱가포르 최대 발주처인 퀭릉주 CDL사 대표나 에드먼 쳉 윙타이그룹 부회장과는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이같은 그의 휴먼네트워크는 수주활동 실무를 담당하는 임직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고 발주처에 쌍용건설의 신뢰도를 한단계 높이는 유력한 무기가 됐다.

◆사원주주회사 카운트다운 = 김석준 회장의 또 다른 최근 관심사는 매각절차를 앞둔 회사의 운명이다. 쌍용건설은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99년 그룹과 함께 워크아웃에 들어가 6년여 만에 정상화됐다. 워크아웃 과정에서 회사 지분 절반을 가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곧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어서 그 향방에 따라 회사의 운명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쌍용건설은 김 회장과 우리사주조합이 주축이 돼 4년 전부터 사원들이 회사를 인수하는 준비과정을 착실히 밟아왔다. 현재 쌍용건설 지분은 우리사주조합이 20.07%를 갖고 있고 기타 우호지분까지 합하면 27.8% 가량 된다. 여기에 임직원이 갖고 있는 24%의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50% 가까운 지분을 사원들이 확보할 수 있다.
한때 재계를 주름잡았던 쌍용그룹 창업주 2남인 김 회장의 재산은 회사 지분 1.45%가 전부다.
2003년 유상증자가 필요할 때 직원들이 퇴직금을 털어 당시 2500원이던 주식을 5000원에 매입하자 김 회장도 유일한 재산인 서울 이태원동 자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주식을 샀다.
대신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단 지분 24%에 대한 ‘우선매수청수권’은 직원들에게 양보했다. 명실상부한 오너로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직원들에게 나눠준 셈이다.
이같이 김회장은 회사 정상화 과정에서 일부 모럴헤저드에 빠진 재벌오너와 달리 모든 것을 버리고 ‘백의종군’하는 자세를 견지, 임직원들의 신뢰가 남다르다.
쌍용건설 해외 근무 임직원들의 각오가 남다른 것도 김 회장의 이같은 사심없는 노력과 비젼 때문이다.
서정호 싱가포르 지사장은 “쌍용건설이 해외건축시장에서 10년 전 명성을 회복하는 것이 회사뿐 아니라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도 작은 보탬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싱가포르=성홍식 기자 hss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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