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기업문화 차원을 높이자] (상) 조직문화가 글로벌 경쟁력

“창조적 기업문화 없으면 성장도 없다”

지역내일 2007-06-29
경영환경이 복잡해지고 조직분화가 심해지면서 기업 문화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지식경영이 본격화되면서 구성원의 창의력과 자발성을 이끌어내는 기업문화는 기업성과와 직결되고 있다. 최근 조직문화에 주목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의 동향을 점검하고 치열한 글로벌 경쟁을 돌파하기 위한 국내기업의 바람직한 기업문화상을 모색해 본다.

시장 경쟁 치열해질수록 조직문화 중요성 커져
글로벌 기업, 기업문화를 전략적 자원으로 활용

“(기업간 경쟁에서) 문화는 승부를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가 아니라 문화 그 자체가 승부다.”
루 거스너 전 IBM 회장의 이 말은 글로벌 기업들이 조직문화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업문화를 단순히 조직 내 분위기 정도로 파악하는 시각에서 벗어나 기업의 전략적 자산이자 성패를 가름하는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 글로벌 기업의 하나인 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도 “기업문화가 변하지 않으면 지속성장이 불가능하다”고 단언한 바 있다.
최첨단 기술력과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계량화하기 힘들고 성과 측정도 어려운 문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영화두로 부상한 기업문화
최근 삼성경제연구소는 눈길을 끄는 자료를 소개했다. 포춘지가 종업원의 신뢰와 참여, 일과 삶의 균형 등을 지표로 선정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의 장기수익성을 일반적인 고성과 기업들과 비교해 본 것. 그 결과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의 1998년부터 2006년까지의 누적 수익률은 S&P 선정 500대 기업의 누적수익률 보다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경쟁이 치열한 분야일수록 기업문화와 성과간 상관관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외국 연구결과를 인용해 경쟁도가 낮은 산업인 음료, 출판, 제약에 비해 경쟁도가 높은 산업인 섬유, 자동차, 항공사의 경우 문화와 성과간 상관관계가 매우 높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치열한 경쟁을 직접적으로 느끼는 글로벌 기업 CEO들이 기업문화에 새삼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 조직문화가 기업성과를 달성하는데 얼마나 중요한 요인인지 절감하고 있는 까닭이다.
최근 경영 환경을 돌아보면 기업 문화의 중요성은 더욱 명료해진다. 21세기 글로벌화 추세에 따라 시장의 범위는 전 세계로 넓어지고 있다. 그만큼 조직의 분화도 심화되고 경영에 미치는 요인도 다양해졌다. 위계질서에 따른 관리 중심의 단순한 조직문화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른 것이다.
IBM의 사무엘 팔미사노 회장은 이같은 사정을 “170개국 60~70개 제품, 12개 소비자 섹터를 보유한 매트릭스 조직을 지시와 명령으로 통제하기란 불가능하다”는 말로 정리했다.
결국 경영의 무게 중심이 문화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기업문화는 지시나 감독에 의존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조직구성원이 가지는 가치관과 사고방식, 행동양식 등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계는 지금 아이디어 하나가 기업의 성패를 가를 정도로 창조성이 기업경영의 중요 자산으로 부각되고 있는 지식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때문에 구성원의 자발성과 창의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창조적 조직문화를 확보하고 있느냐가 기업경영의 관건이 될 수밖에 없다.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글로벌기업
글로벌 선진기업들은 기업문화에 일찌감치 전략적으로 접근해 왔다.
GE 회장 취임 이후 5년간 65%의 성장을 이룩한 제프리 이멜트는 대표적인 경우. GE가 눈부신 ‘성장’과 ‘혁신’을 추진할 수 있었던 건 이멜트 회장이 만들어낸 창조적인 기업문화 덕분이었다.
그가 취임한 이후 달라진 회의문화는 GE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회장 취임 초기, 신사업 전략회의에서 한 팀장이 분위기에 압도당해 발표를 제대로 잇지 못하자 이멜트는 “이제 GE는 과거의 GE가 아니다”며 “틀려도 좋으니 생각하고 있는 바를 자유롭게 얘기하라”고 주문했다. 이후 GE에는 이전 같으면 상상하기 어려웠던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가 조성됐고, 전사적으로 진행된 신사업 토론회도 열띤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GE는 이를 기반 삼아 ‘상상력 돌파 프로그램’을 도입해 경영리더가 매년 3회 이상 신사업 아이디어를 발표하도록 제도화하기도 했다.
루 거스너 전 IBM 회장 역시 조직문화 혁신을 통해 쓰러져가는 IBM을 부활시킨 인물로 꼽힌다. 그는 회사의 관료주의 문화를 창조적인 문화로 대체함으로써 대업을 완수했다.
거스너의 후임인 팔미사노 역시 기업문화를 통해 IBM을 재건한 인물로 꼽힌다. 2003년 IBM의 CEO로 취임한 팔미사노가 ‘위대한 IBM 재건’을 부르짖으며 먼저 착수한 것은 기업 문화 혁신이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맞춰 기업문화를 바꾸지 않고서는 도약이 불가능하다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가 택한 방법은 인트라넷을 통한 토론. IBM 전세계 사업장에서 인트라넷 ‘VakuesJam’을 이용해 72시간 동안 회사 정체성과 지향점에 대해 치열한 토론이 진행됐다. 당시 5만명이 인트라넷에 접속했고, 1만건의 댓글이 올라왔다. CEO인 팔미사노부터 말단 직원들까지 토론에 참여해 각자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이를 통해 IBM은 후일 조직 문화의 기틀이 되는 핵심가치를 확립할 수 있었다.

팀워크가 창조적 문화의 핵심
글로벌 기업들이 조직문화를 창조적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부각되는 게 팀워크다. 팀원간, 팀간 신뢰 및 협력관계 구축이야말로 개인의 자발성과 창의성을 기업업무와 성과로 이어주는 매개이기 때문이다.
창의적인 사람이 많다고 해서 기업이 반드시 창조적인 것인 아니다. 개개인의 창의성이 제품과 업무과정으로 연결될 때에만 기업은 비로소 창조적이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구성원들이 개성과 아이디어를 표출하고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풍토와 참신한 발상을 제품과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특히 구성원간, 부서간 신뢰와 협력관계가 근간이 되는 팀플레이는 기업의 창조성을 발현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팀플레이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GE의 담수처리 시스템 사업을 들 수 있다. 당초 담수처리 시스템이라는 아이디어는 ‘상상력돌파 프로그램’에서 제안된 아이디어에 불과했지만 GE는 사업성이 있다고 보고 연관된 여러 사업부문의 공동 프로젝트로 추진했다. 이를 통해 GE 는 고객들에게 획기적인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었다. 세계 각지의 영업 사원들이 그 지역 정부나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담수처리 영업활동을 전개하고, 계약이 성사되면 탈염처리에 필요한 발전, 운송, 헬스케어 사업부가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팀간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해 고객 만족도 또한 최대한으로 높였다.
이를 경험한 이멜트 회장은 ‘가장 강력한 혁신의 수단은 팀워크’라며 격려했다고 한다.

국내 기업, 체계적 접근해야
국내기업들도 기업문화의 중요성에 점차 눈뜨는 중이다. 많은 국내 기업들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영미식 경영시스템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전통적인 기업 문화의 균열을 겪었다. 그에 따라 평생 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성과주의 도입에 따라 전통적인 신뢰와 결속도 흔들렸다.
게다가 여성인력과 외국인 등 인력구조가 다양해지는 한편, 글로벌 시장 진출에 따른 경영환경 변화로 새로운 문화 구축이 시급해지고 있다. 전통적인 위계질서와 관리감독 중심의 조직체계를 유지하기에는 내외 환경변화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문화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찾는 기업들도 생겨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은 대표적인 예다.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은 2004년 황창규 사장 취임을 계기로 기업문화 개선 프로젝트를 추진, 팀 단위의 맞춤형 행동지침을 작성하고 개선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반도체가 첨단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인만큼 구성원들의 창의력을 자극하고 이를 팀단위로 묶어 사업 성과로 이어가기 위한 시도다.
하지만 대부분 국내 기업들은 기업문화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이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단순히 조직 내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방법이 아니라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중요한 전략적 자원으로, 기업문화를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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