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의지 있다면 다시 이력서부터”

지역내일 2007-03-13
요리사 접고 운전기사 택한 송재석씨
부산고용지원센터 개인별 맞춤형서비스 효과 만점
이력서작성・면접 요령 다시 터득
“재취업 의지가 있다면 당장 이력서부터 다시 써 보세요. 내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들여다보면 해답이 나옵니다.”
지난 1월 12일 재취업에 성공한 송재석(41・부산시 당간동)씨에게 지나간 1년은 악몽 같은 세월이면서, 동시에 다시 한 번 세상을 배운 수업기간이었다.
송씨가 10년간 몸담아온 중국음식점의 요리사로 마지막 일을 한 것은 지난 1995년 12월. 당시 다른 식당으로 일자리를 옮기기 위해 며칠간 쉬고 난 후였다. 알고 지내던 이들에게 새 일자리를 부탁했으나, 반응이 시원찮았다. 송씨처럼 고급기술자를 채용해선 수지를 맞출 수 없다는 대답이었다.
실제로 송씨는 한식・중식・양식・제과제빵 등 4개 자격증을 보유한 베테랑 요리사였다. 어느 식당에서나 송씨의 음식솜씨를 인정했고, 그의 손맛을 탐냈다. 평소엔 보름정도 쉬고 나면 새 직장을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기침체와 물가상승 때문에 다시 주방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재료비가 너무 올랐어요. 1만원이던 밀가루 한포가 3만원으로 뛰었고, 배달원 인건비도 너무 높아졌어요.”
송씨가 그 사이 일자리를 알아본 식당만 50여곳. 아직 미혼인 송씨는 그래도 큰 부담은 없었다. 일단 김해에 사는 부모에게 실직을 알렸다. 작은 식료품점을 운영하던 부모님은 “경기침체 때문이다. 이제 취직은 사람 힘으로 안 되는 모양”이라며 그를 위로했다.
송씨에게 재취업 돌파구를 열어준 곳은 부산종합고용지원센터다. 지난해 8월 고용지원센터에서 일자리를 알선해준다는 정보를 얻고 당장 달려갔다.
“고용지원센터에서 직업상담원 김민성 선생님을 알게 됐어요. 성취프로그램에 참여해보라고 추천하더군요. 정말 많이 배웠어요.”
고용지원센터는 지난해부터 준비해온 ‘개인별 맞춤형 취업지원서비스’(IAP・Individual Action Plan)를 적용했다. 구직자 유형분류에 따라 상담과 구직자의 취업능력을 진단하고, 개인별 취업지원계획에 입각해 단계별 서비스를 지원하는 방식이었다.
송씨는 성실했다. 그렇다고 무조건 일자리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에겐 요리사 이외의 경력이 없고, 학력이 너무 낮다는 점이 걸림돌이었다. 1주간 성취프로그램에서 이력서 작성법을 먼저 터득했다. 10년간 요리사로 일할 때는 이력서가 따로 필요 없었다. 남들보다 나은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킬 방법을 몰랐다.
“1주일은 너무 짧았어요. 하지만 자신의 의지와 노력이 중요하더군요. 면접요령도 배웠어요.”
프로그램에 참여한 동기들과 취업동아리 활동을 했다. 이를 통해 취업정보를 얻고, 자격증 등 자신에게 부족한 점을 채워갔다.
송씨는 요리사의 길을 접었다. 대신 운전기사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3개월간 기사자리를 구하면서, 2종보통에서 1종대형으로 면허로 업그레이드 시켰다. 또 중장비기술학원을 다니면서 중장비운전면허도 추가로 땄다.
“내가 고용주라면 승용차 운전만 하는 사람보다 중장비까지 다룰 줄 아는 사람을 뽑겠다고 생각한 거죠.”
기사자리 구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부산뿐만 아니라 양산 김해 창원 등 인근 도시의 중소기업들에도 이력서를 들이밀었다. 주로 PC방에서 인터넷과 팩스로 30여통의 지원서를 보냈다. 그는 “취업을 위해 하루도 쉬지 않았다”고 말했다.
요리사로 일할 당시 모아둔 3000만원이 바닥을 드러낼 쯤, 부산 소재 ㄷ사로부터 출근하라는 연락이 왔다.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1년간 세상을 다시 배웠고, 이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리사의 길을 아주 접은 것은 아닌 모양이다. “앞으로 5년 후엔 다시 요리기술을 살려 작은 식당이라도 내는 게 꿈입니다. 결혼요? 새 일자리에 완전히 적응하고 나서 국제결혼을 할 작정입니다.”
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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