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를 입은 비너스
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 지음
이선희 옮김
열림원
11000원
사랑의 범죄
D.A.F. 사드
오영주 옮김
열림원
14000원
사디즘과 마조히즘의 원조, 사랑과 죄의 본질을 궤뚫다
사디즘과 마조히즘. 언뜻 가죽채찍과 번쩍번쩍한 가죽옷이 연상된다.
맞다. 둘은 각각 가학성 음란증, 피학성 음란증으로 ‘변태’에 포함돼 정신과 치료대상에 들어간다. 요즘엔 둘을 합쳐 SM이라는 약자로 불리기도 하고, 음란 동영상의 단골메뉴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의 원조가 한 세기 차이를 두고 태어나 불운한 삶을 살았던 두 작가라는 것은 그리 알려져 있지 않다. 사디즘은 ‘신성한 후작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프랑스작가 D.A.F. 사드, 마조히즘은 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라는 오스트리아 작가에게서 유래했다. 두 사람은 자기 시대에서 미치광이로 취급되거나 눈에 띄지 않는 작가에 머물렀다. 사드는 몇건의 폭력 스캔들로 생애의 3분의 1을 감옥에서 보냈고, 마자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작가 인생을 마감했다.
그러나 사디즘과 마조히즘이라는 말의 은밀한 울림이 전하듯 인간의 가장 내밀한 모습을 그리고자 했던 두 작가는 최근에 와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때맞춰 두 사람의 작품인 ‘사랑의 범죄’(사드 작), ‘모피를 입은 비너스’(자흐마조흐 작) 두 권이 나란히 출간됐다.
‘사랑의 범죄’는 그가 생전에 자기 이름을 걸고 펴냈던 두 권의 소설작품 중 하나다. 12년동안의 옥살이 동안 쓴 50여편의 작품 중 손수 고른 11편의 글이 실렸고, 이번에 한국어판에는 서문과 3편만이 실렸다. ‘모피를 입은 비너스’는 자흐마조흐의 대표작이다.
단순히 때리고 맞고, 거기서 쾌감을 느끼고.. 그럼 끈적끈적함을 기대하고 두 권의 책장을 넘겼다면 금방 책을 덮어버리기 쉽다. ‘사랑의 범죄’는 사드의 어두운 욕망이 비치긴 하지만 선과 악, 죄와 벌의 치열한 논쟁과 반박의 토론집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또 ‘모피를 입은 비너스’는 사랑하는 연인의 채찍을 맞고 피를 철철 흘리는 주인공 제베린에게 성적 흥분을 느끼기 보다는 극도의 사랑과 미를 추구하는 인간의 치열함과 사랑의 본질은 도대체 뭔가 라는 철학적 질문을 하게 한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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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범죄
D.A.F. 사드
오영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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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디즘과 마조히즘의 원조, 사랑과 죄의 본질을 궤뚫다
사디즘과 마조히즘. 언뜻 가죽채찍과 번쩍번쩍한 가죽옷이 연상된다.
맞다. 둘은 각각 가학성 음란증, 피학성 음란증으로 ‘변태’에 포함돼 정신과 치료대상에 들어간다. 요즘엔 둘을 합쳐 SM이라는 약자로 불리기도 하고, 음란 동영상의 단골메뉴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의 원조가 한 세기 차이를 두고 태어나 불운한 삶을 살았던 두 작가라는 것은 그리 알려져 있지 않다. 사디즘은 ‘신성한 후작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프랑스작가 D.A.F. 사드, 마조히즘은 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라는 오스트리아 작가에게서 유래했다. 두 사람은 자기 시대에서 미치광이로 취급되거나 눈에 띄지 않는 작가에 머물렀다. 사드는 몇건의 폭력 스캔들로 생애의 3분의 1을 감옥에서 보냈고, 마자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작가 인생을 마감했다.
그러나 사디즘과 마조히즘이라는 말의 은밀한 울림이 전하듯 인간의 가장 내밀한 모습을 그리고자 했던 두 작가는 최근에 와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때맞춰 두 사람의 작품인 ‘사랑의 범죄’(사드 작), ‘모피를 입은 비너스’(자흐마조흐 작) 두 권이 나란히 출간됐다.
‘사랑의 범죄’는 그가 생전에 자기 이름을 걸고 펴냈던 두 권의 소설작품 중 하나다. 12년동안의 옥살이 동안 쓴 50여편의 작품 중 손수 고른 11편의 글이 실렸고, 이번에 한국어판에는 서문과 3편만이 실렸다. ‘모피를 입은 비너스’는 자흐마조흐의 대표작이다.
단순히 때리고 맞고, 거기서 쾌감을 느끼고.. 그럼 끈적끈적함을 기대하고 두 권의 책장을 넘겼다면 금방 책을 덮어버리기 쉽다. ‘사랑의 범죄’는 사드의 어두운 욕망이 비치긴 하지만 선과 악, 죄와 벌의 치열한 논쟁과 반박의 토론집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또 ‘모피를 입은 비너스’는 사랑하는 연인의 채찍을 맞고 피를 철철 흘리는 주인공 제베린에게 성적 흥분을 느끼기 보다는 극도의 사랑과 미를 추구하는 인간의 치열함과 사랑의 본질은 도대체 뭔가 라는 철학적 질문을 하게 한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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