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동해를 ‘평화와 공생의 바다’로”

재일 코리안의 눈으로 본 동북아 평화해법

지역내일 2007-01-22
재일코리안
3색의 경계를 넘어
신명직 지음
고즈윈 / 1만원

얼마 전 노 대통령의 발언으로 문제가 된 ‘평화의 바다’ 주장이 재일 코리안의 저서에서 다시 제기됐다.
일본 구마모토가쿠엔대학 신명직 동아시학과 교수는 최근 출간한 ‘재일 코리안 3색의 경계를 넘어’에서 “한반도 혹은 일본열도와 관련된 울릉도·독도의 문제를 단지 ‘대립과 갈등’의 역사로 보아야 할 것이냐”라고 되묻고 있다.
신 교수는 “지금까지 한·일 양국은 ‘독도가 누구의 땅이냐’를 놓고 다툼만 계속해왔고, 그런 나머지 정작 중요한 상호교류와 평화의 역사를 간과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울릉도에 있는 ‘비파산’의 유래 = 울릉도·독도는 옛날 한반도와 일본열도를 연결하는 뱃길의 중간 기착지였다.
한반도 동해안의 남쪽 바닷가에서 배를 띄우면 그 배는 쓰시마난류를 타고 울릉도 인근의 바다에 이른다. 그 배는 다시 사할린에서 내려오는 한류를 타고 일본 서해안에 도달할 수 있다.
또 다른 중간 기착지는 대마도(쓰시마)다. 대마도에서 쓰시마난류를 타면 곧바로 우산국(울릉도의 옛 이름)에 도달한다. 울릉도에는 쓰시마인과 우산국 사람의 사랑 이야기가 지금도 전해지는데, 울릉도에 있는 ‘비파산’이 그것이다.
1400년 전 우산국의 우해왕이 쓰시마국의 셋째 공주를 데려와 왕후로 삼았다. 그녀가 죽자 우해왕은 뒷산에서 백일 동안 제사를 지내고 시녀에게 매일 비파를 뜯게 했다. 오늘날 ‘비파산’의 유래다.
물론 1690년대를 전후해 쓰시마 사람들이 울릉도와 독도를 탐해 갈등을 빚기도 했다. 안용복 의사의 항의사건 등이 그 증거다. 그 이전 1407년에는 쓰시마 사람들이 무릉도(울릉도)에 마을을 개척하겠다고 조선조에 간청했으나 거절당했다는 기록도 있다.
신명직 교수는 “그러나 한반도와 일본열도 사이에 놓인 섬들의 역사를 살펴보면 더 많고 길었던 것은 ‘교류와 협력의 역사’임이 분명하다”고 말한다.
2차대전 이후 문제가 된 북방 4개섬과 센가쿠제도, 독도는 하나의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 섬들과 섬 주변 사람들의 운명이 ‘근대’를 기점으로 변모해갔다는 점이다.
북방 4개섬에 살던 ‘아이누족’은 러시아와 일본이라는 국가들의 싸움에 삶터에서 밀려났고, 동중국해 최대의 해상왕국이었던 센카쿠제도 역시 류큐(유구국)의 오키나와 편입, 타이완 식민지화, 오키나와 미군 점령 등의 가혹한 시련을 겪었다.
동해안 어민들의 조용한 쉼터였던 독도 또한 근대가 시작되면서 국가간 대립과 갈등의 진앙지가 되고 말았다.

◆진정한 ‘전환시대의 논리’는 = 신 교수는 “이런 갈등과 대립을 부추기고 있는 쪽은 각국의 시민단체들”이라며 “오히려 경제단체들이 동아시아의 ‘공생’에 적극적인 아이러니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일국 중심의 근대국가 틀에서 벗어나 지역 단위의 정치·경제적 환경으로 급속하게 전환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각국의 시민단체들이 ‘자국중심주의’를 벗어나지 않는 한 동아시아의 미래는 긍정적일 수 없다는 얘기다.
“먼저 동아시아의 바다를 갈등과 대립의 상징인 동해나 일본해, 중국해가 아닌, ‘평화와 공생의 바다’로 부를 필요가 있다. 대립과 갈등을 넘어서기 위해 제안된 ‘햇볕정책’의 교훈을 한반도를 넘어 동아시아 바다 전역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 길만이 미국을 등에 업은 일본과 동아시아의 패자로 부활하고 있는 중국의 대결로 인해 동아시아의 바다가 분쟁으로 얼룩지지 않게 할 유일한 방법이다. 이것이 동아시아의 새로운 평화와 상생을 여는 진정한 ‘전환시대의 논리’다.

/남준기 기자 jkna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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