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외국인 정책 이제부터 시작이다

한 상 대 법무부 법무실장

지역내일 2007-05-14
프랑스 영화 ‘증오(La Haine)’가 제작된 것은 1995년이다. 아랍 소년이 경찰의 폭력으로 혼수상태에 빠지자 그가 살던 파리 근교 빈민지역을 중심으로 폭동이 일어난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3개월 가까이 프랑스에서 흥행 1위를 기록하고, 프랑스 TV는 연일 인종 편견에 관한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그로부터 10년 후의 일이다. 영화 속 장면이 실제로 일어난다. 2005년 10월 말 파리 교외의 이민자 밀집지역에서 청년 2명이 경찰의 검문을 피하려다 감전사한다.
이를 계기로 촉발된 소요사태는 프랑스 전역으로 퍼져나간다. 사태 발생 원인과 대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온다.
우리도 결혼이민자 자녀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최고조로 달한 적이 있다. 작년 4월 하인스 워드가 우리나라에 왔을 때다. 2005년도 국제결혼이 전체 결혼의 13.6%로 증가하고, 특히 농어촌 지역은 35.9%에 달한다는 통계청 발표도 분위기 고조에 한몫 했다. 정치권은 물론 온 국민이 이들에 대한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제 10년 후 우리 사회의 모습은 어떨까?

◆외국인, 이방인 아닌 더불어 사는 세계인 공감 = 우리 정부는 프랑스 소요사태와 워드 방한 이전부터 외국인정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각적인 대책을 검토하고 있었다. 외국인정책에 결혼이민자 자녀 문제가 포함되는 것은 물론이다. 작년 5월 26일 제1회 외국인정책회의가 개최된 배경이다.
이날 회의에서 확정된 것이 ‘외국인정책 기본방향 및 추진체계’이다.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하여 ‘외국인정책에 관한 기본법’을 마련하고 ‘외국인정책 총괄 추진기구’를 설치하여야 한다는 것이 그 골자다.
이후 법무부는 이 두 가지 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각국의 사례를 검토하여 총괄 추진기구의 골격을 만들어 나가는 한편, 여러 차례의 회의와 공청회를 거쳐 기본법안을 만들게 되었다.
외국인정책 총괄 추진기구가 먼저 만들어졌다. 지난 4월 24일 대통령령인 법무부 직제가 국무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그동안 실질적으로 외국인정책 주무부서로서 역할을 하던 법무부의 ‘출입국관리국’이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로 확대·개편되게 되었다. 출입국심사와 외국인 체류관리라는 전통적인 기능 외에 외국인 사회통합 기능이 강화되었다.
곧이어 ‘재한 외국인 처우 기본법’이 제정되었다. 작년 12월 국회에 제출된 기본 법안이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쳐 마침내 4월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이로써 외국인정책을 종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었다. 작년 5월 제1회 외국인정책회의 개최 이후 거의 1년 만에 이룬 쾌거다.

◆외국인도 내국인처럼, 기본법 제정 = ‘재한 외국인 처우 기본법’은 외국인 인권존중과 사회통합을 통하여 우리나라를 외국인과 더불어 사는 열린사회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외국인도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고, 국적을 떠나 인종을 떠나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상생의 풍토를 이 땅에 만들자는 것이다.
법무부는 5년마다 외국인정책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중앙행정기관과 자치단체는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결혼이민자와 그 자녀, 영주권자, 난민 등은 한국사회에 조기 적응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5월 20일을 세계인의 날로 지정하고 그로부터 1주간을 세계인주간으로 정하였다. 기본법은 공포일로부터 두 달 후 발효되므로 올해는 5월 18일 세계인의 날 제정을 기념하는 행사를 벌일 계획이다. 주한 외국공관원을 비롯하여 결혼이민자, 근로자, 유학생 등 다양한 외국인을 초청할 생각이다.

◆세계 시민의 시대, 국가 도약의 계기 기대 = 새로운 시대는 다문화의 시대, 통합의 시대, 세계시민의 시대이다. 체류외국인 100만명, 결혼이민자 10만명에 달하는 새로운 사회환경에서 우리사회가 나아갈 방향은 개방과 포용과 융합이다. ‘재한 외국인 처우 기본법’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라는 추진체계가 만들어진 만큼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10년 후에는 우리국민과 재한 외국인이 함께 어우러져 정과 빵과 생명을 나누는 세계사회가 정착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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