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층 이탈 불구 여론 호전 … 여권 혼란은 부담
노무현 대통령은 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에서 “개인으로서는 아무런 이득이 없다”면서 “정치적 손해를 무릅쓰고 내린 결단”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말한 ‘손해’는 무엇일까. 아마 가장 큰 것은 지지층의 이탈일 것이다. 과거 자신을 지지했던 진보세력이 FTA를 계기로 급속히 등을 돌리면서 노 대통령은 진보·보수 어느 편으로부터도 환영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김근태·천정배 의원 등 참여정부에서 장관까지 지낸 여권 차기주자들도 ‘반노’를 천명했다. 특히 경제정책의 핵심브레인이었던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나 정태인 전 국민경제비서관이 FTA 반대운동의 전면에 선 것은 노 대통령에게는 뼈아픈 것일 수 있다.
하지만 “별로 손해 본 거 없다”는 분석도 많다. 지지층 이탈로 말하자면 FTA 이전에 이미 바닥을 쳤고 더 이상 나빠질 것도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대선에서 한나라당을 지지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보수진영의 공세는 다소 둔화되는 조짐이다. 대미관계에서 실질적 성과를 이룸으로써 ‘좌파정권’이란 이념공세가 가지는 정치적 파괴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이 담화에서 “FTA는 정치 문제도, 이념 문제도 아니고 먹고 사는 문제”라며 “정략적 의도를 가지고 접근할 일은 아니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둔 듯하다.
◆‘뚝심’에 여론 긍정 = 오히려 FTA를 밀어붙인 노 대통령의 ‘뚝심’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여론도 나오고 있다.
한길리서치가 2일 조사한 긴급여론조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 체결에서 보인 리더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대해 ‘잘했다’는 응답이 38.2% 나왔다. ‘잘못했다’(49.2%)는 응답에 비해서는 낮지만 그동안의 노 대통령 지지도를 고려할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무엇보다 “할 일은 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국정운영의 일관성을 확보했다는 지적이다. 역대 대통령이 대선시기 권력누수에 시달려 국정의 끈을 놓쳤던 것과 대비된다.
여기에 최근 낙관적 전망이 잇따르고 있는 북핵문제가 순조롭게 풀리고 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개선된다면 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까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
◆“재보선 후 정치보호막 사라질 것” = 남겨진 과제는 국회비준 절차를 남겨둔 상태에서 FTA 비판여론을 어떻게 설득하느냐 이다.
FTA 협상이 ‘불균형 협상’이란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협상결과가 실제 노 대통령이 주장해 온 ‘국익에 맞는 것인지’ 논란이 예상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회비준이 지연돼 차기로 넘어갈 공산이 큰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구 여권 내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지적도 노 대통령이 안아야 할 정치적 짐이다. 지지부진한 통합논의는 FTA 찬반입장이 엇갈리면서 한치 앞을 내다 보기 힘든 상황이 되고 있다. 노 대통령 탈당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지렛대 역할을 했던 열린우리당의 분열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4.25 재보선을 거치면서 노 대통령이 기댈 수 있는 정치적 보호막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 대선주자 캠프 핵심인사는 “노 대통령이 자신의 성과를 내려다 보니 여권 대선판도는 뒤죽박죽이 돼 버렸다”며 “개헌과 FTA를 마지막으로 노 대통령의 정치적 발언권은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 대통령이 “정치적 손해 가는 일을 하는 대통령은 노무현 밖에 없다고 스스로 믿고 있기 때문에 특단의 의지로 결정했다”(3월20일 농어업분야 업무보고)고 했지만 손익계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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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에서 “개인으로서는 아무런 이득이 없다”면서 “정치적 손해를 무릅쓰고 내린 결단”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말한 ‘손해’는 무엇일까. 아마 가장 큰 것은 지지층의 이탈일 것이다. 과거 자신을 지지했던 진보세력이 FTA를 계기로 급속히 등을 돌리면서 노 대통령은 진보·보수 어느 편으로부터도 환영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김근태·천정배 의원 등 참여정부에서 장관까지 지낸 여권 차기주자들도 ‘반노’를 천명했다. 특히 경제정책의 핵심브레인이었던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나 정태인 전 국민경제비서관이 FTA 반대운동의 전면에 선 것은 노 대통령에게는 뼈아픈 것일 수 있다.
하지만 “별로 손해 본 거 없다”는 분석도 많다. 지지층 이탈로 말하자면 FTA 이전에 이미 바닥을 쳤고 더 이상 나빠질 것도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대선에서 한나라당을 지지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보수진영의 공세는 다소 둔화되는 조짐이다. 대미관계에서 실질적 성과를 이룸으로써 ‘좌파정권’이란 이념공세가 가지는 정치적 파괴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이 담화에서 “FTA는 정치 문제도, 이념 문제도 아니고 먹고 사는 문제”라며 “정략적 의도를 가지고 접근할 일은 아니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둔 듯하다.
◆‘뚝심’에 여론 긍정 = 오히려 FTA를 밀어붙인 노 대통령의 ‘뚝심’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여론도 나오고 있다.
한길리서치가 2일 조사한 긴급여론조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 체결에서 보인 리더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대해 ‘잘했다’는 응답이 38.2% 나왔다. ‘잘못했다’(49.2%)는 응답에 비해서는 낮지만 그동안의 노 대통령 지지도를 고려할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무엇보다 “할 일은 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국정운영의 일관성을 확보했다는 지적이다. 역대 대통령이 대선시기 권력누수에 시달려 국정의 끈을 놓쳤던 것과 대비된다.
여기에 최근 낙관적 전망이 잇따르고 있는 북핵문제가 순조롭게 풀리고 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개선된다면 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까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
◆“재보선 후 정치보호막 사라질 것” = 남겨진 과제는 국회비준 절차를 남겨둔 상태에서 FTA 비판여론을 어떻게 설득하느냐 이다.
FTA 협상이 ‘불균형 협상’이란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협상결과가 실제 노 대통령이 주장해 온 ‘국익에 맞는 것인지’ 논란이 예상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회비준이 지연돼 차기로 넘어갈 공산이 큰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구 여권 내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지적도 노 대통령이 안아야 할 정치적 짐이다. 지지부진한 통합논의는 FTA 찬반입장이 엇갈리면서 한치 앞을 내다 보기 힘든 상황이 되고 있다. 노 대통령 탈당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지렛대 역할을 했던 열린우리당의 분열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4.25 재보선을 거치면서 노 대통령이 기댈 수 있는 정치적 보호막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 대선주자 캠프 핵심인사는 “노 대통령이 자신의 성과를 내려다 보니 여권 대선판도는 뒤죽박죽이 돼 버렸다”며 “개헌과 FTA를 마지막으로 노 대통령의 정치적 발언권은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 대통령이 “정치적 손해 가는 일을 하는 대통령은 노무현 밖에 없다고 스스로 믿고 있기 때문에 특단의 의지로 결정했다”(3월20일 농어업분야 업무보고)고 했지만 손익계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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