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에너지로 부부행복·건강 되찾는다

인도에서 수행하고 온 이재형 ‘성클리닉’ 한의사

지역내일 2007-04-13
미트라한의원 이재형 원장은 성 에너지의 운용이 자유롭지 않을 때 삶의 고통과 질병이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성 에너지를 통해 건강과 부부의 행복을 회복할 수 있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여전히 폐쇄적이고 이중 잣대를 갖고 있는 한국 사회의 성담론에 고민이 많은 사람이 있다. 오르가슴의 극치에서 느끼는 무아의 세계, 에고(ego)와 시간이 사라지는 기분을 흥분으로 보내지 말고 주시하는 자세로 대하면 온몸으로 순환하는 성 에너지를 만날 수 있다고 강조하는 이가 있다. 성 문제를 우리 삶의 근원적 화두라고 말하는 그는 미트라 한의원 이재형 원장이다.
“사랑을 나눈 후 여성은 대체로 충만감으로 잠에 빠져드는데 남성은 쉽게 잠들지 못하는 이유를 아세요? 남성들은 사정이 성관계의 완성이라고 보는 고정관념이 있습니다. 짧고 짜릿한 쾌감을 동반한 사정 뒤에는 잠시 시원한 듯하다가 기력이 휑하니 빠져나가는 허무의 나락으로 추락하는 느낌을 받죠. 진정한 남성의 오르가슴은 사정이 아니라 여성의 오르가슴에서 퍼져 나오는 파장에 공명할 때 나오는 것인데 말입니다.”

◆성이 바로 서면 삶이 바로 선다 = 성이 참을 수 없이 가벼워진 시대, 그가 이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한 계기는 무엇일까.
이해를 위해서는 2005년 11월경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잘나가는 한의원 원장이었지만 당시 그의 마음속엔 늘 가을바람 같은 것이 스쳐 지나갔다.
“환자 속에서 숨 가쁘게 살아온 세월을 돌아보며 숨을 고르고 내면의 성찰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인도행을 택했고요. 잘나가는 한의원을 정리하고 인도로 간다니 다들 미쳤다고 했죠.”
인도 푸나에 있는 오쇼 라즈니시의 아슈람에서 여러 가지 명상법을 체험하며 1년 안식년을 보냈다. 돌아올 즈음 그는 결심 했다. 구도의 길을 걸으며 만난 탄트라, 성을 화두로 건강을 넘어 삶의 근본 원리까지 깨우쳐주는 한의원을 열겠다는 것이었다. 물론 가장 은밀하고 개인적인 성 문제를 세상에 드러내어 상담 치료를 하겠다는 결심이 가십거리가 되어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지난해 9월 한의원(‘미트라’는 ‘친구’를 뜻하는 인도어)을 열었다.
“우리 삶에서 성 문제는 우리가 풀어야 할 근원적 화두죠. 우리는 성 에너지로 태어났고, 이 성 에너지가 우리를 생존하게 하고, 사랑하게 하고, 영성을 밝혀주는 근원적 힘이거든요. 인간관계의 갈등, 그로 인해 파생되는 많은 질병도 깊이 원인을 찾아보면 성 에너지의 문제가 핵심인 것을 수없이 보아왔습니다.”
20여 년 전부터 단전호흡, 국선도 등을 통해 명상법을 알고 결혼 후 17년 동안 성도인술을 수행해오면서 성 에너지의 올바른 운용을 깨달은 이 원장은 “성이 바로 서면 삶이 바로 설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성의 불화는 가정과 건강의 불화 = 이 원장은 여성이 하복강에 모이는 기혈로 극치점에서 폭발하며 그 에너지의 이완으로 오르가슴을 느끼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 하복강이 굳어져 비뇨 생식에 문제가 생기고 스트레스로 간장이 나빠지거나 소화불량, 두통, 피로, 우울증 등에 시달린다고 진단한다.
남성의 경우 성에 대한 부담감은 ‘존재론적인 부담’이라 할 만큼, 여성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오히려 성에 있어 약자는 남성이라고도 했다. 이처럼 성으로 인한 부부 문제나 스트레스로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그가 내리는 처방은 다양하다.
“한방 치료로 환자의 몸과 마음의 부조화를 조정할 뿐만 아니라 상대의 다양성을 이해하는 바탕 위에서 의사 소통법, 갈등 해소법 등을 알려줍니다. 마음의 상처가 깊은 경우에는 신경언어프로그래밍(NLP)이나 최면 치료도 활용하며, 태극 마사지와 쿤달리니 마사지로 오장육부의 막힌 기운을 풀어내고 성 에너지를 활성화시키기도 하고요.”
성은 서로 나누는 것이니 본인과 상대의 타고난 성감대를 찾아보는 훈련도 필요하다. 일반적인 성감대라도 통증을 느낀다면 기혈이 응체된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마사지 등으로 응체를 풀어주는 것이 좋다.
이 원장은 흥분의 정상에 이르렀다가 추락하는 성행위 뒤의 공허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는 성생활을 하되 사정을 하지 않는 ‘접이불루’의 ‘탄트라 섹스’를 권한다.
“탄트라 섹스는 에너지를 내보내고 방출하는 것이 아니라 사정하지 않고 행위의 중심에 머무는 것입니다. 정액의 에너지가 다시 몸에 흡수되면 가슴으로 올라와 사랑 에너지가 되고, 머리로 올라와 명상 에너지가 됩니다. 성관계를 통한 명상이 가능해지면 단순한 육체적인 쾌락을 넘어 신성의 세계를 맛볼 수 있는데, 이런 경험을 삶의 다른 영역으로 확장한다면 정신적인 성숙에도 도움이 됩니다.”
“지난밤 인류가 모두 만족한 성생활을 했다면 오늘 아침 세상은 평화로울 것”이라는 어느 목사의 말이 있다.
성 문제로 고통받거나 이혼의 위기까지 갔던 부부가 상담과 치료를 통해 누구보다 달콤한 부부가 되어 찾아오는 것이 오르가슴 이상의 행복과 보람이라는 이 원장이 진정 공감하는 진리다.

이재형 원장 약력
- 대구 한의대 외래교수
- 미국 듀크의대 통합의학센터 그룹스터디
- 인도와 티벳 명상법, 탄트릭 펄세이션 수행
- 최면 국제 공인 심리 교정사 과정 이수
- 신경언어프로그래밍(NLP) 상담치료사 과정 이수
- 미트라한의원 원장
박미경 리포터 rose4555@hanmail.net
사진 안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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