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거꾸로 읽기: {힐링 소사이어티}

내 곁에 있는 깨달음

지역내일 2001-04-04
주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특성 가운데 하나로 영성을 지닌 존재(호모 렐리기우스)를 들 수 있다. 인의예지의 본성을 회복하면 성인이 될 수 있다고 가르쳤던 유가나 무위의 사상을 자연과 일치시켰던 도가나 깨달은 자는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불가는 물론이려니와 서양의 기독교에서도 인간은 하느님의 형상을 본떠 만들었다고 말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오늘날 깨달음 그 자체에 대해서 말한다는 것을 낡아빠진 문제 제기에 불과할 뿐이다. 무엇을 어떻게 깨달을 것인가에 대한 무성한 논의도 마찬가지. 왜 오늘날 이 문제가 이토록 절실한 것인가, 이게 더 중요한 것처럼 보인다.
{힐링 소사이어티}는 이런 점에서 아파트에 차려진 절집처럼 대중적인 호소력을 가지면서도 고급스럽게 포장된 영성 수련법에 대한 논의를 담고 있다. 깨달음이 산 속 깊은 곳이나, 인도나 티벳의 서늘한 고원에서 얻어지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이 책의 독자들은 행복해질 수 있다. 무수한 내가 모여 이룬 사회가 건강해야 비로소 행복한 사회가 된다는 것을 전제한 제목도 근사하다.
현대 사회가 상처받고 있다는 전제에서 기 수련을 통한 사랑의 실천을 모토로 내건 이 책은 사실은 미국인을 위한 책이다. 미국에서 명상법이나 영성에 관한 이야기는 상당한 호응을 얻는다. 질주하는 삶의 피로감 때문이리라. 그러나 서구 문화의 성격을 단칼에 물질적인 풍요와 정신적인 빈곤으로 갈라놓으려는 것은 어쩌면 거꾸로 동양적 사고의 콤플렉스인지도 모른다.
한국인 저술로는 최초로 다국적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는 사실은 호사가들의 주목을 받기에 족하다. 그러니 우리 사회에서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는 박박 머리를 깍은 채 납의를 걸치고 앉아 참선을 배우는 코쟁이 승려나 우리말로 '태권'을 외치며 품새를 익히는 외국인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듯이 서구 사회의 영성 회복 운동을 느긋하게 바라본다. 당연히 그들보다 한 수 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책이 우리 사회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된다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겸손하게 두 가지를 생각해 본다. 첫째, 정신적으로 동양이 서양보다 특별히 우월하지 않다. 둘째, 우리 사회도 영성을 회복해야 하는 가엾은 영혼들로 가득하다.
배움터 원장 이홍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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