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3대독자 북측 조카 편지 받은 황각주씨

“조상님 덕에 눈감기 전 소식들어”

지역내일 2001-03-16 (수정 2001-03-16 오후 3:00:42)
"눈 감기 전에 큰조카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는 것도 다 조상님 덕이지. 나까지 가고 나면 의
술이가 누구를 찾았겠어. 참 다행이야. 그런데 진짜 편지가 오긴 왔다는 거야?"
남북 이산가족 서신왕래를 앞두고 북측에 살아있는 조카 황의술(71세)씨의 편지를 기다리는 황각주
(78·전주시 삼천동)씨는 가슴 졸이는 하루를 보냈다. 최근 10년 사이에 의술씨의 두 누나가 세상을
떠난 후에야 반세기를 돌아 판문점을 넘어 온 조카의 편지가 못내 아쉽고 믿기지 않는다는 눈치다.
증조할아버지부터 3대를 내리 외아들로 지내다 황씨의 큰 형님이 낳은 아들이 바로 북에 있는 의술
씨. 당시만해도 의술씨는 황씨집안의 희망이었다. 해방전 만주에서 교편생활을 했던 황씨의 큰 형님
은 두딸과 의술씨를 남긴 채 사망했고, 의술씨 가족은 고향인 전북완주로 내려와야 했다.
황각주씨가 기억하는 조카 의술씨는 향학열이 높고 주변에 사람이 많은 젊은 대학생이었다.
의술씨는 전주에서 야간중학교를 나와 전북대의 전신인 명륜대에 이어 군산해양대를 다니다 한국전
쟁시 퇴각하는 인민군에 휩쓸려 생사를 알 수 없게 됐다. 집안의 기둥이라 믿었던 조카를 잃어버린
황씨 가족은 아픈 기억을 가슴속에 묻어둔 채 반세기를 보냈다.
조카의 편지가 왔다는 소식에 "자식은 몇이나 뒀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드는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니다. 사실 황씨는 조카의 생사를 알 길이 없어 대를 잇기 위해 양자를 들일 생각도 했다.
그러나 황각주씨는 무엇보다 반가운 조카의 편지를 기다리면서도 가슴 한켠에서는 조심스런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전쟁을 경험했던 황씨로서는 '외줄타기'처럼 아슬아슬하게 살아온 온 그간의 세월
이었다. 행여나 어렵게 알게된 조카의 생사가 또 다른 상처를 만드는 것은 아닌가하는 염려가 황씨
가슴을 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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