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종 칼럼>중국에 산성비 잔소리를 해라

지역내일 2007-03-06
중국에 산성비 잔소리를 해라
김수종 (언론인 전 한국일보 주필)

올해 유난히 황사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예보로 걱정이 높아지고 있는 판인데, 중국 발 산성비 소식이 시민들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 것을 보니 섬뜩한 생각마저 든다. 한반도 해상 대기 중 이산화황(SO2) 평균 농도가 중국에서 유입된 오염물질의 영향으로 일본 근해나 태평양 지역보다 최고 10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이산화황은 산성비 유발물질이다. 또 국내에서 내린 산성비에 포함된 오염물질인 황(S) 성분 중 최고 94%가 중국에서 건너온 것이라고 한다. 작년에 10회나 측정하여 얻은 결론이라니 신뢰도를 크게 의심할 수 없다.
문제는 대기 중에 포함된 황성분이 비가 되어 내렸을 때 산성비의 농도가 얼마나 높아질 것인가이다. 산성비 관측결과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근래 서울을 비롯해서 전국에서 측정한 산성비의 농도는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다. 산업지대의 영향을 받지 않는 지리산이나 한라산에서도 산성비가 내리는 것은 중국에서 건너오는 황화합물에 의한 것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캐나다 숲 황폐화시킨 미국 비
이 일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환경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중국에서 건너올 산성비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중국은 바위와 같은 존재이고, 이산화황 오염은 우리도 겪어온 산업화의 부산물이며, 황사는 자연현상인데 할 수 없는 일이지 하고 비나 피하고 마스크나 쓰며 살아야 할 일인가?
결코 그래서는 아니 된다. 이 일이야말로 정부가 적극적이고 예방적 차원에서 대책을 세워 국민을 중국 발 오염물질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공업화 하면서 세계각지에서 산성비가 어떤 말썽을 부렸는지를 잘 반추해야 한다.
1876년 영국에서 처음 발생한 산성비의 피해는 외국의 사례에서 잘 알려져 있듯이 생태계에 위험하다. 식물의 영양공급을 차단하여 농작물 생육에 치명적일 뿐 아니라 산림황폐화의 원흉이다. 유럽에서는 독일의 흑림(黑林)과 스웨덴 산림에 막대한 피해를 줬으며, 미국에서 발원한 산성비가 캐나다 동부 숲을 황폐화시켰다. 또 산성비는 건물과 조각품을 부식시켜 경제적 손실과 더불어 귀중한 문화유산을 훼손한다.
현재 중국의 대기오염 주범은 석탄이다. 중국은 세계최대 석탄소비국이다. 화력발전, 공장연료, 가정용 연료로 석탄을 대량으로 쓴다. 중국산 석탄은 질이 좋지 않을 뿐 아니라 황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황화합물이 많이 배출되고 이 오염물질은 좁은 황해 바다만 건너면 바로 한반도에 이른다. 또 중국 공업지역에서 인근지역 오염을 막기 위해 굴뚝을 높일수록 황 오염물질은 장거리 이동하여 한국에 더 피해를 주게 된다. 미국 오대호 지역 공업지대에서 배출된 황오염물질이 수천㎞ 떨어진 캐나다 노바스코샤의 산림과 호수에 막대한 피해를 입혀 미국과 캐나다간의 환경분쟁이 된 일이 이를 입증한다.
중국은 산업화로 2010년 세계최대의 산성비 원인 국가가 될 것임을 세계의 전문가들은 이미 예고한바 있다. 황사와 달리 오염 발생국인 중국보다 우리가 더 피해를 크게 입을 수 있다. 그냥두면 우리의 산림과 농작물과 건물은 중국 발 산성비에 의해 고사하고 부식될 것이다. 특히 민둥산에서 30년 이상 걸려 키워 놓은 산림이 고사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재앙이다. 만약 악성 산성비가 내려 북한산이나 도봉산, 또는 설악산이나 지리산의 산림이 말라죽어 간다면 얼마나 충격적인 일인가.
황화합물 외에도 중국에서 흘러온 질소화합물이 우리나라에서 오존농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전문가들 중에는 산성비 보다 중국에서 넘어오는 질소화합물의 위험성을 더 중시하는 사람도 있다. 중국의 자동차 보유대수는 경제의 고속성장에 따라 계속해서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인구가 밀집된 중국의 동부해안에서 질소화합물이 급증할 것이며 이는 황해를 건너 우리나라로 유입된다. 우리나라에서 중국 발 오존경보가 발령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중정상회담서 언급해야
한국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중국의 환경요인을 이제 철저히 과학적으로 조사하고 대응해야 할 때이다.
여기서 한 발짝 나아가 실무적, 외교적, 정치적 채널을 통해 중국에 수시로 우리의 우려를 전달해야 한다. 우리가 깊은 관심을 갖고 있고 피해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중국도 오염물질관리에 신경을 쓸 것이며, 중국과의 협력과 분쟁에도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언급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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