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선택 주목 … ‘시대정신 보자기’ 만들어야 희망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한나라당을 탈당(3월19일)한지 한 달이 됐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손 전 지사에 대해 ‘끝났다’와 ‘새로운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교차하고 있다.
한나라당 주변에서는 ‘끝났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경선을 피해갔다’는 명분의 취약함과 오랜 한나라당 생활로 범여권의 지지기반이 없다는 것을 그 이유로 달고 있다. 반대로 비한나라당 진영에서는 손 전 지사의 탈당을 ‘배신’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제 길을 찾았다’고 보고 있다.
이는 내일신문·한길리서치연구소 정례여론조사 결과에도 반영됐다. 전체 대선주자 중 차기대통령감에 대한 선호도는 떨어졌지만, 비한나라당 진영의 대선주자 호감도에서는 지지도를 유지했다.
◆탈당에 대한 국민평가 부정적 = 손 전 지사의 탈당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을 탈당하기 전에 실시한 3월 정례조사(10~11일)에서 손 전 지사의 ‘차기 대선주자 호감도’는 8.4%였으나, 4월 조사(6~7일)에서는 5.1%로 떨어졌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김형준 교수(명지대)는 “손 전 지사의 탈당 명분이 약했으며, 범여권세력(비한나라당) 조차 손 전 지사를 일곱 난쟁이 중 한명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손 전 지사의 탈당 후 행보가 감동을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강력한 비전과 어젠다 제시로 비한나라당 진영을 주도해 나갔어야 하나,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손 전 지사가 기반으로 해야 할 지지층은 ‘유연한 진보’와 ‘합리적 보수’ 세력이지만, 이 두 세력 모두 손 전 지사에게 눈길을 돌릴 상황이 아닌 것도 지지도 하락의 또 다른 이유다.
유연한 진보세력은 비한나라당 후보구도가 구체화될 때 움직일 가능성이 높고, 합리적 보수세력 역시 ‘이명박’에게 흡수되어 있는 상태다.
그렇다고 한나라당 진영의 말처럼 ‘손학규는 끝났다’고 단정하는 건 섣부른 판단이다.
◆비한나라당 진영에서는 지지도 유지 = 한나라당 대선주자와 경쟁할 인물로 손 전 지사는 탈당 후에도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으며, 특히 호남에서는 오히려 지지도가 상승했다.
손 전 지사는 비한나라당 진영 ‘대선후보 호감도’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3월 조사에서 21.0%였으나, 4월에는 20.0%로 1%포인트 차이다.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의 공세와 냉대에 비하면 선방한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호남의 힘이 크다. 호남에서 손 전 지사의 지지도는 14.2%에서 17.0%로 상승했다. 특히 한나라당적을 가지고 있던 3월에는 정동영 전 장관(26.4%)과 비교해 12.2%포인트 뒤졌으나, 탈당한 4월에는 정 전 장관(14.1%)보다 2.9%포인트 앞섰다. 물론 한 달 사이에 부동층은 32.5%에서 46.2%로 13.7% 상승했다.
손 전 지사가 탈당 후 호남에서 상대적으로 지지도가 올라간 것은 ‘대안’보다 ‘반작용’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반한나라·비열린우리당 정서가 강한 호남사람들에게 고 건 전 총리 중도하차 후 그나마 손학규의 정치적 결단이 공감대를 얻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 전 지사는 호남에서 아직 ‘상수’가 아니라 ‘변수’다.
‘광주전남비전’ 대표를 맡고 있는 윤장현 YMCA 이사장은 “고 전 총리 이후 새로운 대안이 없던 호남에서 최근 손 전 지사와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며, “그것이 여론조사 지표에 반영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손학규가 대안’이라는 게 아니라, 아직 ‘가능성’으로만 보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당에 ‘속상한’ 호남사람들이 민주당을 선택한 것과 비슷한 심정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손 전 지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변수에서 상수로 바뀔 가능성은 남아 있다.
◆‘선진평화연대’ 실체가 1차 관문 = 손 전 지사의 가능성은 그의 공언처럼 독자적인 정치세력을 만드는 것과 비한나라당 진영의 주자군에서 1위의 지지도를 유지하느냐에 달려있다. 물론 전체 주자군에서 ‘지지도 10%’를 빨리 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손 캠프의 한 관계자는 “4월 말까지는 탈당 후유증에서 벗어나는 과정이다. 이 기간 동안 밑으로는 조직정비와 확대에 주력하고,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이슈와 어젠다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6월이면 ‘선진평화연대’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손 전 지사의 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대정신을 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윤장현 대표는 “호남이 늘 시대정신을 선택했듯이 손 전 지사가 민주당까지 담을 수 있는 ‘시대정신의 보자기’를 만든다면 상수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백왕순 기자 wsp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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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한나라당을 탈당(3월19일)한지 한 달이 됐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손 전 지사에 대해 ‘끝났다’와 ‘새로운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교차하고 있다.
한나라당 주변에서는 ‘끝났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경선을 피해갔다’는 명분의 취약함과 오랜 한나라당 생활로 범여권의 지지기반이 없다는 것을 그 이유로 달고 있다. 반대로 비한나라당 진영에서는 손 전 지사의 탈당을 ‘배신’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제 길을 찾았다’고 보고 있다.
이는 내일신문·한길리서치연구소 정례여론조사 결과에도 반영됐다. 전체 대선주자 중 차기대통령감에 대한 선호도는 떨어졌지만, 비한나라당 진영의 대선주자 호감도에서는 지지도를 유지했다.
◆탈당에 대한 국민평가 부정적 = 손 전 지사의 탈당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을 탈당하기 전에 실시한 3월 정례조사(10~11일)에서 손 전 지사의 ‘차기 대선주자 호감도’는 8.4%였으나, 4월 조사(6~7일)에서는 5.1%로 떨어졌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김형준 교수(명지대)는 “손 전 지사의 탈당 명분이 약했으며, 범여권세력(비한나라당) 조차 손 전 지사를 일곱 난쟁이 중 한명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손 전 지사의 탈당 후 행보가 감동을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강력한 비전과 어젠다 제시로 비한나라당 진영을 주도해 나갔어야 하나,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손 전 지사가 기반으로 해야 할 지지층은 ‘유연한 진보’와 ‘합리적 보수’ 세력이지만, 이 두 세력 모두 손 전 지사에게 눈길을 돌릴 상황이 아닌 것도 지지도 하락의 또 다른 이유다.
유연한 진보세력은 비한나라당 후보구도가 구체화될 때 움직일 가능성이 높고, 합리적 보수세력 역시 ‘이명박’에게 흡수되어 있는 상태다.
그렇다고 한나라당 진영의 말처럼 ‘손학규는 끝났다’고 단정하는 건 섣부른 판단이다.
◆비한나라당 진영에서는 지지도 유지 = 한나라당 대선주자와 경쟁할 인물로 손 전 지사는 탈당 후에도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으며, 특히 호남에서는 오히려 지지도가 상승했다.
손 전 지사는 비한나라당 진영 ‘대선후보 호감도’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3월 조사에서 21.0%였으나, 4월에는 20.0%로 1%포인트 차이다.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의 공세와 냉대에 비하면 선방한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호남의 힘이 크다. 호남에서 손 전 지사의 지지도는 14.2%에서 17.0%로 상승했다. 특히 한나라당적을 가지고 있던 3월에는 정동영 전 장관(26.4%)과 비교해 12.2%포인트 뒤졌으나, 탈당한 4월에는 정 전 장관(14.1%)보다 2.9%포인트 앞섰다. 물론 한 달 사이에 부동층은 32.5%에서 46.2%로 13.7% 상승했다.
손 전 지사가 탈당 후 호남에서 상대적으로 지지도가 올라간 것은 ‘대안’보다 ‘반작용’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반한나라·비열린우리당 정서가 강한 호남사람들에게 고 건 전 총리 중도하차 후 그나마 손학규의 정치적 결단이 공감대를 얻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 전 지사는 호남에서 아직 ‘상수’가 아니라 ‘변수’다.
‘광주전남비전’ 대표를 맡고 있는 윤장현 YMCA 이사장은 “고 전 총리 이후 새로운 대안이 없던 호남에서 최근 손 전 지사와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며, “그것이 여론조사 지표에 반영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손학규가 대안’이라는 게 아니라, 아직 ‘가능성’으로만 보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당에 ‘속상한’ 호남사람들이 민주당을 선택한 것과 비슷한 심정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손 전 지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변수에서 상수로 바뀔 가능성은 남아 있다.
◆‘선진평화연대’ 실체가 1차 관문 = 손 전 지사의 가능성은 그의 공언처럼 독자적인 정치세력을 만드는 것과 비한나라당 진영의 주자군에서 1위의 지지도를 유지하느냐에 달려있다. 물론 전체 주자군에서 ‘지지도 10%’를 빨리 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손 캠프의 한 관계자는 “4월 말까지는 탈당 후유증에서 벗어나는 과정이다. 이 기간 동안 밑으로는 조직정비와 확대에 주력하고,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이슈와 어젠다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6월이면 ‘선진평화연대’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손 전 지사의 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대정신을 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윤장현 대표는 “호남이 늘 시대정신을 선택했듯이 손 전 지사가 민주당까지 담을 수 있는 ‘시대정신의 보자기’를 만든다면 상수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백왕순 기자 wsp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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