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분당 신도시 동사무소들은 공간 조정 때문에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다. 주민생활지원서비스 체계로 행정조직이 개편되면서 동사무소에도 주민생활팀이 신설되고 상담실이 마련됐다.
하지만 상담실 설치가 그리 순탄하게 진행된 것은 아니다. 연면적 200∼300 규모로 건립된 동사무소가 많아 몇 평의 공간을 따로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결국 직원들의 업무공간을 줄여 설치했다.
현재 동사무소는 예전 민원만 담당하던 말단 행정기관이 아니다. 90년대 후반 주민자치센터로 전환되면서 문화복지 기능이 대거 활성화됐다. 각 동사무소마다 20∼30개의 프로그램이 개설돼 매일 200∼300명의 주민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분당 동사무소들은 대개 1개 층을 증축했다. 그러나 공간부족은 여전하다. 최근 신축해 가장 크다고 하는 서현1동 동사무소도 벌써부터 공간부족을 느끼고 있다. 지하1층 지상3층, 연면적 863평에 달하는 건물이지만 30개의 프로그램을 소화하기가 벅찬 지경이다.
◆인구에 따른 상한선 설정 필요 = 고질화된 공간 문제는 행정자치부가 권고한 표준 설계면적 기준에 연유한다. 행자부는 2002년 전국 자치단체에 공유재산관리조례 개정안을 통보하면서 청사와 종합회관을 신축할 때에는 표준 설계면적 기준을 따르도록 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직원 1인당 직무공간과 회의실·창고·휴게실 등의 부속공간을 합해 17평을 넘을 수 없다. 서현1동 청사 1층에 배치돼 있는 동사무소의 연면적은 186평이다. 행자부 기준을 적용해 산출하면 서현1동 직원 14명에게 필요로 하는 면적은 238평이다. 52평이나 부족하다. 이것도 예비군 동대본부나 공익근무요원 등은 감안하지 않은 면적이다.
성남시 회계과 관계자는 “건물 신축에 따른 타당성 조사 때 행자부 기준을 활용하는지라 동사무소가 주민요구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높아진 생활수준에 맞지 않고 현실성이 떨어져 현재는 이를 그대로 적용하는 자치단체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행자부 기준대로 하면 쓸만한 청사를 마련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성남시는 신청사 건립을 추진하면서 행자부 기준 중 직무공간만 반영하고 미흡하다고 지적돼온 부속공간은 크게 늘렸다.
시청사도 마찬가지다. 수원시는 지난해 3월 420억원을 들여 지하3층 지상8층, 연면적 7366평의 별관을 완공했다. 인계동 상업지역에 7층 건물을 임대해 쓰던 부서들이 입주했다. 물론 상수도사업소나 화성사업소 등은 아직도 외부 건물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수원시 청사도 5년 앞을 내다보면 다시 증축이나 청사 이전을 검토해야 하는 처지다. 광교신도시나 호매실 국민임대주택단지, 권선 택지개발지구 등의 택지개발사업이 많아 5년 내에 인구가 20만명 가까이 늘어 13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2500명되는 공무원도 3000명을 넘어설 게 확실하다.
별관을 더 크게 건립할 수 있었지만 지방채 160억원을 지원 받아 건립한 처지라 행자부의 기준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2000년 행자부의 재정 투융자 심사 때 의회 청사를 따로 건립하지 않고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가 끝난 다음에 착공하는 조건으로 승인을 받았다.
공연시설도 다르지 않다. 애초 성남 아트센터는 대공연장을 3000석 규모로 계획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1800석의 공연장이 들어섰다. 감사원 감사를 받으면서 1500석으로 줄었다가 겨우 300석을 늘려 준공했다. 규모가 줄어들면서 대형 공연 유치에 애로를 겪고 있다.
수원시 건축과 관계자는 “표준 면적기준을 설정하는 것보다는 인구 규모에 따라 총 면적 상한선을 정해 관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획일적으로 규제하다 보니 창고나 자료실 등이 부족해 업무처리의 비효율성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장 건설장비를 놔 둘 창고나 단속 광고물을 쌓아둘 공간이 필요한데도 행자부 기준에 막혀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기준은 필수시설에 대한 가이드라인 = 행자부는 직원 1인당 직무공간이 좁다는 지적에 따라 2002년 표준 설계면적기준을 권고하면서 1.51평에서 2.17평으로 늘렸다며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행자부 지방경제공기업팀 관계자는 “일부 부속공간이 좁지만 청사가 복지나 청소년 시설과 복합화하는 추세라 이를 단순하게 계산해 기준을 제시하기가 힘들다”며 “행자부가 제시한 기준은 어떤 청사이든지 꼭 필요한 필수시설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인구 규모에 따른 상한선을 설정하는 것을 하나의 개선방안으로 검토해볼 수 있지만 막상 정형화하려면 여러 가지 애로점이 있다”며 “호화청사에 따른 교부세 교부 불이익은 적정 규모의 청사 건립을 유도할 수 있는 유용한 강제수단”이라고 덧붙였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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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상담실 설치가 그리 순탄하게 진행된 것은 아니다. 연면적 200∼300 규모로 건립된 동사무소가 많아 몇 평의 공간을 따로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결국 직원들의 업무공간을 줄여 설치했다.
현재 동사무소는 예전 민원만 담당하던 말단 행정기관이 아니다. 90년대 후반 주민자치센터로 전환되면서 문화복지 기능이 대거 활성화됐다. 각 동사무소마다 20∼30개의 프로그램이 개설돼 매일 200∼300명의 주민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분당 동사무소들은 대개 1개 층을 증축했다. 그러나 공간부족은 여전하다. 최근 신축해 가장 크다고 하는 서현1동 동사무소도 벌써부터 공간부족을 느끼고 있다. 지하1층 지상3층, 연면적 863평에 달하는 건물이지만 30개의 프로그램을 소화하기가 벅찬 지경이다.
◆인구에 따른 상한선 설정 필요 = 고질화된 공간 문제는 행정자치부가 권고한 표준 설계면적 기준에 연유한다. 행자부는 2002년 전국 자치단체에 공유재산관리조례 개정안을 통보하면서 청사와 종합회관을 신축할 때에는 표준 설계면적 기준을 따르도록 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직원 1인당 직무공간과 회의실·창고·휴게실 등의 부속공간을 합해 17평을 넘을 수 없다. 서현1동 청사 1층에 배치돼 있는 동사무소의 연면적은 186평이다. 행자부 기준을 적용해 산출하면 서현1동 직원 14명에게 필요로 하는 면적은 238평이다. 52평이나 부족하다. 이것도 예비군 동대본부나 공익근무요원 등은 감안하지 않은 면적이다.
성남시 회계과 관계자는 “건물 신축에 따른 타당성 조사 때 행자부 기준을 활용하는지라 동사무소가 주민요구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높아진 생활수준에 맞지 않고 현실성이 떨어져 현재는 이를 그대로 적용하는 자치단체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행자부 기준대로 하면 쓸만한 청사를 마련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성남시는 신청사 건립을 추진하면서 행자부 기준 중 직무공간만 반영하고 미흡하다고 지적돼온 부속공간은 크게 늘렸다.
시청사도 마찬가지다. 수원시는 지난해 3월 420억원을 들여 지하3층 지상8층, 연면적 7366평의 별관을 완공했다. 인계동 상업지역에 7층 건물을 임대해 쓰던 부서들이 입주했다. 물론 상수도사업소나 화성사업소 등은 아직도 외부 건물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수원시 청사도 5년 앞을 내다보면 다시 증축이나 청사 이전을 검토해야 하는 처지다. 광교신도시나 호매실 국민임대주택단지, 권선 택지개발지구 등의 택지개발사업이 많아 5년 내에 인구가 20만명 가까이 늘어 13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2500명되는 공무원도 3000명을 넘어설 게 확실하다.
별관을 더 크게 건립할 수 있었지만 지방채 160억원을 지원 받아 건립한 처지라 행자부의 기준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2000년 행자부의 재정 투융자 심사 때 의회 청사를 따로 건립하지 않고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가 끝난 다음에 착공하는 조건으로 승인을 받았다.
공연시설도 다르지 않다. 애초 성남 아트센터는 대공연장을 3000석 규모로 계획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1800석의 공연장이 들어섰다. 감사원 감사를 받으면서 1500석으로 줄었다가 겨우 300석을 늘려 준공했다. 규모가 줄어들면서 대형 공연 유치에 애로를 겪고 있다.
수원시 건축과 관계자는 “표준 면적기준을 설정하는 것보다는 인구 규모에 따라 총 면적 상한선을 정해 관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획일적으로 규제하다 보니 창고나 자료실 등이 부족해 업무처리의 비효율성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장 건설장비를 놔 둘 창고나 단속 광고물을 쌓아둘 공간이 필요한데도 행자부 기준에 막혀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기준은 필수시설에 대한 가이드라인 = 행자부는 직원 1인당 직무공간이 좁다는 지적에 따라 2002년 표준 설계면적기준을 권고하면서 1.51평에서 2.17평으로 늘렸다며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행자부 지방경제공기업팀 관계자는 “일부 부속공간이 좁지만 청사가 복지나 청소년 시설과 복합화하는 추세라 이를 단순하게 계산해 기준을 제시하기가 힘들다”며 “행자부가 제시한 기준은 어떤 청사이든지 꼭 필요한 필수시설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인구 규모에 따른 상한선을 설정하는 것을 하나의 개선방안으로 검토해볼 수 있지만 막상 정형화하려면 여러 가지 애로점이 있다”며 “호화청사에 따른 교부세 교부 불이익은 적정 규모의 청사 건립을 유도할 수 있는 유용한 강제수단”이라고 덧붙였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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