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사건에 전문조사관 배치 … “스스로 문제해결하도록 돕는 데 주력”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가정법원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가부장적 제도가 무너지고 양성평등 의식이 높아지면서 과거와는 다른 형태의 소송이 급증하고 있다. 소년범 사건이 늘어나면서 성폭력 등 강력범죄 비율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가사분쟁과 소년범 사건의 경우 드러나는 사실에 법적 잣대만 들이대서는 사건을 해결하기 어렵다. 오히려 분쟁 전후의 상황을 해결과정에 반영해야 하는 특수성을 띠고 있다.
서울가정법원은 재판당사자 입장을 충분히 헤아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팀플레이와 전문성 강화가 그것이다. 심리학 상담학 등에 전문성을 갖춘 조사관을 소년전담 조사관으로 지정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호원(53) 서울가정법원장은 “법원은 단지 제3자로서 사법적 분쟁을 해결하는 역할을 넘어서야 한다”며 “국민에 대한 복지적 후견적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가정상황 심층조사 후 판단 = 최근 서울가정법원이 시행하고 있는 ‘조사관 재판부 전담제’는 재판 당사자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조사관은 현장에서 가사·소년사건 당사자를 둘러싼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혼 소송을 제기한 부부의 심리적 상태, 소년범 가정 상황 등에 대한 심층조사를 진행한다.
이 법원장은 “2~3개 재판부당 조사관 3~5명을 배치해 활발하게 의견을 교류하고 있다”며 “법관과 가사조사관으로 구성된 팀은 회의를 통해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도 논의한다”고 말했다.
서울가정법원은 또 소년범에 대한 접근을 전문화하고 있다. 이 법원장은 “아동학 등의 학문에 전문성을 가진 전문조사관을 소년전담조사관으로 지정했다”며 “조사관들이 성폭력 청소년 범죄자의 범행동기와 원인 나아가 선도방안까지 심층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성폭력 범죄에 대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한다”며 “그러나 소년범의 경우 개선의 여지가 많아 성인 범죄자와 다른 특수한 처우가 필요하며 후속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정위원 중요성 강조 = 이 법원장은 조정위원을 자주 만나고 의견을 청취한다. 조정위원은 풍부한 경험과 연륜을 바탕으로 당사자의 솔직한 의견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맡고 있다.
조정위원 출석부까지 만들어 꼼꼼이 챙기고 있다.
이 법원장은 가정법원과 조정위원의 역할을 ‘비행기의 연착륙을 돕는 것’으로 비유했다.
그는 “가사분쟁 당사자들이 조사관의 조사, 조정위원회 조정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의 입장을 객관적으로 되돌아볼 수 있다”며 “이혼을 하더라도 생활대책을 마련하고 양육문제에 대한 합의를 하는 등 분쟁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가정법원이 조정사건으로 처리한 사건 중 임의조정이 성립된 비율은 지난해 46.9%, 올해 3월초까지는 63.3%에 달한다.
◆사회적 약자 사건 해결 에 속도 = 가정법원은 최근 사회적 약자에 관한 사건 해결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지난 2월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탈북자 이혼소송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 법원장은 “탈북자 이혼 사건은 301건이 접수돼 있고 이중 162건에 대한 변론기일이 6월중 잡혀 있다”고 밝혔다. 한국어가 서툴고 법적 권리를 주장하지 못했던 결혼이민자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 법원장은 “법원으로부터 소외되기 쉬운 이들에 대한 대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솔로몬의 지혜’에 대해 “스스로 문제 해결방안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법원장은 “법관과 가사조사관, 조정위원과 실무직원의 유기적 협력으로 국민을 섬기는 법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75년 제17회 사법시험 합격
80년 서울지법 동부지원 판사
91년 부산지법 부장판사
2000년 서울고법 부장판사
2005년 11월 제주지방법원장
2006년 8월 서울가정법원장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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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가정법원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가부장적 제도가 무너지고 양성평등 의식이 높아지면서 과거와는 다른 형태의 소송이 급증하고 있다. 소년범 사건이 늘어나면서 성폭력 등 강력범죄 비율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가사분쟁과 소년범 사건의 경우 드러나는 사실에 법적 잣대만 들이대서는 사건을 해결하기 어렵다. 오히려 분쟁 전후의 상황을 해결과정에 반영해야 하는 특수성을 띠고 있다.
서울가정법원은 재판당사자 입장을 충분히 헤아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팀플레이와 전문성 강화가 그것이다. 심리학 상담학 등에 전문성을 갖춘 조사관을 소년전담 조사관으로 지정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호원(53) 서울가정법원장은 “법원은 단지 제3자로서 사법적 분쟁을 해결하는 역할을 넘어서야 한다”며 “국민에 대한 복지적 후견적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가정상황 심층조사 후 판단 = 최근 서울가정법원이 시행하고 있는 ‘조사관 재판부 전담제’는 재판 당사자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조사관은 현장에서 가사·소년사건 당사자를 둘러싼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혼 소송을 제기한 부부의 심리적 상태, 소년범 가정 상황 등에 대한 심층조사를 진행한다.
이 법원장은 “2~3개 재판부당 조사관 3~5명을 배치해 활발하게 의견을 교류하고 있다”며 “법관과 가사조사관으로 구성된 팀은 회의를 통해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도 논의한다”고 말했다.
서울가정법원은 또 소년범에 대한 접근을 전문화하고 있다. 이 법원장은 “아동학 등의 학문에 전문성을 가진 전문조사관을 소년전담조사관으로 지정했다”며 “조사관들이 성폭력 청소년 범죄자의 범행동기와 원인 나아가 선도방안까지 심층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성폭력 범죄에 대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한다”며 “그러나 소년범의 경우 개선의 여지가 많아 성인 범죄자와 다른 특수한 처우가 필요하며 후속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정위원 중요성 강조 = 이 법원장은 조정위원을 자주 만나고 의견을 청취한다. 조정위원은 풍부한 경험과 연륜을 바탕으로 당사자의 솔직한 의견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맡고 있다.
조정위원 출석부까지 만들어 꼼꼼이 챙기고 있다.
이 법원장은 가정법원과 조정위원의 역할을 ‘비행기의 연착륙을 돕는 것’으로 비유했다.
그는 “가사분쟁 당사자들이 조사관의 조사, 조정위원회 조정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의 입장을 객관적으로 되돌아볼 수 있다”며 “이혼을 하더라도 생활대책을 마련하고 양육문제에 대한 합의를 하는 등 분쟁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가정법원이 조정사건으로 처리한 사건 중 임의조정이 성립된 비율은 지난해 46.9%, 올해 3월초까지는 63.3%에 달한다.
◆사회적 약자 사건 해결 에 속도 = 가정법원은 최근 사회적 약자에 관한 사건 해결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지난 2월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탈북자 이혼소송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 법원장은 “탈북자 이혼 사건은 301건이 접수돼 있고 이중 162건에 대한 변론기일이 6월중 잡혀 있다”고 밝혔다. 한국어가 서툴고 법적 권리를 주장하지 못했던 결혼이민자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 법원장은 “법원으로부터 소외되기 쉬운 이들에 대한 대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솔로몬의 지혜’에 대해 “스스로 문제 해결방안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법원장은 “법관과 가사조사관, 조정위원과 실무직원의 유기적 협력으로 국민을 섬기는 법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75년 제17회 사법시험 합격
80년 서울지법 동부지원 판사
91년 부산지법 부장판사
2000년 서울고법 부장판사
2005년 11월 제주지방법원장
2006년 8월 서울가정법원장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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