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한강의 기적’과 1987년 이후 ‘민주화 10년’을 거치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달성한 나라가 됐다.
우리나라는 1962년 박정희 정부에 의해 경제개발계획을 추진한 이래 1995년 1만 달러 달성까지 33년 걸렸다. 영국은 1769년 산업혁명 이후 218년이 지난 1987년에 1만 달러에 도달했다. 미국 역시 1850년 산업화를 시작한 이래 1978년 1만 달러 달성까지 128년이 소요됐고 일본은 1867년 메이지 유신을 시작한 이래 114년이 지난 1981년에 1만 달러 국가가 됐다.
현대 경영학의 대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한국은 33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황폐한 제3세계 국가에서 충분히 개발된 세계 수준의 경제 국가로 스스로를 변모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1만 달러 달성 속도 가장 빨라=드러커는 우리나라의 급속한 경제발전의 동인을 “교육을 통해 인적 자원을 질적으로 혁신하는 데 성공한” 점을 꼽고 있다. 우리나라 어머니들의 높은 교육열이 과거 1만 달러 달성의 에너지임을 갈파한 것이다.
2007년 우리나라가 2만 달러에 도달할 경우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 달성까지 약 13년이 걸린 셈이다. OECD 자료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들이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 달성까지 평균 9.2년 정도가 걸린 것으로 나타나 있다. 약간의 편차는 있지만 우리나라 역시 OECD 선진국들이 밟은 경로를 통해 선진국의 문턱에 도달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OECD 국가들이 선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발전해간 반면 우리나라는 식민지 경험이 있는 후진국에서 2만달러로 도약했다는 의미에서 아일랜드를 제외하고는 전 세계적으로 사례가 드물다.
이 기간 동안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과 수출 및 무역 규모, 외환보유고, 반도체와 휴대폰 자동차 철강 등의 경쟁력을 통해 경제분야에서는 사실상 세계 10위권에 올라섰다.
그러나 국가경쟁력, 삶의 질 등 종합적인 경쟁력에 있어서는 세계 20~40위권에 머물고 있다. 특히 노사관계, 사회보장 등 사회분야에서는 전반적으로 중하위권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아직 ‘삶의 질이 높은 선진국’ 대열에는 들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서중해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경제적으로 우리나라가 2만 달러에 들어서서 선진국이 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우리 경제가 선진경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경제시스템을 뒷받침해주는 사회적 자본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 위원은 △인적자본의 고도화 △사회적 자본 확충 △능동적 세계화를 선진국 진입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사회적 자본 미약=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사회적 자본실태 종합조사’를 통해 사회적 자본의 확충 없이는 선진국으로 도약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자본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협력과 사회적 거래를 촉진시키는 사회적 자산을 포괄해 지칭한다. 일반적으로 사회적 자본은 제도 규범 관계망 신뢰 등을 포함한다. 우리 사회는 구성원 사이의 신뢰도가 낮고, 이 때문에 경제성장과 사회발전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KDI는 한국이 선진사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자본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식기반경제에서는 노동자의 자발적인 협조 없이 기업이 생산성을 높이면서 발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소극적인 산업평화를 넘어 노동자-경영진, 노동자-노동자간의 자발적 협조가 지식기반경제에서는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식기반경제에서 항시적으로 혁신을 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와 아이디어의 결합, 아이디어와 자본의 결합이 필요한데, 상호 신뢰증진 없이는 이런 결합이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KDI는 설명했다.
KDI는 그동안 한국은 6.25전쟁, 급속한 도시화, 권위주의적 근대화 등 과정을 겪으면서 불신이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분석했다. 또 급속한 변화로 인해 소득, 학력, 거주지역, 성별에 따라 상당한 사회적 단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적 자본의 확충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느 정도 경제가 성장한 다음에는 이제 과거와 같은 요소투입형 경제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안찬수 기자 khae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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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1962년 박정희 정부에 의해 경제개발계획을 추진한 이래 1995년 1만 달러 달성까지 33년 걸렸다. 영국은 1769년 산업혁명 이후 218년이 지난 1987년에 1만 달러에 도달했다. 미국 역시 1850년 산업화를 시작한 이래 1978년 1만 달러 달성까지 128년이 소요됐고 일본은 1867년 메이지 유신을 시작한 이래 114년이 지난 1981년에 1만 달러 국가가 됐다.
현대 경영학의 대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한국은 33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황폐한 제3세계 국가에서 충분히 개발된 세계 수준의 경제 국가로 스스로를 변모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1만 달러 달성 속도 가장 빨라=드러커는 우리나라의 급속한 경제발전의 동인을 “교육을 통해 인적 자원을 질적으로 혁신하는 데 성공한” 점을 꼽고 있다. 우리나라 어머니들의 높은 교육열이 과거 1만 달러 달성의 에너지임을 갈파한 것이다.
2007년 우리나라가 2만 달러에 도달할 경우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 달성까지 약 13년이 걸린 셈이다. OECD 자료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들이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 달성까지 평균 9.2년 정도가 걸린 것으로 나타나 있다. 약간의 편차는 있지만 우리나라 역시 OECD 선진국들이 밟은 경로를 통해 선진국의 문턱에 도달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OECD 국가들이 선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발전해간 반면 우리나라는 식민지 경험이 있는 후진국에서 2만달러로 도약했다는 의미에서 아일랜드를 제외하고는 전 세계적으로 사례가 드물다.
이 기간 동안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과 수출 및 무역 규모, 외환보유고, 반도체와 휴대폰 자동차 철강 등의 경쟁력을 통해 경제분야에서는 사실상 세계 10위권에 올라섰다.
그러나 국가경쟁력, 삶의 질 등 종합적인 경쟁력에 있어서는 세계 20~40위권에 머물고 있다. 특히 노사관계, 사회보장 등 사회분야에서는 전반적으로 중하위권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아직 ‘삶의 질이 높은 선진국’ 대열에는 들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서중해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경제적으로 우리나라가 2만 달러에 들어서서 선진국이 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우리 경제가 선진경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경제시스템을 뒷받침해주는 사회적 자본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 위원은 △인적자본의 고도화 △사회적 자본 확충 △능동적 세계화를 선진국 진입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사회적 자본 미약=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사회적 자본실태 종합조사’를 통해 사회적 자본의 확충 없이는 선진국으로 도약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자본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협력과 사회적 거래를 촉진시키는 사회적 자산을 포괄해 지칭한다. 일반적으로 사회적 자본은 제도 규범 관계망 신뢰 등을 포함한다. 우리 사회는 구성원 사이의 신뢰도가 낮고, 이 때문에 경제성장과 사회발전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KDI는 한국이 선진사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자본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식기반경제에서는 노동자의 자발적인 협조 없이 기업이 생산성을 높이면서 발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소극적인 산업평화를 넘어 노동자-경영진, 노동자-노동자간의 자발적 협조가 지식기반경제에서는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식기반경제에서 항시적으로 혁신을 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와 아이디어의 결합, 아이디어와 자본의 결합이 필요한데, 상호 신뢰증진 없이는 이런 결합이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KDI는 설명했다.
KDI는 그동안 한국은 6.25전쟁, 급속한 도시화, 권위주의적 근대화 등 과정을 겪으면서 불신이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분석했다. 또 급속한 변화로 인해 소득, 학력, 거주지역, 성별에 따라 상당한 사회적 단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적 자본의 확충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느 정도 경제가 성장한 다음에는 이제 과거와 같은 요소투입형 경제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안찬수 기자 khae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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