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송박사의 영화경제>

지역내일 2007-02-09 (수정 2007-02-21 오전 9:06:26)
이기적 본능의 승화 ‘캐스트 어웨이’

KB국민은행연구소 / 경제학박사
연구위원 이 기 송

인간이 무인도에 가장 원초적인 상태로 홀로 격리되어 있을 때 ‘그 공간에서 어떻게 생존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떠한 심리적 변화과정을 겪게 되는지’를 잘 보여주는 영화가 있다. 바로 <캐스트 어웨이(cast="" away,="" 2001)="">이다. 이 영화는 ‘로빈슨 크루소’의 정통성을 그대로 재현한 본격 ‘무인도 생존기’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속의 주인공인 척 놀란드(톰 행크스 분)는 좌우명이 ‘우리의 주인은 시간’이라고 할 정도로 자신의 일(우편물 특급배달 서비스업체의 매니저)에 파묻혀 사는 사람이다. 그러던 그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자신의 애인 켈리(헬렌 헌트 분)에게 선물을 주며 ‘곧 돌아오겠다’는 인사말을 남기고 비행기에 탑승한다. 그러나 그 비행기는 뜻하지 않은 기상악화로 태평양 한가운데에 추락하게 된다. 그는 구사일생으로 무인도에 홀로 남겨져 선택의 여지없이 원시인이 된다. 언제 구조될지 모르는 무인도생활에서 그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것은 켈리의 사진이 들어있는 시계와 자신의 피로 얼굴을 그려넣은 윌슨(Wilson) 배구공이 전부이다. 그는 무인도에서 4년여의 세월을 버텨낸 후 탈출하기로 결심,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튼튼한 뗏목을 만든다. 그리고 어렵사리 탈출에 성공, 바다 한가운데에서 힘겹게 구조된다. 하지만 무인도에서의 힘든 생활을 버틸 수 있게 해주었던 애인 켈리는 이미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되어 있다.
이 영화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이기적 본능(selfish instinct)’과 이를 이타적으로 승화하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일찍이 경제학의 아버지인 아담 스미스는 인간의 본성은 총체적으로 볼 때 이기적(利己的)이며, 인간 행동의 기본적 원동력은 이기심(self-interest)에 있다고 설파하였다. 물론 그는 인간의 이타적인 면도 지적하고 있지만, 인간의 본성은 총체적으로 보면 이기적이며, 인간 행동의 기본적인 동력은 이기심에서 나온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기적 본능이 이타적 본능보다 우위를 점한다고 보았으며, 이 이기적 본능을 주어진 그대로 발휘하게 하는 것이 신의 뜻에 맞고, 따라서 인간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는 인간이 오직 이기적 본능에 의해서만 움직인다고 하지는 않았다. 그는 다만 이기적 본능이 친절성, 박애심, 희생정신 같은 것보다 더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인간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고 했을 뿐이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인간 심성의 근원적 측면에만 의존해서 사회를 맡기고 미래를 열어갈 수 없다’는 말과도 상통한다고 하겠다. 이는 ‘인간의 본능 중 가장 강한 본능인 이기심을 어떻게 하면 사회전체의 이익으로 승화시킬 수 있느냐’는 문제와도 직결된다.
이러한 이기적 본능을 사회 전체의 이익이 되도록 연구하는 분야가 바로 『법경제학(Law & Economics)』이다. 인간 본성의 적절한 승화를 통해 보다 정의로운 사회와 효율적인 경제를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 법경제학의 근본적인 존립근거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이 4년여의 무인도 생활을 견뎌내며 탈출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켈리에 대한 사랑을 마음 속에 간직한 채 ‘그녀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인공이 현실사회로 돌아왔을 때 켈리는 더 이상 주인공에게 힘을 주는 존재가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이미 다른 남자의 여자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무인도에서 자신을 지탱시켜 주었던 켈리와 몇차례에 걸친 만남을 갖게 된다. 이러한 만남을 통해 자신의 사랑을 구걸하기 보다는 ‘서로 다른 시간 속에서 그대로 살아가는 것이 둘다 행복해 지는 길’임을 깨닫게 된다.
결국 주인공은 법경제학의 테두리 내에서 상대방에게 이익(행복)을 주는 방향으로 자신의 이기적 본능을 승화시키고자 한 것이다. 주인공은 현실사회에서 켈리의 과거사랑을 되찾는데 연연하기 보다는 그녀의 현재 사랑이 영속되기를 바란 것이다.
따라서 이 영화는 법경제학의 관점에서 볼 때 ‘주인공의 이기적 본능은 켈리의 행복을 위해 이타적으로 승화됨으로써 그녀의 경제적 효율성을 제고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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