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바람이 불지만 겨울바다만큼 정취가 있는 곳도 찾아보기 힘들다. 환상적인 해안 풍경을 즐긴 뒤 겨울철 별미를 즐기는 것이 어떨까.
한국관광공사는 ‘2월의 가볼만한 곳’으로 새조개로 유명한 충남 홍성, 곰치국의 강원 삼척, 포항 구룡포 과메기, 여수 별미여행 등 4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쫄깃쫄깃한 ‘조개의 명품’ = 홍성은 겨울별미여행으로 제격인 곳이다. 홍성 남당리 포구가 대표적인 어촌 관광지역이다.
새조개는 조개껍질 안의 육질이 새의 부리와 흡사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새조개는 약간 달콤하면서 부드러운 조갯살이 다른 조개처럼 퍽퍽하지 않고 쫄깃쫄깃해 ‘조개의 명품’이라고 불릴 정도다. 새조개 요리로는 샤브샤브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조미료가 첨가되지 않은 야채국물에 조개를 데쳐 먹은 후 칼국수나 라면을 끓여먹는 방식이다.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3일부터 3월 4일까지 열리는 새조개 장터는 새조개 요리 축제, 해변마라톤 대회, 새조개 캐기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광천읍에 있는 광천시장은 200-300미터 토굴에서 발효시킨 토굴새우젓으로 유명하다.
갈산면 옹기마을은 5대째 전통옹기 제조를 고집하고 있는 곳이다. 직접 전통옹기를 만들면 집으로 배달해주기도 한다. 영화 ‘조폭마누라’를 촬영했던 곳으로 눈에 익기도 하다.
매현리에 있는 3만평 규모의 ‘그림이 있는 정원’도 홍성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총 1330여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연 수목과 아름다운 연못, 암석도 볼 수 있어 자연미를 느낄 수 있다. 수목원 시설 이외에도 카페테리아 ‘메이’, 미술관 ‘더 갤러리’ 등에서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가족 및 연인과의 데이트 코스로도 적당하다.
문의 : 홍성군청 문화관광과 041-630-1224
◆뱃사람 해장국의 으뜸 = 삼척은 50개가 넘는 동굴이 발견된 ‘동굴의 도시’다. 유일하게 일반인이 관람할 수 있는 환선굴은 동양 최대의 석회동굴로 천연기념물 178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약 5억3000만년 전에 생성된 신비롭고 경이로운 동굴 내부는 긴 세월동안 자연이 빚어낸 별천지이다.
곰치는 길이가 1m 가까이 될 정도로 대형 어족이다. 주로 얕은 바다의 암초지대에 무리를 이루어 살고 있으며, 육식성으로 모든 종류의 어류나 무척추동물을 잘 먹는다. 성질이 사납고 대담하며, 이빨이 날카로워서 잠수부들이 물리기도 한다.
20여 년 전만 해도 그물에 곰치가 걸리면 살이 흐물흐물하고 모양이 징그러워 그냥 내다 버렸다. 이때 물속에 빠질때 소리가 ‘텀벙텀벙’ 한다고 해서 ‘물텀벙’이라는 별명이 생겼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생긴 모양과는 달리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아 귀하신 몸으로 대접을 톡톡히 받고 있다. 살이 무른 곰치 몇 토막에 잘 묵은 김치를 숭숭 썰어 넣어 푹 끓여낸 곰치국은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 맛과 입안에서 살살 녹는 살점 때문에 술을 좋아하는 뱃사람들에게 해장국 중 으뜸으로 꼽힌다. 조선시대 정약전 선생은 ‘자산어보’에서 ‘물곰은 곧잘 술병을 고친다’고 했다. 곰치는 얼리면 살이 풀어져 장기간 보관이 어려워서 삼척, 동해 지역에서만 곰치국을 맛볼 수 있다.
문의 : 삼척시청 관광개발과 033-570-3845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숙성시킨 생선회 = ‘숙성시킨 생선회’라 할만한 과메기가 어느 해부터인가 겨울철 명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5~6년전까지만 해도 과메기는 향토음식에 불과했다. 싱싱한 생선회도 아니고 비릿한 냄새와 맛 때문에 꺼리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과메기의 인기가 점점 높아져 포장마차나 선술집은 물론이고 고급 일식집에서도 기본 안주로 등장할 정도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과메기란 물고기가 따로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60년대만 하더라도 청어로 과메기를 만들었지만 청어 양도 부족하고 기름기가 많다보니 대안으로 꽁치가 애용되기 시작했다. 이 꽁치도 국내산이 아니고 대부분 원양산이다. 겨울철 국내산 꽁치는 살이 실하지 않아 원양산을 사용해 과메기를 만들고 있다.
싱싱하지 않지만 과메기도 엄연히 ‘생선회’다. 과메기가 되기 위해선 3~4일간 겨울 해풍을 맞으며 밤에는 얼고 낮에는 녹기를 반복해야 제맛이 난다. 포항시내에서 호미곶까지 이어진 925번 해안도로가 ‘과메기 벨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과메기 생산의 최적지다.
과메기 덕장으론 구룡포가 으뜸이라면 과메기 음식점으로는 포항 죽도시장을 빼놓을 수 없다. 서울의 남대문과 동대문시장, 대구의 서문시장, 부산 자갈치시장과 함께 전국 5대 재래시장 중의 하나로 꼽히는 죽도시장에는 과거 임금님 진상품이기도 했던 겨울철 과메기를 맛볼 수 있는 횟집들이 즐비하다.
포항까지 가서 과메기 말고도 물회와 피데기는 반드시 먹고 가야 하는 음식이다. 포항 겨울 해풍을 맞은 덜 말린 오징어인 피데기도 포항의 별미로 죽도시장 등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문의 : 포항시 문화공보관광과 054-270-2243
◆겨울철 먹거리 넘치는 여수 = 남도의 맛은 다채롭기로 소문나 있다. 그중에서도 한려수도 여수의 대표 별미인 금품생이구이, 서대회, 붕장어요리는 제철에 먹지 않을 경우 후회만 남는다.
우선 이름부터 약간 생소하지만 정겨움이 묻어나는 ‘금풍생이’는 다른 지방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여수지방의 특산품이다. 깊은 바다에서 자라는 물고기라서 뼈가 억세지만 뼈와 가시에 붙어 있는 속살을 발라 먹는 재미가 있다. 금풍생이는 딱돔의 일종으로 구이 요리가 일반적이다.
이 생선은 여수의 아낙들이 남편에게는 구워주지 않고 아껴두었다가 애인에게만 내놓는다고 해서 ‘샛서방고기’라고 한다. 별칭에 남도의 감칠맛 나는 구수한 향이 묻어 있어서 더욱 구미를 당긴다. 내장은 물론 머리까지 아삭하게 씹어 먹는 것이 제대로 즐기는 법이라고 한다.
서대회는생긴 것은 가자미와 비슷하지만 그보다는 조금 길쭉한 편이다. 서대회는 서대의 부드러운 살코기와 막걸리 식초, 설탕의 새콤달콤함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살살 녹는 맛이 일품이다. 밥 한 그릇은 그 자리에서 뚝딱이다.
다음으로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바로 여수의 자랑거리인 붕장어요리이다. 소금구이와 양념구이, 뼈와 내장을 넣어 고아낸 장어탕이 침을 흘리게 한다.
최근에 접근성이 용이해지면서 관광객과 낚시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곳이 바로 백야도이다. 2005년 4월에 백야대교가 설치되어 차량운행이 가능해졌으며, 여수시내에서 시내버스를 통해서도 섬까지 들어갈 수 있다.
문의 : 여수시청 관광문화과 061-690-2036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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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는 ‘2월의 가볼만한 곳’으로 새조개로 유명한 충남 홍성, 곰치국의 강원 삼척, 포항 구룡포 과메기, 여수 별미여행 등 4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쫄깃쫄깃한 ‘조개의 명품’ = 홍성은 겨울별미여행으로 제격인 곳이다. 홍성 남당리 포구가 대표적인 어촌 관광지역이다.
새조개는 조개껍질 안의 육질이 새의 부리와 흡사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새조개는 약간 달콤하면서 부드러운 조갯살이 다른 조개처럼 퍽퍽하지 않고 쫄깃쫄깃해 ‘조개의 명품’이라고 불릴 정도다. 새조개 요리로는 샤브샤브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조미료가 첨가되지 않은 야채국물에 조개를 데쳐 먹은 후 칼국수나 라면을 끓여먹는 방식이다.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3일부터 3월 4일까지 열리는 새조개 장터는 새조개 요리 축제, 해변마라톤 대회, 새조개 캐기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광천읍에 있는 광천시장은 200-300미터 토굴에서 발효시킨 토굴새우젓으로 유명하다.
갈산면 옹기마을은 5대째 전통옹기 제조를 고집하고 있는 곳이다. 직접 전통옹기를 만들면 집으로 배달해주기도 한다. 영화 ‘조폭마누라’를 촬영했던 곳으로 눈에 익기도 하다.
매현리에 있는 3만평 규모의 ‘그림이 있는 정원’도 홍성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총 1330여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연 수목과 아름다운 연못, 암석도 볼 수 있어 자연미를 느낄 수 있다. 수목원 시설 이외에도 카페테리아 ‘메이’, 미술관 ‘더 갤러리’ 등에서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가족 및 연인과의 데이트 코스로도 적당하다.
문의 : 홍성군청 문화관광과 041-630-1224
◆뱃사람 해장국의 으뜸 = 삼척은 50개가 넘는 동굴이 발견된 ‘동굴의 도시’다. 유일하게 일반인이 관람할 수 있는 환선굴은 동양 최대의 석회동굴로 천연기념물 178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약 5억3000만년 전에 생성된 신비롭고 경이로운 동굴 내부는 긴 세월동안 자연이 빚어낸 별천지이다.
곰치는 길이가 1m 가까이 될 정도로 대형 어족이다. 주로 얕은 바다의 암초지대에 무리를 이루어 살고 있으며, 육식성으로 모든 종류의 어류나 무척추동물을 잘 먹는다. 성질이 사납고 대담하며, 이빨이 날카로워서 잠수부들이 물리기도 한다.
20여 년 전만 해도 그물에 곰치가 걸리면 살이 흐물흐물하고 모양이 징그러워 그냥 내다 버렸다. 이때 물속에 빠질때 소리가 ‘텀벙텀벙’ 한다고 해서 ‘물텀벙’이라는 별명이 생겼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생긴 모양과는 달리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아 귀하신 몸으로 대접을 톡톡히 받고 있다. 살이 무른 곰치 몇 토막에 잘 묵은 김치를 숭숭 썰어 넣어 푹 끓여낸 곰치국은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 맛과 입안에서 살살 녹는 살점 때문에 술을 좋아하는 뱃사람들에게 해장국 중 으뜸으로 꼽힌다. 조선시대 정약전 선생은 ‘자산어보’에서 ‘물곰은 곧잘 술병을 고친다’고 했다. 곰치는 얼리면 살이 풀어져 장기간 보관이 어려워서 삼척, 동해 지역에서만 곰치국을 맛볼 수 있다.
문의 : 삼척시청 관광개발과 033-570-3845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숙성시킨 생선회 = ‘숙성시킨 생선회’라 할만한 과메기가 어느 해부터인가 겨울철 명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5~6년전까지만 해도 과메기는 향토음식에 불과했다. 싱싱한 생선회도 아니고 비릿한 냄새와 맛 때문에 꺼리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과메기의 인기가 점점 높아져 포장마차나 선술집은 물론이고 고급 일식집에서도 기본 안주로 등장할 정도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과메기란 물고기가 따로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60년대만 하더라도 청어로 과메기를 만들었지만 청어 양도 부족하고 기름기가 많다보니 대안으로 꽁치가 애용되기 시작했다. 이 꽁치도 국내산이 아니고 대부분 원양산이다. 겨울철 국내산 꽁치는 살이 실하지 않아 원양산을 사용해 과메기를 만들고 있다.
싱싱하지 않지만 과메기도 엄연히 ‘생선회’다. 과메기가 되기 위해선 3~4일간 겨울 해풍을 맞으며 밤에는 얼고 낮에는 녹기를 반복해야 제맛이 난다. 포항시내에서 호미곶까지 이어진 925번 해안도로가 ‘과메기 벨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과메기 생산의 최적지다.
과메기 덕장으론 구룡포가 으뜸이라면 과메기 음식점으로는 포항 죽도시장을 빼놓을 수 없다. 서울의 남대문과 동대문시장, 대구의 서문시장, 부산 자갈치시장과 함께 전국 5대 재래시장 중의 하나로 꼽히는 죽도시장에는 과거 임금님 진상품이기도 했던 겨울철 과메기를 맛볼 수 있는 횟집들이 즐비하다.
포항까지 가서 과메기 말고도 물회와 피데기는 반드시 먹고 가야 하는 음식이다. 포항 겨울 해풍을 맞은 덜 말린 오징어인 피데기도 포항의 별미로 죽도시장 등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문의 : 포항시 문화공보관광과 054-270-2243
◆겨울철 먹거리 넘치는 여수 = 남도의 맛은 다채롭기로 소문나 있다. 그중에서도 한려수도 여수의 대표 별미인 금품생이구이, 서대회, 붕장어요리는 제철에 먹지 않을 경우 후회만 남는다.
우선 이름부터 약간 생소하지만 정겨움이 묻어나는 ‘금풍생이’는 다른 지방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여수지방의 특산품이다. 깊은 바다에서 자라는 물고기라서 뼈가 억세지만 뼈와 가시에 붙어 있는 속살을 발라 먹는 재미가 있다. 금풍생이는 딱돔의 일종으로 구이 요리가 일반적이다.
이 생선은 여수의 아낙들이 남편에게는 구워주지 않고 아껴두었다가 애인에게만 내놓는다고 해서 ‘샛서방고기’라고 한다. 별칭에 남도의 감칠맛 나는 구수한 향이 묻어 있어서 더욱 구미를 당긴다. 내장은 물론 머리까지 아삭하게 씹어 먹는 것이 제대로 즐기는 법이라고 한다.
서대회는생긴 것은 가자미와 비슷하지만 그보다는 조금 길쭉한 편이다. 서대회는 서대의 부드러운 살코기와 막걸리 식초, 설탕의 새콤달콤함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살살 녹는 맛이 일품이다. 밥 한 그릇은 그 자리에서 뚝딱이다.
다음으로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바로 여수의 자랑거리인 붕장어요리이다. 소금구이와 양념구이, 뼈와 내장을 넣어 고아낸 장어탕이 침을 흘리게 한다.
최근에 접근성이 용이해지면서 관광객과 낚시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곳이 바로 백야도이다. 2005년 4월에 백야대교가 설치되어 차량운행이 가능해졌으며, 여수시내에서 시내버스를 통해서도 섬까지 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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