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관리하는 일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윤리적인 기업가가 되겠다.”
한 여고생의 맹랑한 포부는 40년 경영학자를 “순간적으로 얼어붙게 만들었다”.
지난해 말일인 12월 31일, 조동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인들에게 새해인사를 보내기 위해 컴퓨터 켠 다음 습관처럼 자신의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김현미 양이 게시판에 남겨놓은 글을 보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직 경영학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지 않았을 것은 김 양이 경영학 공부를 외길로 40년이나 해 온 제게 경영학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느끼게 해줬다”며 “촌철살인의 피터드러커 글을 선택 인용했다”고 인용글을 되내었다.
그는 특히 “사람을 관리하는 일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윤리적인 기업가가 되겠다고 다짐하는 김 양으로부터 우리사회의 밝은 미래를 읽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조 교수는 편지내에서도 김 양이 인용한 피터 드러커의 문장 하나하나 되새기며 “평화와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그 반대인 전쟁과 불행을 해소해서 얻는 수 있는 데 전쟁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탈취하려는 행위이므로 (이 보다는) 원하는 것을 창조하는 것이 전쟁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고 궁극적으로 평화를 가져오는 길”이라며 상생의 의미와 진정한 기업가의 길을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김 양에게 “윤리적 경영자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글을 쓴 김현미 양은 현재 고3 학생으로 논술준비에 한창이다. 그녀는 중학교 1학년 때 “사람을 관리하는 일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말에 경영학도의 길을 꿈꾸게 됐다.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는 피터드러커의 저서들을 탐독하며 꿈을 키워갔다. 그녀는 “목표로 삼은 것을 위해 불안하지만 용기를 갖고 도전하려고 한다”며 “피터드러커가 말한 기업가 정신을 가진 윤리적인 기업가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전주=이명환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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