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대통령’ 될 수 있다
지난 해 한 공무원이 펴내 화제가 됐던 책이 있다. 퇴직을 눈앞에 뒀던 산업자원부 서기관이 낸 것으로 책 제목은 과천블루스이다. 그는 이 책에서 "공무원이 된 지 30년 세월이 흘렀지만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는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인터넷이 발전해 사회가 투명해지고 국가청렴위원회가 설치돼 공직사회의 내부감사기능도 발전했지만 공직사회의 부패와 비리는 여전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에 따르면 ''가짜공문''에 의해 집행되는 공무원 판공비와 출장비가 한 해 수백억은 될 것이라고 한다. 한 부처 차관은 1000원이면 만들 명패를 공금 200만원을 들여 만들었다. 국책은행이 ''신이 내린 직장''이 된 것은 퇴직 후 이들 은행에서 근무할 가능성이 많은 재경부 고위간부들이 이를 방치했기 때문이라는 대목을 보면 부아가 끓어오른다. 또 신도시 개발정보가 외부로 새나가는 과정을 보면 세금을 또박또박 내는 서민이 불쌍해진다. 건설교통부가 산하기관에 의뢰한 연구논문이 보고되면 건교부 다수 직원들은 이에 관한 정보를 알게 되고 그들은 이 정보를 친인척에게 알려 엄청난 시세차익을 얻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매달 근로소득세를 꼬박꼬박 내고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도 법인세를 성실히 납세한 봉급생활자와 중소기업인으로서는 허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야기다.
물론 대부분의 공무원은 그들 말대로 국민의 공복으로서 많지 않은 봉급을 받으며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있을 것이다. 산간벽지에서도 근무하고 섬마을에서도 2세교육을 위해 헌신하는 공무원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과천블루스에서 밝혀진 경제부처의 비리와 삼성장학재단에서 최근 드러난 교육부의 몰염치를 보면 아직 상당수 공무원은 ''공복''이 분명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삼성그룹의 사회환원기금 8000억원으로 출범한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은 사무국 직원 11명 가운데 9명을 교육부 퇴직공무원 가운데 기용해 교육부의 ''낙하산 착륙장''이 됐다는 비난을 들어야했던 것이다. 참여정부에서는 정부혁신이 착착 진행돼 어느 정권보다 깨끗하고 효율적인 행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자랑하지만 아직 도둑놈 심보를 가진 공무원은 많고 아직 상당수 정부기관은 국민들을 위한 서비스 기관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국민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감출 수 없는 것이다.
여기에 공무원연금에 생각이 미치면 암울해진다. 정부가 마련한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국민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나마 공무원 단체에서는 미흡한 연금개혁안도 반대하고 있다.
물론 전방 철책선과 산간오지 그리고 조그만 섬 등에서 한평생 국민에게 봉사해온 공무원들의 노고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편안하게 노후를 보낼 권리가 있다 하겠다. 그러나 평생을 산업현장 등에서 밤낮없이 일하고도 노후의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는 대부분의 국민이 공무원이 덜 낸 연금보험료를 대신 납부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해답은 저절로 나오는 것이 아닌가. 국민에게는 더 내고 덜 받는 국민연금 개혁을 요구하면서 자신들은 더 내고 덜 받는 공무원연금 개혁을 거부한다면 공무원집단은 국민에게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기득권 집단으로 비춰질 뿐이 아니겠는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헌법 정신에 따라 공무원들은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에게 봉사해야 한다. 헌법정신에 따라 모든 국민은 평등하지만 공무원의 경우 계급이 존재하고 그 정점에는 대통령이 있다. 대통령은 최고위 공무원으로서 국군을 통수하고 전 공무원을 지도한다.
지금 노무현 대통령은 "내가 한 일이 많은데 많은 국민들이 왜 나를 ''나쁜 대통령''으로 생각하느냐"고 억울해한다고 한다. 옳은 얘기일지 모른다. 노 대통령은 사실 권위주의 정치를 청산하는데 앞장섰고 정경유착 철폐에 큰 공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국민의 힘으로 성취했다고 하지만 지난해 3000억달러 수출도 달성했고 올해는 국민소득 2만달러도 달성할 가능성도 많다.
이에 노 대통령에게 당부하고 싶다. 깨끗한 정치도 중요하고 올곧은 언론도 중요하나 깨끗한 공직사회와 국민이 존경하는 공무원상 정립을 위해 공직사회 개혁에 나서달라는 것이다. 고령화사회를 맞아 정년이 보장되고 연금이 많은 공직사회에 인재들이 몰리고 있는 지금이 적기인지도 모른다. 공무원연금도 국민연금과 함께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개혁하고 깨끗하고 국민에 서비스하는 공직사회 개혁에 성공할 경우 이 것만으로도 노 대통령은 국민에게 ''좋은 대통령''으로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지난 해 한 공무원이 펴내 화제가 됐던 책이 있다. 퇴직을 눈앞에 뒀던 산업자원부 서기관이 낸 것으로 책 제목은 과천블루스이다. 그는 이 책에서 "공무원이 된 지 30년 세월이 흘렀지만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는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인터넷이 발전해 사회가 투명해지고 국가청렴위원회가 설치돼 공직사회의 내부감사기능도 발전했지만 공직사회의 부패와 비리는 여전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에 따르면 ''가짜공문''에 의해 집행되는 공무원 판공비와 출장비가 한 해 수백억은 될 것이라고 한다. 한 부처 차관은 1000원이면 만들 명패를 공금 200만원을 들여 만들었다. 국책은행이 ''신이 내린 직장''이 된 것은 퇴직 후 이들 은행에서 근무할 가능성이 많은 재경부 고위간부들이 이를 방치했기 때문이라는 대목을 보면 부아가 끓어오른다. 또 신도시 개발정보가 외부로 새나가는 과정을 보면 세금을 또박또박 내는 서민이 불쌍해진다. 건설교통부가 산하기관에 의뢰한 연구논문이 보고되면 건교부 다수 직원들은 이에 관한 정보를 알게 되고 그들은 이 정보를 친인척에게 알려 엄청난 시세차익을 얻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매달 근로소득세를 꼬박꼬박 내고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도 법인세를 성실히 납세한 봉급생활자와 중소기업인으로서는 허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야기다.
물론 대부분의 공무원은 그들 말대로 국민의 공복으로서 많지 않은 봉급을 받으며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있을 것이다. 산간벽지에서도 근무하고 섬마을에서도 2세교육을 위해 헌신하는 공무원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과천블루스에서 밝혀진 경제부처의 비리와 삼성장학재단에서 최근 드러난 교육부의 몰염치를 보면 아직 상당수 공무원은 ''공복''이 분명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삼성그룹의 사회환원기금 8000억원으로 출범한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은 사무국 직원 11명 가운데 9명을 교육부 퇴직공무원 가운데 기용해 교육부의 ''낙하산 착륙장''이 됐다는 비난을 들어야했던 것이다. 참여정부에서는 정부혁신이 착착 진행돼 어느 정권보다 깨끗하고 효율적인 행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자랑하지만 아직 도둑놈 심보를 가진 공무원은 많고 아직 상당수 정부기관은 국민들을 위한 서비스 기관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국민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감출 수 없는 것이다.
여기에 공무원연금에 생각이 미치면 암울해진다. 정부가 마련한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국민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나마 공무원 단체에서는 미흡한 연금개혁안도 반대하고 있다.
물론 전방 철책선과 산간오지 그리고 조그만 섬 등에서 한평생 국민에게 봉사해온 공무원들의 노고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편안하게 노후를 보낼 권리가 있다 하겠다. 그러나 평생을 산업현장 등에서 밤낮없이 일하고도 노후의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는 대부분의 국민이 공무원이 덜 낸 연금보험료를 대신 납부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해답은 저절로 나오는 것이 아닌가. 국민에게는 더 내고 덜 받는 국민연금 개혁을 요구하면서 자신들은 더 내고 덜 받는 공무원연금 개혁을 거부한다면 공무원집단은 국민에게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기득권 집단으로 비춰질 뿐이 아니겠는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헌법 정신에 따라 공무원들은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에게 봉사해야 한다. 헌법정신에 따라 모든 국민은 평등하지만 공무원의 경우 계급이 존재하고 그 정점에는 대통령이 있다. 대통령은 최고위 공무원으로서 국군을 통수하고 전 공무원을 지도한다.
지금 노무현 대통령은 "내가 한 일이 많은데 많은 국민들이 왜 나를 ''나쁜 대통령''으로 생각하느냐"고 억울해한다고 한다. 옳은 얘기일지 모른다. 노 대통령은 사실 권위주의 정치를 청산하는데 앞장섰고 정경유착 철폐에 큰 공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국민의 힘으로 성취했다고 하지만 지난해 3000억달러 수출도 달성했고 올해는 국민소득 2만달러도 달성할 가능성도 많다.
이에 노 대통령에게 당부하고 싶다. 깨끗한 정치도 중요하고 올곧은 언론도 중요하나 깨끗한 공직사회와 국민이 존경하는 공무원상 정립을 위해 공직사회 개혁에 나서달라는 것이다. 고령화사회를 맞아 정년이 보장되고 연금이 많은 공직사회에 인재들이 몰리고 있는 지금이 적기인지도 모른다. 공무원연금도 국민연금과 함께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개혁하고 깨끗하고 국민에 서비스하는 공직사회 개혁에 성공할 경우 이 것만으로도 노 대통령은 국민에게 ''좋은 대통령''으로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