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여관을 나서 비교적 먼 길을 걸었다. 저녁식사 전까지 종착지인 리장에 도착하기 위해 8시에 하바촌과 바이수이타이로 향했다.
◆수억년이 침전이 만든 환상지형 = 이제 이번 일정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바이수이타이에 관해 언급할 차례다. 바이수이타이는 중뎬현에서 동남방으로 101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해발 2380미터의 고산지대이다.
이곳은 물속 탄산칼슘이 햇빛으로 분해반응을 보여 수억년에 걸쳐 형성된 탄산칼슘 침전물이 지면을 뒤덮은 용암지형이다. 때문에 세월의 풍화와 용암의 작용이 연출해 낸 수만 가지 자연경관이 펼쳐진다.
바이수이타이의 지형은 산을 따라 자연스럽게 아래를 향하며, 온천에서 생기는 석회질이나 규산질의 침전물이 무려 3평방킬로미터에 걸쳐 장관을 이룬다. 나시족어로 바이수이타이는 ‘바이보즈’라고 하는데 이는 ‘점차 커지는 꽃’이라는 뜻이다.
바이수이타이는 또 신이 내린 밭이라고도 불린다. 층층겹겹으로 이루어진 바위층이 사람들이 개척한 계단식 밭과 매우 흡사하다. 전설에 따르면 하늘의 왕모가 이곳에서 사람들에게 경작 방법을 가르쳤다고 한다. 바이수이타이 왼편으로 가면 초승달처럼 생긴 샘이 있는데 맑은 물이 사방에 넘친다. 주민들은 선녀가 머리를 빗고 화장을 하던 곳이라고 말한다.
음력 10월 초가 되면 수십 리 안에 여러 민족들이 모두 이곳에 모여 1년에 한번 있는 전통명절 ‘이월팔’을 보낸다. 현지 나시족은 닭을 잡아 산신에게 제사를 드리고 닭피를 사방 나무에 칠하여 존경과 숭배의 뜻을 보인다.
제사를 마치면 나무그늘 아래서 풍성한 식사를 한다. 사람들은 갈대로 만든 생황을 불거나 호금을 불면서 둥그렇게 모여 흥겹게 민속춤을 춘다. 수많은 사람들이 만면에 웃음을 띠고 이곳에 모이며 여러 민족들이 한 데 어울린 채 며칠에 걸쳐 수천 가지의 노래와 춤으로 축제를 즐긴다.
25일 오후,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바이수이타이를 떠나 저녁 여섯 시 무렵 리장에 도착했다. 갑자기 무기력함이 밀려와 늘 지니던 사진기도 놓아 버렸다.
◆어떤 이든 매료시키는 도시, 리장 = 그 사이에 여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리장의 여관은 대부분 보보스풍임을 알게 됐다. 모든 여관들이 인터넷을 제공하며, 정원의 소파에서 차를 마시게 해준다.
듣고 있으니 어떤 이는 리장에서는 아무 생각 없이 지내도 좋다고 말하며, 어떤 이는 리장이야말로 연인들이 최고의 러브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곳이라고 말한다. 누구에게나 반드시 여행할 이유를 제공하는 곳이라는 데서 리장의 매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리장의 부드러운 시간’이라는 책을 읽은 생각이 난다. 6년 전 리장에 왔을 때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의 리장은 너무 상업화됐다.
그래서인지 최근 들어 장이모우 감독이 찍은 영화 ‘인상. 윈난’의 촬영지가 급부상하는 중이라는 설명도 있다. 리장에서 대략 6킬로미터 떨어진 슈허라는 옛마을이 그곳이다.
그럼에도 지금의 리장은 내게 둘도 없이 편한 곳이다. 언젠가는 슈허 같은 다른 도시에 그 지위를 양보하겠지만.
/정리 김선태 기자 ks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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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년이 침전이 만든 환상지형 = 이제 이번 일정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바이수이타이에 관해 언급할 차례다. 바이수이타이는 중뎬현에서 동남방으로 101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해발 2380미터의 고산지대이다.
이곳은 물속 탄산칼슘이 햇빛으로 분해반응을 보여 수억년에 걸쳐 형성된 탄산칼슘 침전물이 지면을 뒤덮은 용암지형이다. 때문에 세월의 풍화와 용암의 작용이 연출해 낸 수만 가지 자연경관이 펼쳐진다.
바이수이타이의 지형은 산을 따라 자연스럽게 아래를 향하며, 온천에서 생기는 석회질이나 규산질의 침전물이 무려 3평방킬로미터에 걸쳐 장관을 이룬다. 나시족어로 바이수이타이는 ‘바이보즈’라고 하는데 이는 ‘점차 커지는 꽃’이라는 뜻이다.
바이수이타이는 또 신이 내린 밭이라고도 불린다. 층층겹겹으로 이루어진 바위층이 사람들이 개척한 계단식 밭과 매우 흡사하다. 전설에 따르면 하늘의 왕모가 이곳에서 사람들에게 경작 방법을 가르쳤다고 한다. 바이수이타이 왼편으로 가면 초승달처럼 생긴 샘이 있는데 맑은 물이 사방에 넘친다. 주민들은 선녀가 머리를 빗고 화장을 하던 곳이라고 말한다.
음력 10월 초가 되면 수십 리 안에 여러 민족들이 모두 이곳에 모여 1년에 한번 있는 전통명절 ‘이월팔’을 보낸다. 현지 나시족은 닭을 잡아 산신에게 제사를 드리고 닭피를 사방 나무에 칠하여 존경과 숭배의 뜻을 보인다.
제사를 마치면 나무그늘 아래서 풍성한 식사를 한다. 사람들은 갈대로 만든 생황을 불거나 호금을 불면서 둥그렇게 모여 흥겹게 민속춤을 춘다. 수많은 사람들이 만면에 웃음을 띠고 이곳에 모이며 여러 민족들이 한 데 어울린 채 며칠에 걸쳐 수천 가지의 노래와 춤으로 축제를 즐긴다.
25일 오후,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바이수이타이를 떠나 저녁 여섯 시 무렵 리장에 도착했다. 갑자기 무기력함이 밀려와 늘 지니던 사진기도 놓아 버렸다.
◆어떤 이든 매료시키는 도시, 리장 = 그 사이에 여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리장의 여관은 대부분 보보스풍임을 알게 됐다. 모든 여관들이 인터넷을 제공하며, 정원의 소파에서 차를 마시게 해준다.
듣고 있으니 어떤 이는 리장에서는 아무 생각 없이 지내도 좋다고 말하며, 어떤 이는 리장이야말로 연인들이 최고의 러브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곳이라고 말한다. 누구에게나 반드시 여행할 이유를 제공하는 곳이라는 데서 리장의 매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리장의 부드러운 시간’이라는 책을 읽은 생각이 난다. 6년 전 리장에 왔을 때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의 리장은 너무 상업화됐다.
그래서인지 최근 들어 장이모우 감독이 찍은 영화 ‘인상. 윈난’의 촬영지가 급부상하는 중이라는 설명도 있다. 리장에서 대략 6킬로미터 떨어진 슈허라는 옛마을이 그곳이다.
그럼에도 지금의 리장은 내게 둘도 없이 편한 곳이다. 언젠가는 슈허 같은 다른 도시에 그 지위를 양보하겠지만.
/정리 김선태 기자 ks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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