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기획 : IMF 10년-9면 메인기사

지역내일 2006-12-28 (수정 2006-12-28 오후 4:43:56)
주제목:낙후된 정치·교육 시스템으론 선진국 못간다
부제목1:경제는 세계 10위권, 사회 통합은 중진국 수준
부제목2: 상생의 사회 통합, 창조적 인재 교육으로 난관 넘어야
한국경제는 위기에 강했다. 일제 식민통치와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땅에서 더구나 IMF 외환위기까지 겪으면서 국민소득 2만 달러의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실현한 국민은 지구상에 거의 없다.
영국의 600년 식민지였던 아일랜드가 20세기 말 국민소득에서 지배자 영국을 따라잡은 정도가 있을 뿐이다.<해외사례 참조="">
IMF 외환위기 10년차에 국민소득 2만 달러의 가능성을 연 한국경제는 앞으로도 무한하게 발전할 수 있는 성장잠재력과 저력을 가지고 있음을 입증했다.
지구상에는 220여개 국가가 있지만 이중 인구 1백만명 이상으로 국민 1인당 소득이 1만 달러가 넘는 경제는 30여개 국가에 불과하다. 사실상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3만 달러 이상인 국가는 2005년 기준으로 미국 일본과 영국 등 전통적인 서유럽 강국들, 스웨덴 등 북구 강소국가 등을 합해 17개 국가가 있을 뿐이다.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넘어가는 문턱에 해당하는 2만 달러 국가는 스페인 싱가포르 등 6개 국가가 있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이상의 선진경제로 가는 길은 그만큼 쉽지 않다.
최용식 21세기경제학연구소 소장은 “미국 일본 유럽국가들을 비롯해 일찍이 선진국에 진입한 10위권 이내의 국가들 중에서 탈락한 국가는 아직까지 없다”며 “국민소득 3만 달러 선진국이라는 성채는 그만큼 높다”고 말했다.
우리는 1995년 1만 달러를 달성한 이래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잠시 1만 달러 아래로 추락했지만 2005년 1만 6000 달러로 올라섰고 내년이면 사실상 2만 달러 소득이 확실시 된다. ‘한강의 기적’과 1987년 이후 ‘민주화 10년’을 거치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달성한 나라가 됐다.
우리나라가 경제개발계획을 시작한 이래 1만 달러를 달성하는데 걸린 시간은 33년에 불과하다. 영국은 1769년 산업혁명 이후 218년이 지난 1987년에 1만 달러에 도달했다. 미국 은 128년이 소요됐고 일본은 1867년 메이지 유신을 시작한 이래 114년이 지난 1981년에 1만 달러 국가가 됐다.
현대 경영학의 대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한국은 33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황폐한 제3세계 국가에서 충분히 개발된 세계 수준의 경제 국가로 스스로를 변모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 1만 달러 달성 속도 가장 빨라=
2007년 우리나라가 2만 달러에 도달할 경우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 달성까지 약 13년이 걸린 셈이다. OECD 자료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들은 대부분 1970년대~80년대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달성했으며,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 달성까지 평균 9.2년 정도가 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간의 편차는 있지만 우리나라 역시 OECD 선진국들이 밟은 경로를 통해 선진국의 문턱에 도달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OECD 국가들이 선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발전해간 반면 우리나라는 식민지 경험이 있는 후진국에서 2만 달러로 도약했다는 의미에서 전 세계적으로 사례가 드물다.
◆분열의 정치, 창조적 인재 못 기르는 교육 혁신이 과제=
이 기간 동안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과 수출 및 무역 규모, 외환보유고, 반도체와 휴대폰 자동차 철강 등의 경쟁력을 통해 경제분야에서는 사실상 세계 10위권에 올라섰다.
그러나 국가경쟁력, 삶의 질 등 종합적인 경쟁력에 있어서는 세계 20~40위권에 머물고 있다. 특히 노사관계, 사회보장 등 사회분야에서는 전반적으로 중하위권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아직 ‘삶의 질이 높은 선진국’ 대열에는 들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서중해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단순한 2만 달러라는 숫자는 큰 의미가 없다”며 “우리 경제가 선진경제로 발돋움하기 위한 사회·경제시스템이 갖춰져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 위원은 △인적자본의 고도화 △사회적 자본 확충 △능동적 세계화를 선진국 진입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우리 경제가 지금 상태에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경제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으며 사회 화합을 위한 정치시스템과 단순한 기능인력이 아니라 창조적 인재를 키워낼 수 있는 교육의 혁신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 사회적 자본 미약=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사회적 자본실태 종합조사’를 통해 사회적 자본의 확충 없이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자본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협력과 사회적 거래를 촉진시키는 제도 규범 가치관 네트워크 등의 사회적 자산을 뜻한다. 우리 사회는 구성원 사이의 신뢰도가 낮고, 이 때문에 경제성장과 사회발전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신뢰’는 미국의 정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1996년 자신의 저서 ‘트러스트(Trust)’에서 사회분석의 잣대로 도입한 이후 ‘사회적 자본’의 개념으로 확대돼 사용돼 왔다. 도덕적 개념으로만 이해되던 신뢰가 어느 정도 경제가 발전한 다음에는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는 논리다. 후쿠야마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저신뢰 국가’로 사회 구성원 사이의 신뢰를 높이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의 성장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KDI의 조사에서 한국은 선진국에 비해 사회적 신뢰가 크게 낮았다. 특히 국회와 정당 등 포괄적으로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바닥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신뢰하지 않으면 0점, 신뢰하면 10점을 주는 척도에서 정부는 3.3점, 지방자치단체는 3.9점을 받았으며 정당은 3.3점, 국회는 3점을 받았다.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은 4점으로 평가됐으니 정부와 정당에 대한 국민신뢰가 길 가는 행인보다도 못한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KDI는 한국이 선진사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자본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식기반경제에서는 노동자의 자발적인 협조 없이 기업이 생산성을 높이면서 발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소극적인 산업평화를 넘어 노동자-경영진, 노동자-노동자간의 자발적 협조가 지식기반경제에서는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식기반경제에서 항시적으로 혁신을 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와 아이디어의 결합, 아이디어와 자본의 결합이 필요한데, 상호 신뢰증진 없이는 이런 결합이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KDI는 설명했다.
KDI는 그동안 한국은 6.25전쟁, 급속한 도시화, 권위주의적 근대화 등 과정을 겪으면서 불신이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분석했다. 또 급속한 변화로 인해 소득, 학력, 거주지역, 성별에 따라 상당한 사회적 단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적 자본의 확충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느 정도 경제가 성장한 다음에는 과거와 같은 요소투입형 경제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 갈 수 없기 때문이다.
◆ 사회통합으로 선진국 달성해야=
최근 우리 사회는 서구 선진 민주국가에서 나타난 양극화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어쩌면 서구에서 말하던 20:80의 사회를 넘어서 10:90의 사회라는, 한층 심각한 양극화로 치닫고 있다. 성장만이 아니고 분배만도 아닌, ‘더불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국가 전략이 절실한 이유가 여기 있다. 한국 사회가 ‘더불어 함께’ 성장발전하려면 사회 통합을 통한 전진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며 그 힘은 다름 아닌 우리 국민들에게서 나올 수 있다.
지난날 우리 사회의 갈등 분열은 외세에 의한 분단을 의미했다면 오늘 현실에서 이는 정치권력에 의한 분열을 의미한다. 지역갈등, 계층갈등, 그리고 세대갈등 이 모두가 정치권력에 의해 조장되고 확대된 갈등 요소들이다.
‘봉사하는 정치, 서비스하는 정치인’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우리 사회이다.
우리 사회에는 21세기 초반에 선진국으로 도약하지 못한다면 주저앉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퍼져 있는 게 사실이다. 3만 달러의 선진 사회를 위한 통합만이 한국을 21세기 세계사의 주역으로 만들 수 있다.
안찬수 기자 khaein@naeil.co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