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이 터키 방문에 영국여권 사용의혹
터키·모로코 국적 정무차관 두고 정쟁
유럽에서 정치인들의 이중국적은 논란의 대상이 아니다. 그런데 네덜란드 극우파가 여왕의 영국 국적과 이중국적 정무차관 인사를 문제삼고 나서면서 고위공직자들의 이중국적을 둘러싼 공방이 뜨겁다고 네덜란드 ‘데볼크스크란트’가 보도했다.
◆정치인 이중국적 논란 유럽선 전례없는 일 = 네덜란드 극우파는 베아트릭스 여왕이 최근 터키 공식방문에서 영국여권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여왕의 이중국적을 문제 삼고 나섰다. 수백만명의 네덜란드인이 이중국적을 갖고 있지만 여왕의 경우 국가수장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 극우정당 기르트 윌더스 의원은 한걸음 더 나아가 이중국적의 고위공직자 임명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정치인의 이중국적 논란이 거세지면서 내각불신임안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는 이웃 유럽국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프랑스의 경우 아주즈 베각 기회평등장려부 차관은 알제리와 프랑스 이중국적자다. 독일의 경우 공직자의 이중국적을 긍정적으로 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금지하지도 않는다. 영국과 벨기에의 경우도 국가수장이나 정치인들의 이중국적이 도마 위에 올랐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이중국적은 정치 직무수행에장애물이 되지 않는다”고 네덜란드 외무부 대변인은 강조했다.
◆네덜란드 국가수장은 영국인이다? = 베아트릭스 여왕의 영국여권 사용과 함께 논란이 되고 있는 두 인물은 바로 최근 정무차관으로 임명된 아메드 아부탈렙과 네바핫 알바이락. 두명 모두 노동당(PvdA) 의원으로 각각 사회문제와 이민담당 차관으로 임명됐다.
아부탈렙은 네덜란드와 모로코 국적을 동시에 갖고 있으며 알바이락은 네덜란드와 터키 국적을 갖고 있다.
1·2차 세계대전 당시 이중국적은 논쟁의 근원이 됐다. 그러다 전후 대량의 이민 물결로 문제는 해소되는 듯 했다. 하지만 2005년 ‘7·7 런던지하철테러’ 사건에 이어 지난해 8월 ‘항공기테러기도’ 사건의 용의자가 모두 무슬림 이민자로 밝혀지면서 아랍계 이중국적자에 대한 시각이 크게 달라졌다.
한편, 율리 돌리베이라 이민법교수에 따르면 네덜란드 베아트릭스 여왕은 확실히 두개의 국적을 갖고 있다. 여왕은 영국 스튜어트왕조 제임스 1세의 손녀인 하노버 선제후비 소피아의 자손이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영국시민이라는 것이다. 여왕의 영국국적은 영국 왕위계승원칙을 명시한 ‘1705년 하노버공작미망인 소피아 공주의 귀화법령’에 따른다. 이 법은 1948년부터 더 이상의 효력은 없으나 베아트릭스 여왕은 1938년에 태어나 법에 의거해 영국국적을 가진다.
◆모로코·아르헨 지원금 위해 국적포기 금지 = 국가정보부는 베아트릭스 여왕이 영국여권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돌리베라 교수는 “여권은 없을지 모르지만 여왕이 영국국적을 포기하지 않은 것만큼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베아트릭스 여왕의 아버지인 베른하르트 왕자는 줄리아나 여왕과 결혼하기 위해 독일국적을 버려야 했다. 하지만 윌렘-알렉산더 왕세자의 부인 막시마 공주는 여전히 아르헨티나 여권을 소지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법이 본국국적을 포기할 수 없도록 하기 때문. 사회문제정무차관에 임명된 아부탈렙의 본국인 모로코 정부 역시 후손들이 모로코 여권을 포기하는 것이 불가능하도록 했다. 네덜란드 일간은 “이는 시민들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일 뿐 아니라 금전적 이익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개발 지원금은 국가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느냐 달려있는데 해외에 살고 있는 모로코국적자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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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모로코 국적 정무차관 두고 정쟁
유럽에서 정치인들의 이중국적은 논란의 대상이 아니다. 그런데 네덜란드 극우파가 여왕의 영국 국적과 이중국적 정무차관 인사를 문제삼고 나서면서 고위공직자들의 이중국적을 둘러싼 공방이 뜨겁다고 네덜란드 ‘데볼크스크란트’가 보도했다.
◆정치인 이중국적 논란 유럽선 전례없는 일 = 네덜란드 극우파는 베아트릭스 여왕이 최근 터키 공식방문에서 영국여권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여왕의 이중국적을 문제 삼고 나섰다. 수백만명의 네덜란드인이 이중국적을 갖고 있지만 여왕의 경우 국가수장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 극우정당 기르트 윌더스 의원은 한걸음 더 나아가 이중국적의 고위공직자 임명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정치인의 이중국적 논란이 거세지면서 내각불신임안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는 이웃 유럽국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프랑스의 경우 아주즈 베각 기회평등장려부 차관은 알제리와 프랑스 이중국적자다. 독일의 경우 공직자의 이중국적을 긍정적으로 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금지하지도 않는다. 영국과 벨기에의 경우도 국가수장이나 정치인들의 이중국적이 도마 위에 올랐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이중국적은 정치 직무수행에장애물이 되지 않는다”고 네덜란드 외무부 대변인은 강조했다.
◆네덜란드 국가수장은 영국인이다? = 베아트릭스 여왕의 영국여권 사용과 함께 논란이 되고 있는 두 인물은 바로 최근 정무차관으로 임명된 아메드 아부탈렙과 네바핫 알바이락. 두명 모두 노동당(PvdA) 의원으로 각각 사회문제와 이민담당 차관으로 임명됐다.
아부탈렙은 네덜란드와 모로코 국적을 동시에 갖고 있으며 알바이락은 네덜란드와 터키 국적을 갖고 있다.
1·2차 세계대전 당시 이중국적은 논쟁의 근원이 됐다. 그러다 전후 대량의 이민 물결로 문제는 해소되는 듯 했다. 하지만 2005년 ‘7·7 런던지하철테러’ 사건에 이어 지난해 8월 ‘항공기테러기도’ 사건의 용의자가 모두 무슬림 이민자로 밝혀지면서 아랍계 이중국적자에 대한 시각이 크게 달라졌다.
한편, 율리 돌리베이라 이민법교수에 따르면 네덜란드 베아트릭스 여왕은 확실히 두개의 국적을 갖고 있다. 여왕은 영국 스튜어트왕조 제임스 1세의 손녀인 하노버 선제후비 소피아의 자손이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영국시민이라는 것이다. 여왕의 영국국적은 영국 왕위계승원칙을 명시한 ‘1705년 하노버공작미망인 소피아 공주의 귀화법령’에 따른다. 이 법은 1948년부터 더 이상의 효력은 없으나 베아트릭스 여왕은 1938년에 태어나 법에 의거해 영국국적을 가진다.
◆모로코·아르헨 지원금 위해 국적포기 금지 = 국가정보부는 베아트릭스 여왕이 영국여권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돌리베라 교수는 “여권은 없을지 모르지만 여왕이 영국국적을 포기하지 않은 것만큼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베아트릭스 여왕의 아버지인 베른하르트 왕자는 줄리아나 여왕과 결혼하기 위해 독일국적을 버려야 했다. 하지만 윌렘-알렉산더 왕세자의 부인 막시마 공주는 여전히 아르헨티나 여권을 소지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법이 본국국적을 포기할 수 없도록 하기 때문. 사회문제정무차관에 임명된 아부탈렙의 본국인 모로코 정부 역시 후손들이 모로코 여권을 포기하는 것이 불가능하도록 했다. 네덜란드 일간은 “이는 시민들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일 뿐 아니라 금전적 이익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개발 지원금은 국가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느냐 달려있는데 해외에 살고 있는 모로코국적자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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