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일꿈>자유로운 발상, 자유로운 표현

지역내일 2007-01-09
자유로운 발상, 자유로운 표현
허 현 (대우건설 홍보팀)

동종업계에서 친하게 지내고 있는 선배에게 전화가 왔다. “허대리. 혹시 광고 표절 때문에 손해배상 청구해본 적 있어?”, “네? 아뇨. 법무팀과 상의해 볼 일이네요. 그런데 어쩐 일이세요?” 사연인즉, 일을 맡긴 광고대행사에서 모 외국회사의 상품 광고를 표절해 신규 브랜드 광고를 제작하는 바람에 한 달 만에 광고를 중단했다는 것이다.
수화기를 내려놓으면서 입사시절 면접을 보던 때가 생각났다. 근엄해 보이는 한 임원 분께서 “아파트 광고가 대한민국 10대 거짓말에 항상 포함된다고 하는 농담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것이었다. 솔직히 “도보 10분 거리가 정작 가보면 산 넘고 물 건너 30분 거리”라고 하는 농담에 대해서 많이 웃고 떠들었던 편이었던 터라, 대답을 제대로 못하고 머뭇머뭇 거리던 것이 생각난 것이다.
그럼 표절은 왜 나오는 것일까? 물론 창작의 고통은 외면한 채 쉽게 돈을 벌겠다고 하는 안이한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광고와 관련된 일을 수년간 하면서 느끼는 점은 그런 안일한 발상만이 문제인가 하는 점이다.
해외 유명 광고제에서 종종 봐왔던 신선한 광고를 보면서 무릎을 치면서 감탄한 경험이 있다. 왜 우리는 저런 것을 생각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꼭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러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부러웠기 때문이다. 아니,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그래서 우리나라의 소비자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는 광고들조차도 허용되는 그러한 사회적 문화 속에서의 발상 자체가 부러웠다.
광고는 자유로운 발상을 원한다. 자유로운 발상과 자유로운 표현 속에서 자유로운 창작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대한민국이라는 역사적, 관습적, 공간적, 법률적(?) 제약들은 자유로운 창작을 발상의 단계에서 억압한다. 연간 7조~8조 정도의 대한민국의 광고시장 전부가 이러한 억압에 시달린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자유로운 발상에도 기준과 법칙은 있어야 할 것이다. 거짓말로 소비자를 유혹하거나, 악의적인 음해로 소비자를 혼란케 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 하지만, 더 이상 모니터 앞에 앉은 소비자는 바보가 아니다. 어설픈 표현과 표절은 오히려 소비자의 질타를 받고 시장에서 외면을 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창작의 고통이란 것이 비단 순수예술 분야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제한된 시간에 쫓기는 광고분야에서의 그 고통은 배가 될 수도 있다.
외국계 광고대행사가 들어와 국내 광고시장을 점유해가고 있는 무한 경쟁의 현실 속에서 억압에 허덕이는 발상과 자유로운 발상의 경쟁이 과연 가능할까? 어쩌면 우리는 출발점조차도 다른 경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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