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깜짝 놀랐어요. 처음에는 이 구석까지 누가 올까했는데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요"
서울 청담동에서 '김내현 화랑'을 운영해오던 김내현씨(51세)는 고양시 내유동에 건립된 국제법률경영대학원의 개교에 맞춰 남편 유병화 총장과 함께 이곳으로 옮겨 왔다.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법학도였지만 결혼 후 다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을 때 그녀가 선택한 것은 바로 미술. "어릴 때 받은 영향은 정말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께서 그림을 사랑하시고 집안에 항상 그림이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된거죠"
전업 주부로서 남편을 따라 외국 생활을 할 때도 항상 틈만 나면 무엇인가 배우러 다녔다는 김내현씨. "그걸 놓치지 않았기 때문에 기회가 주어졌을 때 잡을 수 있었다"고 그 비결을 귀뜸해 주었다.
'김내현 화랑'은 오래 전부터 판화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녀의 판화 사랑 역시 대단하다. "판화가 사실은 우리 생활에 깊숙이 깔려 있습니다. 한복에 새기는 '박'도 일종의 판화이고 떡살에 찍는 문양도 모두 판화입니다. 일상생활 안에 녹아 있는 것이죠"
판화는 가격이 저렴해서 일반인이 구입하기도 쉽고 좋은 작품을 싼 가격에 소장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준다. 가격대도 몇 만원에서 몇 백 만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50만원 정도면 충분히 좋은 그림을 살 수 있다.
아파트의 경우 무거운 그림보다는 깔끔하고 현대적 감각의 판화가 한 번 정제된 느낌을 받을 수 있어 더 좋은 느낌을 준다는 설명이다.
김내현씨는 "판화를 다루면서 느끼는 것은 그림이 좋아 애착을 느끼는 사람들이 월급을 쪼개 알뜰히 모은 돈으로 그림을 구입하러 오거나 구입 비용을 나누어 지불하는 등의 모습을 보면 더욱 보람을 느끼고 이 일에 만족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판화 작품이 선물로도 인기가 높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미술작품에 대해 거리감을 느끼는 면이 있다. 그러나 그림을 가까이 하면 그림에서 삶의 위로를 받을 수도 있고 편안하게 몰두할 수 있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며 생활 속의 미술을 강조하는 김내현씨는 미술을 가깝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전시회를 많이 찾고 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형편에 맞게 하나 구입 해볼 것을 권한다
"그림을 하나 구입하면 그것을 통해 관심이 많아지고 자연스럽게 공부도 많이 하게 된다"라고 조언했다.
"그림 외에는 돈을 쓰는게 아까울 정도"라는 김내현씨는 "그림은 값이 예상보다 훨씬 올라 뜻밖의 기쁨을 주기도 한다"며 환하게 웃는다.
"화랑에 입장료가 있냐는 문의도 올 정도"라며 "관람객이 찾아 주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보람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림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이를 위해 항상 자리를 지키는 있는 것에 그 자체로 자신의 중요성을 느낀다"는 김내현씨.
"나한테 주어진 환경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그게 무엇이든 열심히 하고 있으면 언젠가는 기회가 반드시 찾아온다"는 것을 잊지 말 것을 당부했다. (관련기사 26면 참조)
최승연 리포터 bbakbb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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